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여행으로 청양 칠갑산 일대 천장호수와 알프스마을을 둘러보고 장승마을이 있는 장곡리로 향하는 중에 눈앞에 나타난 두 그루의 커다란 거목에 놀랐습니다.
일단 장승마을과 장곡사를 먼저 여행하고 내려오면서 차에서 내려 사진을 담았는데요. 저는 그동안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시골 마을을 지날 때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큰 정자나무를 꼭 사진에 기록하곤 하는데요.
장곡사에서도 몇 그루의 괴목을 볼 수 있었는데 이쪽은 산이 깊어서 였을까요. 전쟁을 치렀는데도 잘 버틴 것을 보니 나무에게도 경건함과 경외심이 듭니다.
마을의 정자나무를 기록하는 이유는 그 마을의 가장 오래된 역사를 낱낱이 기록한 살아 있는 역사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혹시 과학이 발전해서 나무의 나이테로 그 시대 상황을 알 수 있다면 최고겠지요.
아마도 청양 칠갑산 장곡리에서 본 느티나무가 그동안 본 느티나무 중 가장 오래된 나무로 기억될 거예요. 두물머리 느티나무는 약 400살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1000살.
거목에게 [가사]
homihomi - 호미숙
양수리 두물머리 세 그루 느티나무
오가는 행인들의 쉼터며 휴식처라
봄이면 강바람에 마음이 설레이고
여름엔 탁한 영혼 시원히 씻기우며
가을엔 낙엽 떨어 모든 것 내려놓아
겨울엔 북풍한설 견뎌낸 장함이네
팔 벌린 너른 품에 두 물을 얼싸 안아
세월은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고나
내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 연약하리
거목의 아우르는 진리를 얻었나니
내 죽어 이름하나 남기지 못하여도
무덤가 나무 심어 거목을 키우리다
-호미숙, 시집 속의 향기-
충남 여행 중 청양의 마지막 백미
청양 대치면 장곡리의 보호수 620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