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해미읍성 입구의 봄꽃들

올 봄에만 서산을 두 번 찾았는데 5월 초 무렵이면 유채꽃과 철쭉들이 반기기에 해미읍성도 빠지지 않았다.  조금 일찍 찾았던 터라 성 입구의 봄꽃들과 유채꽃들은 한창이었고 철쭉과 영산홍은 피지 않았을 무렵이었다.연등축제가 열린 후이므로 부처님 오신날을 즈음하여 찾아간다면 색색의 연등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산 해미읍성을 지키는 수문장

서산 해미읍성은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읍성으로 읍성이란 읍을 둘러싸고 세운 평지성을 말하며 돌로 쌓은 석성이기도 하다. 고려 말부터 피해를 주던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임무가 큰 성이었지만 폐성이 된지 오래되어 성 안의 건물의 대부분을 철거하였고 현재 복원된 것은 3대문과 객사 2동, 동헌 1동, 망루 1개소이며 1418년(태종 18) 병마절도사영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10개월간 군관으로 근무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말에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로 1866년 박해 당시에는 1,000여명 이상의 신자들이 처형을 당하기도 했던 아픔의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곳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해미읍성으로 향하는 길에 교황의 벽화를 심심찮게 볼 수도 있었다.



읍성을 따라 유채꽃이 한창 피어나 있을 때였다. 마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도 좋을 듯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듯 서산 해미읍성은 천주교 성지로 더 알려진 곳이지만 4월 30일에는 제 2회 서산 해미읍성 연등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연등축제가 열리기 전에 다녀왔기에 연등이 달린 모습은 함께 하지 못했다. 천주교 성지에 불교의 연등이라니 처음에는 모순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종교의 벽을 넘어선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실제로 연등축제가 그러한 '종교적 화합'의 의미로 열린 것이라고 했다.



서산의 불교관련 인터넷뉴스를 통해 살펴보니 개심사, 보원사지, 간월암, 국보인 마애삼존불까지 불교와 관련된 곳들이 많은 서산에서 교황의 방문으로 불교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워서 대책을 낸 것이었다고 한다. 



여행을 좋아하고 종교가 없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사찰이든 성당이든 방문하는 것을 개의치 않기에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었는데 서산 해미읍성과 해미성당 등을 제외한 서산에는 분명 불교와 관련된 곳들이 많으니 교황이 방문을 한 도시라고 해서 서산이 천주교의 성시가 되는 것은 불교적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반면에 서해안의 왜구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컸던 서산 해미읍성이지만 천주교 신자들이 옥고를 치른 옥사를 재현해놓았으며 천주교 신자들의 머리채를 나무가지에 철사줄로 묶어놓아 그 흔적이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있는 300년 이상 추정되는 회화나무가 존재하니 천주교 성지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이제 서산 해미읍성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며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종교와 상관없이 낮에는 꽃과 함께 하고 밤에는 연등도 볼 수 있으니 주야로 색다른 멋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서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연등축제가 종교적인 화합에 가장 큰 의미를 둔 것인만큼 앞으로도 해미읍성이 종교와 상관없이 모두가 즐기는 휴식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서산 해미읍성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동문1길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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