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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손글씨와 손뜨개로 진검승부

모두 함께 새로운 충남 ② 천안 손뜨개 공방 마녀모자

2017.04.06(목) 22:27:53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손글씨와손뜨개로진검승부 1


창업 지원으로 꿈의 날개를 펴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청년 세대를 일컫는 ‘3포 세대’라는 말은 더 이상 신조어가 아니다.

청년 실업률은 매해 치솟고 당사자들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로 불확실한 삶을 보내고 있다.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폭넓고 다양한 실업 해소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충남도는 청년CEO를 통해 수많은 청년을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대학 졸업생 및 예비 사회인의 창업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경력단절 여성의 재출발도 돕는 것이 특징. 그 중 디자인 아이템과 핸드메이드 분야에 강세를 보이는 이들이 있다. 

실과 바늘이 만들어낸 창업

천안역 지하상가에 둥지를 마련한 창조문화산업지원센터. 상가를 따라가다 보면 아기자기한 수공예 제품을 보느라 걸음이 늦어진다.

손뜨개 기술로 창업을 한 김은정 씨의 가게도 그곳에 마련했다. 대개의 경력단절 여성들이 그렇듯이 결혼과 출산과정을 통해 일을 놓는 경우가 많다.

간호사를 하다가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쉬었던 김은정 씨도 마찬가지였다.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충남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많은 것을 배웠죠. 저 같은 경우는 전업주부였기 때문에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프레젠테이션 하는 방법, 사업계획서 쓰는 방법, 마케팅 전략, 디자인 구상 그리고 컴퓨터 다루는 법까지 참으로 다양한 것을 배웠어요. 10개월 과정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창업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무래도 아이들 문제였다. 일과 살림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린 아이들이었지만 도움과 동의를 얻었다. 이제 아이들은 든든한 지원군으로 손색이 없다.

“창업 이후에도 진흥원과는 협업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역의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 판매를 위한 홍보를 도와주고 있어요.”

초기에는 우왕좌왕했다.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고 만 원짜리 한 장 손에 쥐기도 어려운 날이 있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조금씩 가게 이름이 알려졌고 김은정 씨의 프로다운 솜씨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하나 둘 늘어났다.

손뜨개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작업을 한다. 오직 실과 바늘만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만드는 과정은 참으로 더디다.

하지만 단 한 개의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손뜨개로 할 수 없는 게 없다고 볼 정도로 만드는 소품들도 다양하다.

“경험에서 나오는 부분이 많아요. 저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뜨개질을 해서 기술적인 부분은 익숙한 측면이 많은데요. 하지만 미술이나 디자인을 전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잡지나 다양한 블로그들을 참고하면서 감각을 배우고 있죠. 예를 들어 어떻게 표현하면 색감이 좋을지, 요즘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 감각이 무엇인지 배워가기 때문에 호평을 받는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찾아온 우울증, 평소에 잘하던 손뜨개로 활기를 찾았고 진흥원의 창업지원 프로젝트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맞은 김은정 씨. 그녀는 실과 바늘만으로 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그 솜씨에 반한 수강생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손으로 만드는 마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결혼 이주여성 창업에 나서다

결혼이주여성 또한 청년CEO 프로젝트 지원으로 충남에서 새 출발을 해나갔다.

중국과 일본의 다문화 여성이 합심해 다문화를 주제로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을 살리는 아이템으로 공방 창업에 성공한 것이다. (사)행복한다문화가족연합회가 운영하는 ‘토탈 공예 강사양성교육’을 받으며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한국학생들에게 알리는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들은 청년CEO 프로젝트를 통해 공예공방을 열어 외국어 POP 예쁜글씨 교실 및 클레이아트 특강, 원어민과 함께하는 클레이 만들기 체험과정 개설, 다문화를 주제로 한 비누 향초 등 다양한 공예품 개발을 하고 있다.

중국 교포출신인 박미화 씨는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부모님의 나라에 왔다는 사실에 설렘도 잠시 뿐이었다.

조선족이라는 남모를 차별을 겪기도 했다. 편견에 맞서 위축되고 좌절을 느끼기도 했다.

처음에 그녀는 사람들을 만나면 말투가 들킬까봐 말수가 줄어들었고, 중국에서 왔다고 하면 경계하는 듯한 주변 지인들의 태도 변화에 소심해져 출신지를 밝히기 두려웠다.

심지어 어린 두 자녀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할까봐 엄마가 중국 출신의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왔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등록한 다문화 한글교실에서 ‘다문화 공예강사 양성과정’을 듣게 되었고, 점차 공예활동에 재미를 느꼈다.

그러던 중 친해진 일본인 언니와 함께 창업을 꿈꾸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남편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 집에서 애만 키우던 아내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저 스스로도 창업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컸어요. 하지만 주변의 응원으로 뜻을 굽히지 않고 용기를 내었고 덕분에 지금은 어엿한 공예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죠. ‘원어민과 함께하는 공예 체험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문화를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되었고, 또 지금은 엄마가 중국에서 자라온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밝힐 수 있게 됐어요. 요즘 새로 만난 사람들에게도 중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당당히 말하게 됐죠.”
대한민국이 더 이상 낯선 나라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고 꿈을 펼칠 수 있는 희망의 나라가 되었다는 박미화 씨. 우리의 응원이 큰 힘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일본에서 온 야마사키 유코

야마사키 유코 씨는 어렸을 적부터 미술과 공예에 관심이 많아서 미술대학에 지원하고 합격까지 했지만, 가난한 가정형편에 학비가 비싼 미술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15년 전 한국에 시집와서 일본인 신분으로 일본어 강사도 꿈꿔봤지만, 현실은 대학 전공자 또는 대학 졸업자에게만 자격이 주어졌고, 이미 많은 일본인이 있어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자신은 원어민 강사로 활동할 기회가 없었다.

육아에 전념하던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다가 지역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무료 시민대학 공예 강좌를 듣게 되었다.

주변에서 손재주가 좋다는 칭찬에 더 열심히 강의를 쫓아 다녔고, 공예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단어들과 표현으로 선뜻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사활동을 나서기에는 부족한 듯 싶어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천안시가 운영한 ‘다문화 공예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뜻있는 동료를 만났고, 같이 힘을 모아 창업을 하기로 마음을 다졌다.

마침 충청남도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지원사업(청년CEO500 프로젝트)에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어 천안역 지하상가에 창업공간을 제공받고 매달 소정의 창업활동비 명목으로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반년만의 준비 끝에 ‘행복한 다문화 공방’이라는 상호로 사업자 등록을 내게 되었죠. 본격적으로 ‘원어민과 함께하는 공예체험’ 교실을 홍보한 결과 16명의 아이들이 수강생으로 등록했어요. 참 뿌듯하더라고요. 창업활동을 하면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딸과 소통의 기회도 많아졌어요. 지하상가에 공방을 내게 되면서 통학길에 딸이 친구들을 데려와 같이 미니어처 푸드를 만들며, 딸의 친구들과도 얘기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딸의 고민도 알게 되고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이제는 자신만의 공예품을 제작해 판매를 하면서 조금씩 매출도 생겼다는 야마사키 유코 씨. 비록 젊은 시절 가정형편으로 인해 예술가의 꿈을 포기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당히 살아가고 있다.

한 사회의 미래 척도는 청년의 열정이 얼마나 큰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능력 있는 수많은 청년을 경제 위기와 실업 위기 속에 내몰아왔다.

예비 사회인에서부터 취업준비생, 창업준비생, 경력단절 여성들, 결혼 이주 여성 까지, 청년의 끼와 재능을 살리고 이를 지원하는 일은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의 것이 아니다.

사회가 나서야 할 일이다. 청년CEO프로젝트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모든 청년들의 미래가 환히 빛나기를 바란다. 청년이 충남의 미래다.
●충남연구원 041-840-1124
●기획관실 041-635-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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