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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

잃어버린 욕망을 찾아서…꿈꾸는 청년이 대안

청년의 재발견 ① 공주시 공동체 세움

2017.06.18(일) 16:28:0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김종수 공동체 세움 상임이사.

▲ 김종수 공동체 세움 상임이사.




오늘날 청년들의 욕망은 거세됐다.

자신들을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가혹한 현실 앞에 청년들은 스스로의 욕망을 억누르고 자진해서 스펙을 쌓는 기계로 변모한다.

수많은 청년들이 서울로 고시원으로 몰린다. 수년을 한 평 남짓의 좁은 방에서 온갖 노력을 쏟는다. 내일이면 해가 뜰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앞에서 청년들은 갈 곳을 잃는다.

돌아가고 싶어도 이미 늦었다. 어린 시절부터 성공을 위해 욕망을 억눌러 온 탓에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헛갈린다. 내가 바라는 게 진짜 내 것인지, 아니면 부모나 사회가 바라는 욕망이 내면으로 이식된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청년 스스로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김종수 공동체 세움 상임이사는 스펙의 덫에 갇힌 청년들의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 단계로 욕망의 복구를 제안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끊임없이 스펙을 요구하는 기존 사회구조로부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김종수 상임이사의 진단이었다.〈편집자주〉


간만에 화창한 날이었다. 늘 뿌옇던 하늘은 동풍이 불어선지 맑았다. 늘 불던 편서풍에서 동풍으로 잠시 바람 방향이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은 어느 때보다 투명했다.

지난달 23일 필자가 찾은 공동체 세움은 동풍과 같은 단체였다. 돈 버는 경제시스템과 자본에 침식된 사회 환경 속에서 작게나마 해방의 공간을 열어보자는 취지로 만든 게 세움이다.
 
청년이 머무는 지역
 
“지역 축제가 있어도 서울 업체가 도맡고 지역에는 노하우가 남지 않습니다. 사람과 재능, 노하우를 모아내고 정책과 연계하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김종수 상임이사는 늘 껍데기만 남는 지역의 처지를 한탄했다.

“제자들이 졸업해도 갈 곳이 없습니다. 수도권에 가도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게 아니지요. 실패하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옵니다. 이런 과정을 왜 겪게 합니까.”
올해 세움은 충남도와 손잡고 ‘지역착근형 청년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세움의 목표는 분명하다. 청년들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자신들이 자라온 지역 사회에서 삶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핵심 사업은 청년멘토단 구축과 청년학교, 청년커뮤니티 지원이다.
 
욕망은 모든 것의 시작점
 
공동체 세움을 대표하는 단어를 꼽자면 ‘니즈·원츠(Needs·Wants 필요·욕망)’다.
기존의 청년 정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낯선 단어들이다.

세움은 청년학교를 통해 올해 3월부터 12월 말일까지 다양한 강좌를 진행하고 청년커뮤니티를 추진한다.

청년학교의 대표 강좌가 바로 ‘니즈·원츠’다. 공통강좌로는 청년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강좌이며 밀착강좌로는 ‘원츠’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이다.

세움은 왜 욕망과 필요에 주목한 것일까.

“일단 청년들이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알아야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야 실질적인 프로젝트가 가능합니다.”
김종수 상임이사는 청년의 욕망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어떤 사업도 진정성을 갖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기성세대나 기존 체제는 청년들을 대상화했고 스펙과 취업 여부로만 해석해 왔습니다. 하지만 구조가 요구하는 것 이외에도 다른 것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모든 청년들을 일자리라는 포장으로 획일화 해온 것이지요.”
욕망을 긍정하는 일, 그래야만 대상으로 취급돼 온 청년들이 다시 주체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공동체 세움의 믿음이었다.

김 상임 이사는 “청년들은 스스로 중요한 유권자이며 정책수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욕망과 권리가 무엇인지 따지지 않았다”며 “자신들을 획일화하는 기존 사회시스템을 넘어 서도록 내면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잉여가 없는 사회구조로
 
세움의 출발은 청년의 자기각성이지만 지향점은 잉여가 없는 사회 구조로의 변화였다.

“사회 구조를 외면하고 청년에게 무조건 노력하라고 하는 것은 가혹하지요”
김 상임이사는 기존 경제 체제의 신화가 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신화 속에서는 NEET족이나 88만원 세대 등 필연적으로 잉여와 소외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로 갈 수 없습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끊임없이 소외되는 친구들이 양산됩니다. 이런 친구들을 담을 수 있는 새판을 짜야합니다”
잉여와 소외가 없는 새판을 짜기 위해 세움은 다양한 실험에 도전한다.

청년학교와 청년커뮤니티지원 사업 등을 통해 기성 세대와 청년들이 교집합 할 수 있는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일에 대한 개념도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한다. 지역에서 필요한 수요를 청년들과 연계해 서로 수익을 나눠가질 수 있는 공유경제의 가능성도 이들이 도전하는 영역의 하나다.

무엇보다 일에 집중하기보다 역할에 집중하는 것도 세움이 추구하는 독특한 시각 중 하나다.

“일에 집중하기보다 역할에 집중합니다. 역할을 뚜렷히 하면 자연스럽게 창업과 일자리로 연계되지요. 핵심은 지역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고 이러한 영역을 많이 발굴해 내야합니다”
특히 김 상임이사는 기존 기성세대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호소한다.

“백제문화제 등 지역에서 주요한 일들이 있을 때 청년에게 역할을 줘야합니다. 이러한 마중물 없이 열정과 도전만 강조하면 사기를 치는 거지요. 기존 지역자원의 재배치가 필요합니다.”
 
새로움의 증거 ‘블룸워크’
 
김 상임이사는 세움을 씨앗을 뿌리는 역할이라고 자평했다. 오늘은 비록 미약하나 내일은 하나의 결실이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청년학교를 통해 결성된 ‘블룸워크’는 믿음의 증거였다.

‘블룸워크’는 청년학교 1기 출신인 김민지·양수연 씨가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이들은 공주대 특수교육과 출신으로 자신들의 역할에 주목했다. 지역 장애인과 주 1회 정기적으로 그림 그리는 모임을 갖고 그들의 그림을 다시 디자인 해 제품화로 연결시키고 있다. 수익금의 10%는 작가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그림 그리는 일과 일터 개선을 위한 재투자 등을 주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블룸워크같이 청년교육과 커뮤니티를 통해 하나의 모델이 나왔으면 합니다.” 김 상임이사는 바람은 간절했다.

이어 김 상임이사는 청년들이 다양한 역할과 창업을 위해 관과 지역사회의 마중물 지원이 절실함을 강조하며 “특히 공주의 경우 최근 공주의료원 이전으로 부지가 남았는데 청년을 위한 공간 배려가 부족합니다. 골방 같은 곳에 청년을 밀어 넣는 일은 없도록 도시 공간의 배치에서부터 청년의 몫을 고려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미래정책과 041-635-3955
●공동체 세움 041-960-3300
/박재현 gaemi2@korea.kr


사회적협동조합 공동체 세움이 제2기 청년학교를 개최한 가운데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과 블룸워크 선배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회적협동조합 공동체 세움이 제2기 청년학교를 개최한 가운데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과 블룸워크 선배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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