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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자전거로 시골 논길을 달리는 기분

홍성아지매의 귀촌일기

2016.09.27(화) 09:29:10 | 홍순영 (이메일주소:ssoonyoung@hanmail.net
               	ssoonyoung@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한낮의 태양빛은 여전히 우리를 주춤하게 하지만 아침, 저녁의 서늘한 기운은 가을이 찾아왔음을 피부로 실감하게 해준다. 서늘한 기운에 아침기상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그래서 아침의 여유도 짧다. 일어나서 식사준비와 간단한 청소를 하고 나면 아이들 학교 등원을 시킨다.

여름에는 이른 기상시간 덕분에 아침산책을 많이 했는데 가을이 찾아오면 아침산책보다는 저녁산책을 나서게 된다. 저녁산책으로는 걷기보다 자전거를 이용한다. 천천히 시간을 음미하고 싶을 때는 걷기가 좋지만 바람을 만나고 온몸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을 때는 속도감 있는 자전거를 선택한다.
 
‘엄마, 자전거로 동네한바퀴 하러간다.’하면 아이들이 조르륵 달려 나온다. 9살, 5살 아들내미들이 자신들의 자전거를 갖고 엄마 뒤를 쫓는다. ‘오늘은 어느 길로 갈까?’ 나름의 동선도 짜보고 다른 길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자전거 타는 5살 둘째아들

▲ 자전거 타는 5살 둘째아들

자전거로시골논길을달리는기분 1▲ 자전거 타는 9살, 5살 아이들


개똥을 만나다.

▲ 개똥을 만나다.


논길을 달리다.

▲ 논길을 달리다.

  

시골의 한적함과 너른 배경은 자전거를 타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자동차가 비교적 잘 다니지 않는 길을 선택해서 자기 속도를 맘껏 달리면 야생마를 타는 기분이 되어 소리를 지르게 된다. “오호~” 바람을 온몸으로 만나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 거리며 소리를 내질러본다. 우리 안의 야생 본능이 출연하는 시간이다.
 
도시에서의 자전거타기는 긴장이 많이 된다.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진 곳은 그나마 낫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자동차를 피해, 사람을 피해 요리조리 운전하느라 자전거는 이동수단일뿐이다. 시골에서의 자전거는 이동수단이기도 하지만 행복을 맛볼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

▲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시간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며 바람을 맞이하고 해질녘의 동네를 바라본다. 제일 편안한 시간이다. 모두들 고된 노동을 마감하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따스한 밥을 나누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고스란히 풍경에도 묻어나는 듯하다. 논길 위로 날아다니는 왜가리의 날갯짓에 나도 팔을 쭉 펴본다. ‘아~ 행복하다’라는 느낌이 가장 강렬한 순간이다.
 
노을빛이 거무스름한 잿빛으로 바뀌기 전에 얼른 집으로 향한다. 시골의 어둠은 두렵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어둠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 페달을 있는 힘껏 밟는다. 어둑어둑해진 어둠속에 방 불이 켜져 있는 집을 발견한다. ‘이제 다 왔다’ 온몸은 이완되고 방안에 누워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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