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그곳의 추억, 그곳의 맛

활기넘치는 논산 화지시장의 사람사는 모습과 향기

2016.01.27(수) 18:04:38 | 임정화 (이메일주소:dsfjkjfsjf@hanmail.net
               	dsfjkjfsjf@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릴적, 먹을것조차 궁했던 그 시절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엄마 손 잡고 쭐레쭐레 따라 나섰던 전통시장 가는 길 아니었을까. 그때 5일마다 섰던 재래장이 인기였는데 지금도 시골에 가면 여전히 5일장이 남아있어 서민들의 삶을 지켜주고 있다. 아울러 읍내 장터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전통시장은 수십 수백년 이상 그 자리에서 우리네 먹거리를 책임지며 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논산 화지시장도 그런 전통의 시장이다.
 
자글자글 튀겨진 튀김, 노릇노릇 구워진 붕어빵, 구수하게 익어가는 호떡. 정겨운 분위기와 인심이 가득 베인 그 곳의 그 맛. 이 겨울, 카메라 들쳐 메고 논산 화지시장으로 발길을 했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


넓고 큰 화지시장 정문이 방문객을 반긴다.
그래도 요즘 전통시장은 제법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게 됐고, 대형마트나 편의점 못지않게 쉽게 원하는 상품을 구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은 인위적인 변화라기 보다는 고객들이 워낙 그런 ‘신식’에 대한 욕구가 컸고 그정도조차 안해주면 아예 발길을 끊을까 염려되어 조금 손 봤다. 주차장도 크게 만들고 간판도 정리하고 천장 지붕도 고치고...

전국 어느 전통시장이나 다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가 어릴적 엄마 손잡고 갔던 전통시장과는 약간 덜 옛날식이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전통시장의 먹거리는 여전히 우리 입맛에 착착 붙고 값 싸고 인심 역시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질박한 웃음과 서민 상인들이 푸짐하게 더 얹어주는 덤의 미학, 장날 만나는 사람들끼리의 왁짜한 웃음... 이런건 여전히 우리 전통시장이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행복 아이콘이니까.
 

그곳의추억그곳의맛 2

그곳의추억그곳의맛 3


북적이는 논산 시민들. 시장이 활기차고 온통 생기가 넘친다.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는 아빠가 어릴적에 느끼고 경험했던 전통시장의 그 맛을 함께 느낄까?
참 예쁘다. 이렇게 아빠와 함께 사람 사는 향기를 맡기 위해 PC방에 가지 않고 시장으로 나와주었으니...
 

그곳의추억그곳의맛 4

그곳의추억그곳의맛 5


벌써 봄동? 벌써가 아니다. 다음주 목요일(2월 4일)이 입춘이니까 봄동이 나올만도 하다. 올 겨울도 절반 넘게 지나간듯...
채소를 다듬는 손놀림이 분주하다. 대형마트와 같이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파는건 아니라도 이렇게 가진만큼 준비해서 고객들에게 주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다 자기 몫이 있는 법. 우리 서민들은 그런걸 안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6


‘자로 잰듯’ ‘칼로 자른 듯 정확하게’
이거 거짓말이 아니다. 두부 한모 자르는데도 어느 손님에게 1g 크기만큼이라도 눈꼽만큼이라도 작은게 돌아갈까봐 스테인레스 자를 대고 정확하게 재단하는 두부노점 사장님.
실로 존경스럽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7


돼지고기 정형. 정육점에서 뼈 바르는 일을 발골이라고도 한다는데 이분 ‘칼솜씨’를 자랑하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돼지 한 마리가 순식간에 해체되어 삼겹, 갈비, 목살, 갈매기살, 항정살 차례차례 잘려 나온다.
전문가 솜씨에 감탄.
 

그곳의추억그곳의맛 8


밖에선 도축장에서 막 들어온 고기를 냉동차에서 꺼내 안으로 넣어주기에 바쁘다. 이렇게 바쁘다는건 그만큼 수요도 있고 장사가 잘 된다는 뜻.
그래서 취재를 간 도민리포터가 더 기분이 좋다.
 
얼마전 보도를 통해 최근 7년 사이에 전국의 재래시장 178곳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마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버텨내어 우리 서민들의 친숙한 이웃이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공무원들부터 솔선수범으로 나서서 전통시장과 자매결연도 맺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공무원 가족들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도 열고, 주차장을 넓히거나 시장에 나오는 시민들의 편의를 봐주는 교통정책도 펴는 식으로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거기다가 시장 상권을 활성화 하기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9


“이거 물미역이라우.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드시면 겨울철 최고의 건강식입니다”
물미역 자랑을 해 주시는 사장님 표정이 밝고 행복하다.
무척 싱싱해 보여서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0


“빵 맞아요? 엄청나게 큽니다.”
요거는 기자의 질문. 사장님이 이렇게 큰 빵 처음보냐며 이정도는 만들어줘야 서로들 나눠먹을게 있는거 아니냐며 웃어주신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1


화지시장은 메주나라. 집에서 잘 띄운 메주가 시장에 외출하셨다.
메주 곰팡이가 아주 예쁘게 피어있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2


팥, 콩, 조, 수수... 곡물이 종류별로 나와 있다. 국내산은 물론이고 중국산도 많다. 요즘 곡물에 중국산 없는게 없다. 다만 화지시장에서는 중국산을 국내산이라고 속여 파는 일 없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3


요거... 상수리다. 묵을 쑤워 먹는 상수리.
흔히 우리가 묵을 먹을때는 도토리묵이라 한다. 하지만 도토리와 상수리는 사촌지간이라는걸 잘 모르는 사람들 많다. 똑같이 묵을 쒀서 먹는건데 다같이 도토리묵이라 통칭한다. 도토리 나무에서 도토리가 나오고, 상수리는 참나무에서 나온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4


뉘 발인지 참 예쁘다. 마네킹 발이다. 양말을 씌운 마네킹 발이 마치 발레하듯 쭉 펴서 하늘을 보고 있다. 양말가게 사장님의 디스플레이 센스가 돋보인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5


바닥에서도 마케팅은 진행중.
이 길 따라가면 아동복 싸게 살수 있다. 발품만 잘 팔면 좋은 품질의 옷과 여러제품들 싸고 푸짐하게 구한다. 그게 전통시장의 맛이다.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6

그곳의추억그곳의맛 17


뭐니뭐니 해도 금강산도 식후경, 화지시장도 식후경이다.
전통시장의 먹거리가 친숙한 이유는 서민을 위한 음식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서민의 먹거리는 늘 친숙한 그것들이다.
튀김집과 어묵 떡볶이집에 할머니 손님들이 가득 모이셨다. 음식 맛이 요즘 인기를 누리는 요리프로그램의 그것보다 나아 보인다. 백주부도 울고 갈...
어느 전통시장에 가든 아주 큰 식당보다는 이렇게 시잘통 길가에 자리잡은 분식판매대에 사람이 더 많다. 파는 거라곤 떡볶이, 호떡, 붕어빵, 김밥, 핫도그, 어묵, 튀김 등이 전부지만 그래도 늘 인기가 많다.
 
사실 김밥에는 비싼 참치나 고기류가 들어가지 않고, 심지어 계란이나 오이 한 조각 들어있지 않은 것도 있다. 속 재료는 당근과 단무지 정도?
그러나 그렇다고 얕보면 오산이다. 일반 겨자소스에 찍어먹는 보통의 김밥이지만 중독성이 강하다고 해서 ‘마약김밥’이란 별명까지 얻는게 전통시장의 김밥이다.
 
대형마트가 돈 벌면 그 이익이 지역에 돌아가지 않는다. 당연히 본사가 있는 서울로 간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사는 향기를 맡으러, 이웃들의 열심히 사는 모습도 보고 옛 추억을 살리기 위해 전통시정으로 가서 물건을 사면 그 수악은 고스란히 우리 지역에 남는다.
그게 이웃을 살리고 수많은 서민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
이번 설맞이 장보기는 전통시장으로 가자.
 
논산 화지시장주차장 : 충남 논산시 중앙로492번길
 
 
 

임정화님의 다른 기사 보기

[임정화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