오전에 무섭게 퍼 붓던 소나기가 멈추고 파란 하늘이 나를 유혹한다.
어제 영월 상동계곡에 다녀와 피곤했지만 나는 카메라를 메고 문수사를 향했다.
대부분 촬영계획이 있지만 즉흥적인 촬영도 매력이 있다.
문수사 대웅전 앞에는 백년은 됨직한 배롱나무가 빠알간 꽃송이를 빼곡이 달고 나를 반겨 주었다.
오전의 소나기에 지쳐 떨어진 꽃잎이 반영처럼 바닥을 수 놓았다.
천년고찰 문수사와 배롱나무 인연은 나무의 크기로 보아 꽤나 오래 된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 오랜 세월동안 각자의 위치에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당당하게 서 있을
것이다.
한 그루의 배롱나무가 문수사를 이렇게 아름답게 하고, 많은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며 또 오랫동안 문수사를 기억하게 한다.
나보다 먼저 도착한 청주에서 왔다는 이랑이네 가족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예쁘고 귀여운 아랑은 나에게도 모델이 되어 주었다.
봄에는 입구에서부터 수백미터에 이르는 왕벚꽃 터널로 유명한 문수사는 여름에는 한 그루의 명품 배롱나무가 더위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문수사의 배롱나무
▲ 귀여운 이랑이
▲ 너른 품으로 대웅전을 안은 배롱나무
▲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룬 배롱나무꽃
문수사 : 충남 서산시 운산면 문수골길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