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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우리가 먹는 된장국에도 정치가 있다”

2015.12.07(월) 16:05:0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지난 30일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주관으로 열린‘충남여성 풀뿌리 소모임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워크숍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30일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주관으로 열린‘충남여성 풀뿌리 소모임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워크숍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 풀뿌리 소모임 어떻게 꾸려가야 할까요?

 
산업자본주의는 ‘대도시’와 ‘화폐경제’라는 양 날개로 지탱되는 체제다.

이런 산업자본은 우리사회를 전문화·분업화시키면서 개인들을 더욱 분열시켜 놓았다. ‘우리’ 보다는 ‘나’를, 작은 일에만 분노하는 정글 속 도시인으로 내던져 놓았다.

지난 30일 충남여성정책개발원(원장 안정선)에선 분열을 넘어 연대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우리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모임이 이뤄졌다.

‘충남지역의 여성 풀뿌리 소모임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나?’라는 질문에 지역내 여성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편집자주>


‘관’ 보다는 ‘우리 삶’ 주도로
 
@민양운 (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

마을살이에 함께 하고 싶다면 일터 따로, 삶터 따로의 생활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이 양자가 일치되지 않고서는 힘들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마을만들기, 마을살이 같은 사업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열망이 있는 사람 3~5명만 있으면, 또 그 사람들이 중단하지만 않으면 사업은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사업들은 돈이 먼저 와서 하기는 힘들다. 사람이 함께하는 그룹이 먼저 만들어져야 서로 협동하고 나누면서 내공이 쌓이고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된다. 예산은 먼저 오는 것보다 나중에 오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돈과 관련, 리더들이 조심해야 한다. 회비는 당연히 필요하다. 관에서 동원하면 대우받고 먹을 것도 많지만 문제점이 드러난다. 때문에 월회비든 연회비든 1/n로 내야 한다. 대표가 돈을 모아오는 사람으로 비춰지면 조직은 무너진다. 자발적인 모습을 서로 보여줘야 한다.

중앙조직의 형태를 갖춘 전국 여성단체는 여성협의회와 여성연합이 있다. 꼭 한가지로 만으로 갈 필요는 없다. 연합회도 협의회도 아닌 단체들도 많다.

지역은 떡고물이 없어서 연대의 가능성이 많다. 관 주도보다는 우리 삶 주도로 가야한다. 내발적 발전이 가장 필요하고 관계에서 필수적이다.
 

모순이 있는 곳에 운동이 있다
 
@최선희 (아산 풀뿌리여성연대 대표)

모순이 있는 곳에 운동이 있다. 거기서 우리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어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과정에서 살다, 과정에 죽는다. 보다 낮은 곳에서 아픔을 알아야, 사람에 대해서 늘 귀중하고 존중감이 있어야 한다. 한국경제 과정이 내 삶이었다. 성숙도와 법 제정이 같이 가줘야 한다.

88서울올림픽 때 정부는 제대로 된 탁아소가 없다는 오명을 씻기 위해 ‘88탁아소’라는 정책을 급조한다. 이에 우리 여성단체연합은 탁아소운영에 관한 법률을 직접 만들어 입법청원을 요구하게 된다.

이후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게 된다. 당시 전국에 100여개 불과하던 탁아소는 이후 2700개로 급증하게 된다.

“내가 먹는 된장국에도 정치가 있다.” 세상 모든 일은 단독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구조가 복잡한 걸 싫어한다. 이 대목은 우리 여성들이 풀어나아가야 할 과제다. 특히 조직활동을 위해서는 풀뿌리 여성단체에 일하는 각 회원들의 품성과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는 식당에서 적게 나오는 단무지에 화를 곧잘 내지만, 정작 사회의 큰일에 대해선 나몰라라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왜 우리는 작은 일에만 분노하는가?”라는 단어를 곱씹어 봐야 한다.
 

‘지역사회 고민하자!’ 연대 시작
 
@권경숙 (서산 풀뿌리여성연대 대표)

갯벌생태연구모임, 놀이하는 사람들, 미소주부독서회, 뿌랭이 생활협동조합…
서산지역에는 작은 소모임들이 많다.

관심사가 서로 다른 모임끼리 함께 모여 지역사회를 고민해 보자는 취지로 연대를 시작했다.

9개 소모임이 모였고 소통하고 즐겁게 참여하는 소중한 시간들을 갖고 있다.

물론 정체성이나 지속적인 연대감 부분에 대해서는 반복되는 고민이 지금도 자주 등장한다. ‘가로림만, 물범을 만나러 가요!’ 가로림만의 물범은 우리나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해양포유동물이다.

이 아이템은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립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반목하던 주민들의 갈등을 다소나마 치유해주는 사업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한번 뭉치기는 쉬워지만 꾸준히 모이기는 어렵더라. 9개 단체가 한곳으로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고, 방향성이 모두 달라서 고민이다.
 

토종종자 지킴이 운영
 
@양수영 (청양 행복여성네트워크 대표)

먹거리를 공부하면서 ‘토종종자 지킴이’ 리더가 절실함을 토론하고, 청양토종종자 지킴이 모임에 관심있는 여성들로 모임을 결성했다.

우리는 모두가 리더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업무분장에 따라 팜파티 개최, 홍보담당, 도보여행 담당, 연락담당 및 서류 작성 등이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

지금은 관내 청양로컬푸드협동조합, 농가주부모임 등 다른 단체와 교류를 통해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일정한 틀속에서 만들지 않아 여기저기서 빈틈이 생기는 아마추어 생활이 지속되고 있다. 처음부터 계획을 잘 짰어야 하는데…

메르스와 가뭄 등으로 대외적 홍보가 미약한 것이 맘에 걸린다. 내년부터는 정회원으로 해서 5천~1만원 회비 받아 연간 계획을 세워서 사업들을 진행할 생각이다.


지역여성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차은정 (즐거운 서천을 꿈꾸는 여성연대 총무)

우리 모임은 30~40대의 젊은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꾸려졌다.
실제 지난 10년간 우리 지역사회에서 이렇다 할 모임을 보지 못했다, 다만 선거철 때 급조된 여성단체 빼놓고는…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서로 사는 얘기하고, 밥 먹으며 수다를 떨고, 편안한 맘으로 만났다.
‘연대’라는 단어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낮은 수준에 연대라는 것은 성에 차지 않는다. 어떤 주제로 어떻게 모여야 부담없이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이다.

너무나 많은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오늘 자리는 나에게 지역여성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공통점은 ‘엄마(mom)’
 
@조형란 (부여 토종종자지킴이 한 살림 대표)

지역에서 여성들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하고,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너무 기뻤다.
부여맘 카페 등 다른 단체에 있는 어머니들은 토종종자, GMO, 식량주권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본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슈퍼마켓에 가면 상품의 뒷면부터 보게되는 습관이 들게 됐다.

외식을 즐겨했는데 한 요리프로그램 때문에 집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생활의 변화가 왔다. ‘부여쌀 먹기운동’도 전개되었다.

한 살림 마을모임에서 부여맘 아기 엄마들에게 점심식사로 집밥을 대접 이벤트도 열었다.

비록 각 자조모임이 지향하는 목표는 다르지만, 모든 구성원들의 공통점은 ‘엄마(mom)’이다.
엄마이기에 알아야 할 것, 행동해야 할 것들에 대해 초점을 맞춰 만남을 이어갔으면 한다.
/김태신 ktx@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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