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지역신문뉴스

■채현국 선생 초청강연회
“함께 가난해야 함께 잘 산다”

당진문화연대 주최<br>“물질에 영혼을 버리지 말라”

2016.03.17(목) 11:41:36 | 관리자 (이메일주소:yena0808@hanmail.net
               	yena0808@hanmail.net)

채현국선생초청강연회br함께가난해야함께잘산다 1



‘시대의 어른’, ‘풍운아’로 불리는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당진을 찾았다. 여든을 훌쩍 넘은 노인은 꼬장꼬장한 목소리로 세상에 죽비와 같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채현국 선생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처럼 민중은 가장 절박할 때 나서 세상을 바꾼다”며 “우리는 비록 가난해도 물질에 영혼을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진문화연대(회장 이종호)가 지난 9일 채현국 선생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채현국 선생은 ‘함께 살기’에 대해 이야기 하며 시민들의 가슴을 울리는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전했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광산을 운영하며 큰 부자로 살았지만,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는 등 굴곡진 그의 인생은 한국 근현대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날 채현국 선생은 과거 독재군사정권과 현 시국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날 강연회는 당진참여연대 조상연 사무국장과 당진시대 신문사 임아연 편집부장이 진행을 맡았으며,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아 질문과 답을 이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당진문화연대 이종호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상이 어지럽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며 “채현국 선생의 강연을 통해 지혜를 얻고 우리의 미래를 비추고자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현국 선생은 “나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스스로 생각하고 깨우치라”며 “민중은 반드시 이긴다”고 전했다.

>>채현국 선생은
·1935년 대구 출생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
·효암학원 이사장(경남양산 개운중, 효암고)
·중앙방송국 연출직 공채1기
·2015년 제21회 김용근 민족교육상
·2015년 제15회 부산흥사단 존경받는 인물상
저서
·쓴맛이 사는맛
관련 도서
·풍운아 채현국

[Q&A]

매년 당진에서는 심훈상록문화제가 열린다. 선생이 알고 있는 심훈 선생은 어떤 사람인가?

부잣집 아들이 잘 알지도 모르는 농촌이야기를 썼지만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심훈 선생을 농촌계몽가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소설가로 대접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다양성의 사회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과 정치적 성향, 철학 등이 다르면 적대시하는 문화가 우리나라 전반에 퍼져 있다. 서로 증오하고 미워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이게 바로 성적이 좋도록 공부, 경쟁 시킨 결과다. 남을 잘 깔아뭉개는 것이 능력이고 정의라고 사회는 말한다. 사상의 자유라는 것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다양하게 살아야 하고, 우리는 다양성을 지켜야 한다. 또한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

부자였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신용불량자라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의 삶과 빈곤의 삶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부자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부자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도 변한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나는 돈을 빌리면 반드시 두 배로 갚는다. 사람들은 그럼 나에게 돈을 빌려주려고 한다. 하지만 난 돈을 두 배로 준 적이 없다. 다만 맡긴 것 뿐이다. 이후 내가 다시 그 돈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의 ‘삥땅’ 원리는 간단하다. 맡겨놓으면 ‘삥땅’이 된다.

나쁜 정부에서 잃지 않아야할 것과 잊지 말아야할 것은 무엇인가?
잃지 말아야할 것은 자존심이다. 자기 합리화 하지 마라. 이 때 자존심을 잃는다. 악질들에게, 또한 고문하는 사람들에게 정직하면 안 된다. 아무 때나 정직하거나 성실하지 마라. 한편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의 악행이다. 순전히 기억하겠다고 소리 질러야 한다. 너희들의 미련한 짓과 만행과 악행을 기억하겠다고. 우리들의 결속을 잃으면 안 된다.

민중은 절망할 때 일어난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미국 또는 한국에서 자본주의가 언제까지 갈 것인가? 미국 대선에서 사민주의자인 샌더스가 등장했다.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신문을 안 본지가 36년 됐다. 뉴스만 따라다니면 통찰력만 망가진다. 손석희는 정직하고 성실한 체 하면서 광고장사 잘하는 유능한 사원이자 사장이다. 제발 속지 마라. 힘 있는 놈들만 수지맞는 거다. 정치가 보다 민중이 깨닫기 쉽다. 욕망의 노예가 아니기 때문이다. 희망이 있다. 개인주의가 분명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면 사회가 책임을 질 수 있다면 자본주의가 제멋대로 까불 수 없다. 민중들이 정신 차리면 엉터리 사회주의도, 같잖은 자본주의도 맥을 못 추린다.

악행은 있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실된 역사를 후세에 남기는 방법은?
민중의 각성밖에 방법이 없다. 공부 잘하는 것과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은 별개다. 성적 좋아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취직해봤자 임금 노예다. 그래봤자 권력의 앞잡이다. 총리, 장관 모두 권력의 앞잡이다. 국회의원 돼봤자 당 의견에 따라가야 하는 앞잡이다. 학교에서도 책에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민중이 스스로 깨우치는 수밖에 없다.

라틴어 등을 공부하고 있다고 들었다. 요즘 하고 있는 공부는 무엇인가?
계속해서 언어공부를 하고 있다. 언어고고학은 시대에 따라 전부 영향을 받았다. 나는 학자가 아니다. 그냥 아마추어다.

50세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 지금부터 공부한 걸로 80, 90세까지 산다. 벌어먹고 사는 직업이라면 나는 약초 농사를 하면서 벌어먹겠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에 남과 북의 모든 통로가 단절됐다. 앞으로 남과 북이 함께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우리는 함께 살지 않으면 안 된다. 민중끼리 함께 살아야 한다.

선생은 좌파? 선생이 생각하는 좌파는 무엇인가? 좌파가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나는 좌파, 우파나 보수, 진보 등을 잘 안 믿는다. 나는 ‘내파’다. 인간은 아첨해서 먹고사는 놈, 협박해서 먹고사는 놈이다. 도둑과 창녀는 같다. 자기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묻는 거 같은데, 자신을 보수나 진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학교 이사장이기에 보수적인 인간일 수밖에 없다.

함께 잘 사는 것. 어떻게 해야 함께 잘 살 수 있는 것인가?
함께 가난하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함께 가난하면 그렇게 외롭거나, 그렇게 괴롭거나, 그렇게 무섭지 않다.  돈이 있어도 행복하거나 잘 살지 않는다. 부잣집에서는 눈치 보기 바쁘다. 부자지간, 모자지간, 형제지간 모두 원수 된다. 함께 가난하면 된다. 우리가 가슴으로 사랑을 하고 가슴으로 함께 살아야 한다.
 

관리자님의 다른 기사 보기

[관리자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