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여해변의 '황홀한 반영'
2016.01.06(수) 18:04:12 | 청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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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1204@naver.com)
바쁘게 연말과 연초를 보내고 나니 온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파서 일어나자마자 동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왔다. 집에 돌아와 그냥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나 지인들과 마실 가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일단은 약속한 시간에 지인들과 만났으나 어디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
처음에는 청양 얼음축제를 생각했으나 전날 날씨가 너무 푹해서 조형물이 많이 녹았다는 소식에 포기하고 두 번째로 정한 목적지 장항 스카이워크. 하지만 월요일이 휴관이라고 해서 또 포기. 어딜 가면 좋아할까, 궁리를 해도 퍼뜩 떠오르지 않아 힘들었는데 지인 중 한 명이 내 블로그에서 봤다고 운여해변에 가보고 싶다고 하신다.
충남 당진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태안 운여 해변까지는 2시간을 운전해야 한다. 몸 상태도 왕복 4시간의 운전도 부담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에 운여해변으로 향했다.
오후 5시. 이미 하늘은 화려한 석양빛에 물들고 있었다.
일렬로 서있는 나무와 멋진 하늘 풍경이 고스란히 물에 담겨 환상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곳.
언제부턴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꽃지해수욕장과 더불어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인기가 높다.
수평선에 걸쳐진 붉은 태양.
대자연의 장엄한 풍경 앞에 서서 2016년에 이루고자 하는 큰 꿈을 꿔본다.
오후 6시. 해변의 겨울 바람은 칼바람이었다. 아무리 옷깃을 여며도 추워서 몸을 움츠리게 된다.
겨우 한시간 머물렀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풍경을 실컷 봤다. 흡족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린다.
반영을 찍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반사체가 되는 물이 있었기 때문.
위의 사진들을 보면 만조라 꽤 많은 바닷물이 방파제 안쪽에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딱 요만큼의 고인 물.
비록 적은 물이지만 그래도 저만큼이라도 고여 있어서 반영을 찍을 수 있었고 그래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