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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한겨울 장군약수터 가는 길 만난 것들

추운 겨울에도 생명력이 살아 있는 산

2016.01.19(화) 17:00:21 | 얼가니 (이메일주소:booby96@naver.com
               	booby9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의 일이다. 10명의 참석자들이 아이젠을 차고 산을 오르려 한다. 금산에 있는 태고사 주변의 장군약수터로 출발점을 정해 등반을 시작했다. 눈이 내려 태고사 근처까지 차를 갖고 가지 못한 채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아이들은 늑대와 개 울음소리를 내며 겨울 숲의 정적을 깬다. 사람의 인적도 드문 평일이라 아이들의 메아리가 더 길게 울려 퍼지는 듯했다. 이런 숲의 정적을 깨는 자연의 소리가 있다. 겨울 철 산을 찾은 새들이 그 주인공이다. 드럼을 치는 듯 한 큰오색딱다구리 소리를 필두로 곤줄박이, 쇠박새, 진박새, 박새, 오목눈이, 동고비, 되새 등등의 온갖 새들이 우리를 반기듯 길을 안내해줬다. 새들의 안내를 받으며 길을 찾아가다 보니 겨울 숲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었다. 

지금 씨앗을 퍼트리고 있는 굴피나무가 있었다. 작은 솔방울 같이 생긴 굴피나무의 씨앗은 너무나 작았지만, 나무는 씨앗에 비해 거목으로 성장해 있었다. 겨울눈을 보호하기 위해 나뭇잎을 끝까지 달고 있는 나무들도 있다고 한다. 장군약수터에 다다랐을 즈음 무척 멋지게 자란 나무가 우리를 반겨줬다. 나무의 굴곡과 아름드리가 장군약수터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했다. 세월의 인고를 견뎌내면서 아름다움을 보여준 서어나무에 감사하며 마지막 길을 재촉했다.
 

장군약수터 입구의 서어나무에서...

▲ 장군약수터 입구의 서어나무에서...


장군약수터는 10년 전 찾았던 모습과는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의 손길로 펜스와 쉴 수 있는 테이블까지…. 사람에 따라 좋게 보일수도 있고 나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발원지답게 작은 물방울이 모여 샘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장군약수터의 모습

▲ 장군약수터의 모습



장군약수터 푯말에 내용은 이렇다. 
"장군약수터는 서기 66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하게 되자 허둔 장군이 잃어버린 나라를 찾겠다는 결심으로 대둔산에 입산하여 지금의 장군절터에 절을 짓고 은둔하면서, 약수를 마신곳이라하여 장군약수터라 전해오고, 약수터 근원인 상여봉을 멀리서 바라보면 용이 하늘로 구름을 타고 힘차게 승천하는 형상을 볼 수 있고, 상여봉이 용의 머리라면 장군약수터는 용의 입으로 물을 내뿜는다하여 용수천이라고도 한다. 이 약수를 마시며 100일 기도를 하면 만병통치한다하여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전설이 서려있는 장군약수터는 용수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용의 모양돌 조각에서 약수가 흐르고 있었지만, 만들어진 용의 형상은 훼손돼 있었다. 만병통치를 할 수 있는 100일 기도는 할 수 없지만, 약수터에 왔으니 물 한 바가지 먹는 여유는 답사의 기본이라 할 수 있겠다. 추운 겨울 마시는 시원한 약수는 만병통치가 될 수 없을 듯했으나, 머리를 맑게 하는 데 일조를 했다. 

약수를 떨어지는 지점에는 커다란 얼음이 석순처럼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안에 푸른색의 이끼가 추운 겨울임에도 녹색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자연의 생명력을 다시 실감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작은 이끼를 보고 눈을 돌리자 대둔산 남쪽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이곳을 보고 하는 말인 듯하다. 겹겹이 놓인 산들은 대둔산 장군약수터를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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