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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벙어리 냉가슴 한 이제야 풀었어요’

한글교실 참여 어른들 자작시집 출판 무한감동

2015.12.23(수) 09:13:13 | 관리자 (이메일주소:ladysk@hanmail.net
               	ladysk@hanmail.net)

벙어리냉가슴한이제야풀었어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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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진솔한 삶과 꾸밈없는 목소리가 가득 담긴 시집이 발간돼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특히 이 시집은 이제 막 한글을 배운 어른들이 평생 벙어리 냉가슴 앓듯 했던 말을 글로 표현한 작품들을 모은 것이어서 더욱 더 의미가 깊다.
‘나도 한 번 활짝 피어 볼까’라는 제호의 이 시집은 (사)청양군자원봉사센터(이사장 김승호·센터장 임수만)가 문해교육(한글교육)을 받고 있는 군내 어른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시집 만들기’사업의 결과물이다.(이하 자원봉사센터)

2015. 농촌재능나눔 사업성과 발표회-시집 ‘나도 한 번 활짝 피어 볼까’ 출판기념회가 지난 15일 청양문화체육센터 3층 소강당에서 사업 참여자인 문해교육 학습자들과 김계하 군문해교육협의회장 및 각 학습장 문해교육사 등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목면주민자치센터 수강생들의 라인댄스(지도강사 윤은선) 공연으로 문을 열었으며, 계속해 그동안의 경과보고 후 시낭송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함께한 이석화 군수는 자작시 ‘칠갑산’을 낭송한 뒤 “이번 작품집은 후손들에게 남길 소중한 유산이고 너무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라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심우성 의장도 김금순(85) 할머니의 작품 ‘들고양이 형제들’을 낭송하고 “참으로 의미 있는 선물”이라며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임수만 센터장은 안숙자(77) 할머니의 ‘내 동생’을 낭송하며 축하인사를 전했고, 이응복 청양군사회복지협의회장은 장모인 명영순(81) 할머니의 시 ‘하늘나라에 계신 당신께’를 낭송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특히 이날 시집에 이름을 올린 몇몇 어른들은 직접 자작시 낭송에 참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자아내며 무한한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시집 만들기’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주관하는 ‘2015 농촌재능나눔 공모사업’에 자원봉사센터와 청양군 농업지원과가 공동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사업명으로 응모·선정되면서 사업비 2000만 원을 확보하고, 청양군에서 1000만 원을 지원해 진행한 것이다.

이에 자원봉사센터는 청양군문해교육협의회(회장 김계하)·청양문학회(회장 박정현)·청양군가정폭력상담소와 연계해 재능기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문해교육을 받고 있는 어른들이 직접 쓰고 그린 일상생활의 글과 그림을 꾸미거나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한 권의 작품집으로 엮었다. 

진솔한 삶은 보석보다 값지다
그 속에는 삐뚤어진 글자 한 자 한 자마다 열심히 살아온 어른들의 순수하고 담백한 인생이야기가 담겼다. 가슴 깊은 곳을 찌르는 삶의 애환이 가득하다.

‘글자를 썼다 지웠다/ 또 썼다 지웠다/ 또박또박 썼는데/ 쓰고 보면 글자가 삐뚤빼뚤/ 열심히 썼는데 속상하다/ 다시 지웠다 그리고 다시 썼다/ 내가 쓴 글자를 보면/ 웃음이 나오고 행복하다/ 집에서 나올 때 손바닥에/ 글자를 썼다 ‘홈끼파’/ 집에 들어 갈 때 꼭 사가지고 가야지’ <‘배움 그리고 행복’·김연례·73>

‘사르르 사르르 떨어진다/ 알록달록 단풍잎이 사르르 떨어진다/ 톡톡 툭툭 떨어진다/ 고소한 알밤이 톡톡 툭툭 떨어진다/ 쿵하고 떨어진다/ 새콤 달콤 사과가 쿵하고 떨어진다/ 여기저기서 꽉 찬 가을들이/ 요란하게 떨어진다/ 사르르, 톡톡, 툭툭, 쿵’ <‘가을이 떨어진다’·한정숙·75>

‘파란 고추가 당알당알 열렸네/ 날이면 날마다 하얀 꽃이 피네/ 날이 가고 달이 가면 빨간 고추가/ 당알당알 익어가는 빨간 고추가/ 우리 식탁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놓으면 아빠는 얼큰하고 아기는/ 매워서 눈물이 글썽글썽 하네’ <‘고추나무’·임득환·75>

‘무엇이 그리 바빠 먼저 가 버렸는지/ 하늘나라로/ 이 어미 가슴에 대못을 박아 놓고/ 그 곱디곱던 너의 모습 잊어질까/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너의 모습/ 뺄래야 뺄 수 없는 내 가슴 속의 대못/ 죽어야 다 잊고 다 빠지겠지/ 이 쓰린 아픔을…’ <‘하늘나라로 먼저 간 딸’·최병석·67)
‘나도 한 번 활짝 피어볼까’에 실린 작품 중 일부다.

현재 청양군은 군내 10개 읍·면 60개리의 학습장에서 문해교육을 실시해 498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는 문해교육생 어른들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길이 간직할 책을 만들어 주기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문해교육생인 김순례(비봉 용천리) 할머니는 “내 이름이 들어간 된 책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다”며 감사함을 전했으며, 이명희(청양 읍내리) 할머니는 “기역 니은 디귿도 몰랐는데 이렇게 멋진 시집에 내 이름으로 된 시를 올리다니 기뻐서 눈물이  다 난다. 지도해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특별하면서도 따뜻함이 가득한 작품집 ‘나도 한 번 활짝 피어볼까’ 출판기념회는 할머니, 할아버지 시인들은 물론 가족, 문해 교육사 등 참석자 모두에게 벅찬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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