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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다시 가고 싶은 대천 해수욕장

2016.06.22(수) 10:07:45 | 홍순영 (이메일주소:ssoonyoung@hanmail.net
               	ssoonyoung@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날씨가 꾸덕꾸덕 더워지고 있다. 비는 올 듯 말 듯 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텃밭의 농작물은 시원한 빗줄기를 마냥 기다리며 온몸이 말라간다. 이럴 때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으련만 하늘은 그저 자연의 이치대로 움직인다.  

지난 주말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등지고 대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조용한 작은 해수욕장을 찾곤 하는데 남편 친구 가족과의 약속 때문에 보령에 위치한 대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대천 해수욕장은 결혼하지 않았던 젊은 시절 혼자 여행을 떠나 거닐었던 곳이었다. 대천 역에 내려서 그곳까지 가는데 수많은 숙소와 식당들이 나를 압도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겁이 나서 이곳은 잘 안 왔던 것인데 다시 와보니 그 많은 사람들을 품어주는 넓은 바다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넓은 백사장과 탁 트인 바다의 선이 마음을 펑 뚫리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바다 앞에서 몇 초간 쭈뼛쭈뼛 하더니 어느새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바다와 만나고 있다. 아빠가 갖고 온 튜브를 이용해 바다 저 깊숙이까지 들어갔다. 다행히도 바다의 수심은 깊지 않았다. 9살인 첫째 아들이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튜브에 몸을 의지해서 자기키보다 높은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냈다. 파도가 자기를 덮쳐 귀까지 물이 들어가 기겁을 하다가도 파도가 돌아가면 입에는 함박 웃음이 지어졌다. 덕분에 짜디짠 바닷물도 잔뜩 먹고 얼굴과 온몸에 새까맣게 그을렸지만 아이는 좀처럼 바다에서 나오지 않았다.
 

바다와 아이들

▲ 바다와 아이들


5살 둘째 아들은 형을 쫓아 파도를 타고 싶지만 이내 두려움에 다시 돌아왔다. 아빠의 손을 잡고 용기를 내보지만 형처럼 저 멀리는 두려워 보였다. 튜브를 몸에 끼우고 수영도 해보지만 배는 모래사장에 닿아있다. 그래도 입에서는 깔깔깔이다.
 
남편은 큰 아이를 쫓아 멀리까지 들어가고 나는 맨발로 모래와 만나고 있다. 바다에 가까이 가면 고운 모래가 발바닥과 만나는데 한쪽엔 조개껍데기의 작은 조각들이 펼쳐져 있다. 이 작은 조각들이 모래사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몸에 붙은 작은 조각들은 쉬이 떨어지지 못하고 찰싹 붙어있다. 손으로 한줌 주어와 펼쳐본다. 손바닥 구석구석에 작은 파편들이 그림을 그린 듯 놓여있다.
   

모래와 나

▲ 모래와 나


다시 가고 싶다. 이번에는 나도 온몸으로 바다와 만나고 싶다. 파도에 몸을 실어 쓸려가고도 싶고 덮쳐오는 파도에 비명도 지르면서 그렇게 바다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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