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우거지·시래기로 연매출 10억 올리는 젊은농업인

우거지와 시래기의 재발견… 부여 사비팜 염광연 대표의 멋진 농촌일기

2017.06.30(금) 18:03:37 | 오수금 (이메일주소:sjhdk334@hanmail.net
               	sjhdk33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릴적 먹을게 많지 않던 가난한 살림에 농촌에서 가장 흔하게 접했던 식재료는 우거지와 시래기였다. 그래서였을까. 지금도 우거지와 시래기만 보면 적잖은 ‘트라우마’가 떠올라 슬그머니 옛 생각을 해 보곤 한다.
하지만 이젠 먹을게 넘쳐나 웬만한건 거들떠도 안보는 시절이 됐다. 그런 세월에 살다보니 우거지와 시래기도 다시 보게 되었다. 아니, 식품학적으로나 영양학적으로 우거지와 시래기의 재발견이 이뤄져 나의 개인적인 트라우마와는 별개로 이 두가지는 아주 대접받는 귀하신 몸이 되었다. 가난하던 시절에 죽도록 먹기 싫었던 보리밥이 귀하신 몸이 된것처럼...

그래서 이제 우거지와 시래기는 먹을게 없던 시절의 구황작물이 아니라 일부러 우거지, 시래기용 배추와 무를 개발하고 그 배춧잎과 무청을 삶고 말려 전문적으로 만드는 업체가 생겼을 정도다. 아울러 우거지와 시래기는 전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웰빙 식재료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다.

충남 부여에는 우거지와 시래기, 그리고 시래기를 이용한 연잎밥까지 만들어 연간 10억대 이상의 매출고를 올리는 영농조합법인 사비팜이 있다.

우거지시래기로연매출10억올리는젊은농업인 1
 

사비팜 전경. 왼쪽은 제품 냉동 저장시설이다.

▲ 사비팜 전경. 왼쪽 건물은 제품 냉동 저장시설이다.


지난 2003년도 창업해 41세의 젊은 CEO 염광연 대표가 이끄는 사비팜에 다녀왔다.

염 대표가 원래부터 농업을 시작한건 아니다. 놀라웁게도 대학에선 농업과 영 딴판인 전자공학을 했단다.
대학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던중 부여에서 단무지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보고 사업의 아이템을 얻었다.
염대표 아버지는 대규모의 단무지 생산용 무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이 넓은 밭에서 생산한 무에서 나오는 무청은 죄다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더라는 것. 단무지 전문 업체이니 무청에 대해선 관심조차 갖지 않은게 당연했다.
평소에도 늘 보고 알고있던 일이었지만 어느날엔가 문득 “저걸 제대로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래기를 만들어 팔자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게 오늘날의 사비팜 탄생 계기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직장을 다니던 와중에 주말에 집에 들러 아르바이트 하듯 조금씩 하는 방식이어서 연 매출 2000~3000만원 정도를 올렸고 그것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거래처도 늘어나면서 이 사업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드디어 2007년에 그동안 다니던 회사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무청 시래기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 아울러 배추를 이용한 우거지까지 함께...

우거지를 만들기 위해 배추를 수확중인 모습.

▲ 우거지를 만들기 위해 배추를 수확중인 모습.


폭염에도 아랑곳 없이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 폭염에도 아랑곳 없이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우거지시래기로연매출10억올리는젊은농업인 2


배추가 더 커지기전 수확해야 하며 맛있는 배추 속은 안타깝게도 모두 버린다. 그리고 배추의 겉 껍질로 우거지를 만드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진정 우거지로서 가장 맛있고 부드러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배추가 더 커지기전 수확해야 하며 맛있는 배추 속은 안타깝게도 모두 버린다. 그리고 배추의 겉 껍질로 우거지를 만드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진정 우거지로서 가장 맛있고 부드러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배추 속은 버리고 겉 껍질만 수확한 것을 커다란 마대자루에 담는다.

▲ 배추 속은 버리고 겉 껍질만 수확한 것을 커다란 마대자루에 담는다.


물론 시래기나 우거지 사업이 처음부터 쉬운건 아니었다.
상품의 질이 소비자들의 수준에 닿지 않아 전량 반품 되기도 했고, 물건을 살테니 만들어달라고 했던 업자가 하나도 가져가지 않아 모두 다 폐기처분한 적도 있어서 사업 초기에는 아예 포기할까 하는 위기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주저앉을수 없어 제품을 만든후 염대표와 가족들이 직접 식당과 마트 등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고 시제품을 나눠주는 식으로 물건을 알렸다.
그렇게 알음알음 소문이 나기 시작하고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해 2011년에는 7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본격적인 상승가도의 발판을 마련했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사비팜에서는 무 재배 밭과 배추밭에서 배추 400톤, 그리고 무청 350톤 가량을 생산한다. 이만한 양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약 40만m² 규모의 땅이 필요하다. 현재 염대표 소유의 밭은 3만6000m² 정도여서 나머지는 모두 인근 농가들의 토지를 일시적으로 빌려 쓴다.
사비팜에서는 가을철 벼베기가 끝나 다음해 모를 심을때까지 노는 농가들의 땅을 빌리게 되는데 이것이 농한기 농민들에게는 큰 소득을 얻게 해주고, 특히 배추 수확후엔 모를 심을수 있도록 밭갈이까지 해 주기 때문에 인근 대토(貸土) 농가들에겐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비팜을 아는 농가들은 너도나도 겨울철 농지를 빌려주겠다고 할 정도다.

밭에서 수확해 이젠 삶아서 가공하기 위해 사비팜 공장으로 가져온 우거지용 배추 겉잎.

▲ 밭에서 수확해 이젠 삶아서 가공하기 위해 사비팜 공장으로 가져온 우거지용 배추 겉잎.


가공된 우거지는 이렇게 대형 냉동고로 옮겨져 즉시 동결시킨다.

▲ 가공된 우거지는 이렇게 대형 냉동고로 옮겨져 즉시 동결시킨다. 


우거지는 삶은 후 가공해 즉시 냉동을 함으로써 상품이 완성된다. 이렇게 비닐로 포장해 즉시 동결시킨 것은 주문량에 맞춰 전국 각지로 배송한다.

 

▲ 비닐로 포장해 즉시 동결시킨 상품은 주문량에 맞춰 전국 각지로 배송한다.


배송작업이 활발한 공장내부

▲ 배송작업이 활발한 공장내부


직원들과 함께 배송작업에 여념이 없는 염 대표.

▲ 직원들과 함께 배송작업에 여념이 없는 염 대표.


시래기 제조의 특성상 사비팜에서는 봄과 가을이 가장 바쁘다. 가을에 드넓은 땅을 빌려 거기에 무와 배추를 파종해야 하고, 이것이 자란 봄에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서둘러 수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손이 모자라 항상 인부들을 고용해야 하는데 요즘은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무청과 배추를 수확하는 과정은 기계가 할수 없는 일이어서 더 그렇다.

이렇게 주변 토지에서 생산된 무와 배추만으로 제품을 만들수만 있으면 좋지만 작황이 좋지 않을 경우엔 무청과 배추를 외지에서 사와야 하는데 여기서 또 어려움이 있다.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여도 저 아래 남녘의 제주도, 그리고 그 바로 위의 전라도, 그보다 위인 충청도와 그보다 더 위인 강원도까지 지역별 기후를 4등분 했을때 그 특징에 따라 무와 배추의 성질이 다르다.
그래서 사비팜에서도 가공 방법이 달라져야 하고 그 특성을 잘 맞추지 못하면 사례기와 우거지 품질이 확 떨어지기 때문에 여간 노심초사하는게 아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의 무청과 배추는 부드럽다. 그래서 조금만 삶아도 된다. 하지만 그걸 모르고 약간만 오래 삶으면 흐물흐물 해져서 상품화 할 수 없고, 반대로 제주도 것은 질겨서 오래 삶아야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수확해 가공한 우거지와 시래기 가격은 얼린 시래기 1kg에 1200원정도 하는데 현재 시래기와 우거지를 합해 연 900톤 정도 판매한다. 전화주문에 이은 택배판매가 가장 많은 60~70%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전국으로 직접 배송한다. 95% 이상이 식당으로 가고 일부는 직접 구매해서 먹는 각 가정으로 납품하고 있다.
심지어 제주 우도와 강원도, 그리고 울릉도에까지 판매하고 있는데 곧 학교급식에도 연결해 들어갈 예정이며 연매출은 약 10억원 안팎이다.

사비팜에서는 현재 400m² 규모의 시설을 만들어 운용중에 있다.
이 시설에서 우거지와 시래기를 만들면서 제품의 균일성과 맛, 부드러움, 식감 등 최적화를 위해 항상 노력한다. 내 입맛에 안맞으면 즉시 구매를 거부하는게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사비팜에서 OEM으로 제조 판매하는 연잎밥. 부여의 연꽃축제와 서동요 등에서 모티브를 따온 제품이다.

▲ 사비팜에서 생산하는 시래기를 바탕으로 OEM 제조 판매하는 연잎밥. 부여의 연꽃축제와 서동요 등에서 모티브를 따온 제품이다.


연잎밥 한봉지

▲ 연잎밥 한봉지


우거지시래기로연매출10억올리는젊은농업인 3


포장을 뜯어 전자레인지로 돌려 데워보았다.

▲ 포장을 뜯어 전자레인지로 돌려 데워보았다.


와~ 이건 뭐... 비주얼이 가히 환상적이다.

▲ 와~ 이건 뭐... 비주얼이 가히 환상적이다.


연잎의 향과 색이 녹아든 밥. 거의 보양식에 가깝다.

▲ 연잎의 향과 색이 녹아든 밥. 거의 보양식에 가깝다.


연잎밥을 먹을 오징어 젓갈을 준비하고

▲ 연잎밥을 먹을 오징어 젓갈을 준비하고...


밥부터 한술 떠 보니 사비팜에서 만든 시래기가 가득하다.

▲ 밥부터 한술 떠 보니 사비팜에서 만든 시래기가 가득하다.


우거지시래기로연매출10억올리는젊은농업인 4


밥에는 서리태 콩, 대추, 밤, 은행 등 없는게 없다. 정말 맛있어보인다.

▲ 밥에는 서리태 콩, 대추, 밤, 은행 등 없는게 없다. 정말 맛있어보인다.


오징어 젓갈을 올려 한입...

▲ 오징어 젓갈을 올려 한입...


나물을 올ㄹ려 또 한잎...

▲ 나물을 올려 또 한잎... 사비팜 시레기와 연잎밥 홀릭이다.


가공시설에서는 항상 청결과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며 정밀한 기술관리, 원자재별로 차별화되고 검증된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작업을 진행한다.
식품사고가 나는 다른 업체들의 경우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김치 공장 등에서 나온 부산물 잎줄기로 우거지나 시래기를 만들어 쓴다고도 하는데 그것은 회사가 망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사비팜에서는 배추의 경우 속이 차기 전에 뜯어버리고 넌출넌출한 겉만 사용한다. 그것이 진짜 우거지 최상의 맛을 내 주기 때문이다.

사비팜에서는 현재 시래기 연잎밥을 OEM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앞으로 시래기 생산 및 가공 6차산업화 체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제품 뿐만 아니라 무 차 종류는 물론 시래기를 활용한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하고 노력하는 젊은 농업인의 땀과 열정, 오늘의 충청남도 농촌을 일궈가는 힘이자 원동력이다. 염광연 대표와 사비팜 파이팅!!

사비팜 : 충남 부여군 부여읍 현북리 1161-1 / 제품 주문 및 문의사항 연락처 : 041-835-0907

  
  
 

 

오수금님의 다른 기사 보기

[오수금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