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여년의 시간을 홀로 지켜낸 천흥사지 당간지주는 원래 천흥사가 얼마나 큰 사찰이었는지 알려주는 표식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당간지주란 절에 행사가 있을때 절 입구에 걸어두는 당이라는 깃발을 매다는 장대입니다. 천흥사지의 당간지주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을사람인 듯 보이는 한 분을 쫓아서 올라가보았습니다.
이곳에서 사신지 오래되었는지 당간지주를 그냥 지나쳐서 가시더라구요.
당간지주가 있는 공간은 너른 곳에 있어서 마을 입구에서 여유를 주는 것 같습니다.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는 보물 제 99호로 지정되었으며 높이는 3m 정도인데요. 1963년 1월 21일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당간이라고 하면 쉽게 말하면 깃밧을 달아놓을 수 있는 기둥을 의미합니다.
천흥사지 당간지주는 60cm간격으로 동서로 마주보고 서 있습니다.
기단은 흩어져 있던 것을 복원하였는데 기단 주위에는 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천안 천흥사지 당간지주는 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읍 천흥리 234번지에 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안쪽면에 조각은 없고 아래쪽 기단은 조금 부서져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기단에는 구름문양처럼 보여지는 것이 새겨져 있는데요.
인간이 이룩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닳아가면서 그 흔적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주변을 정비하면 조금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국 사찰의 당간지주를 많이 보긴 했지만 이렇게 주택가안쪽에 들어가 있는 당간지주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수천명의 스님과 비구니들이 있었을 천흥사의 사세는 천흥사지 석탑과 멀리 떨어진 이 당간지주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의 화재와 일제 시대의 훼손과 조선시대의 억압을 버텨내면서 꿋꿋이 그 자리에서 자리를 지켜온 당간지주 많이 그 역사를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년 가까이 홀로 그 흔적과 세월의 부침을 간직한 천흥사지 당간지주는 홀로 그 시간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천흥사가 있던 자리에서 출토된 관음상은 온화한 표정이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고 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이곳에서 많이 거주하는 것 같았는데요. 젊을때의 삶을 꽃이라고 하면 늙으면 지혜라는 은은한 향이 나는 것 같습니다. 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이 가진 꽃을 낭비하는 것이 아닐까요. 천흥사지 당간지주를 보고 내려오면서 묘한 생각만 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