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케이블 방송인 올리브TV에서 방영한 한식대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말 그대로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나와서 요리 솜씨를 뽐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프로는 식당이나 개인의 음식자랑이라기 보다는 각 지역 대표로 나와 지역대결의 의미가 더 컸다.
이 프로그램 시즌2에서 충남 공주 수정식당이 우승을 차지해 충청남도 음식맛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렸다.
 
수정식당은 올해 충청남도 로컬푸드 인증식당 브랜드 ‘미더유’까지 선정되는 영광까지 거머쥐었다.
도민리포터가 한식대첩 우승자이자 미더유 인증까지 받은 공주시 계룡산 갑사 입구의 수정식당에 찾아가 음식자랑을 들어 보았다.

 

수정식당은 이곳에서 1985년 창업해 30년 동안 계룡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면서 음식솜씨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맛집 탐방을 위해 찾아오는 식도락가들에게도 알려져 오늘에까지 오른 것이라 한다.

 

식당 분위기는 아주 화려한 것도 아니면서 은근히 토속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방안 벽면에는 김태순 사장님이 한식대첩에서 우승한 당시의 참가 사진과 함께 텔레비전 방송 사진, 그리고 한식대첩 충청남도 대표 명패 등이 전시돼 있었다.
그리고 수정식당에서는 갑사로 MT를 오거나 워크숍을 진행하는 단체손님들을 위해 수정산장도 운영한다.
이 산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수정식당의 음식이 제공되므로 먹거리 걱정은 안해도 된다.
 

수정식당의 대표메뉴인 ‘수정별미정식’을 주문해 보았다.
김태순 사장님이 상차림을 해 주시느라 바쁘다.
 

와~
상다리가 휠 정도로 푸짐하게 마련된 수정별미정식이다.
수정별미정식은 버섯전골, 닭볶음탕, 더덕구이, 된장국, 도토리 버섯전, 해물파전 등과 각종 산나물로 차린 건강밥상이다.

 

이 음식은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더덕구이다.
마치 논산의 도리뱅뱅이처럼 차려져 있다. 비주얼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수정식당은 갑사로 가는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데 대개의 경우 절 앞에 있는 식당들은 비빔밥(산채비빔밥)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류의 음식으로 유명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정식당은 더덕구이와 버섯전골이 대표 메뉴다.
산속 깊은 곳에서 캐낸 은은한 향기가 일품인 더덕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더덕구이가 자랑거리다.
김태순 사장님은 한식대첩 출전 당시 준결승에서 더덕요리와 팥전으로 심사위원들에게 만점을 받았다고 한다. 더덕요리의 진수를 보여준 것이다.
 

닭고기 볶음탕. 매콤하면서 닭고기 맛이 얼큰하게 잘 우러나서 먹기에 좋았다.
 

된장찌개는 육류가 부담되시는 분들에게 좋을 듯. 토속적인 우리 된장에 호박과 파 송송.
풋고추와 붉은고추까지 있어 특유의 매운맛을 내 준다.
 

쌈채소 한접시. 브로콜리, 피망, 양배추와 배추속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웰빙이다.
 
수정식당은 이번에 한식대첩에 출연해 유명한 것은 아니다.
이미 충청남도권에서는 알만큼 알려져 있었는데 1996년에 대전에서 열린 <충청남도 개도 100주년 기념 음식축제>에 충남대표로 출전한 전례가 있다. 음식맛이 이미 정평이 나 있던터였다.
그리고 2001년 산(山)이라는 잡지에도 소개돼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쇠고기 버섯 전골찌개.
한우사골로 우려낸 육수에 한우 살코기와 표고버섯을 기본으로 해 팽이, 느타리, 새송이버섯과 호박, 고추, 대파, 쑥갓을 넣고 끓인 버섯전골은 맛도 맛이지만 건강보양식으로 최고다.
 

도토리 버섯전.
계룡산 깊은 골짜기의 도토리를 가지고 만든 전과 버섯을 이용해 함께 전을 만든건데 보시다시피 2층구조다. 간장을 찍어 소주 한잔 걸쳐도 좋겠다. 막걸리 생각도 난다.
 

두부와 호박부침. 정갈하고 깔끔하다.
두부에 장식돼 있는 붉은 고추와 쑥갓 잎이 두부의 존재를 더 높여준다.
 

도토리묵과 고사리, 시래기 무침과 풋고추 장아찌까지 밑반찬도 깔끔하고 정갈하다.
음식은 대체로 짜지 않고, 또한 엄청나게 화려한 것도 아니면서 담백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성 강한 산채백반집의 정식과도 다르고 도시인 입에 맞추려고 달고 짜고 강한 관광지 식당의 음식과도 차별화된 느낌이랄까.
 

김태순 사장님의 수정식당 자랑을 안들어볼 수 없다.
 
“처음에 식당 시작할 때 이미 여기저기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는 집도 많았어요. 그러니 주변에서 망할 것을 알면서 뭣하러 식당을 하냐고 걱정했죠. 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식당을 운영하고, 친정엄마로부터 배운 손맛을 잘 살려서 손님들에게 알린게 오늘날에 이르게 된것 같아요.”
 
수정식당의 미더유 인증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갑사에 오르시는 분들 꼭 한번 들러 몸 보양하시길 추천해 주고 싶은 식당이다.
 
미더유 공주 수정식당(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476-16)
예약전화 : 041-857-5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