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포구의 역사와 토굴새우젓 맛의 비법!
▲ 새우젓을 담그는 모습.
광천토굴새우젓의 탄생
원래 새우젓은 조랭이 또는 조쟁이라 불리는 항아리에 저장하는데, 여름에 부패해 고랑젓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고랑젓이 생기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故 윤병원 씨가 시험적으로 금광 폐광에 새우젓을 넣어 보았다가 김장철에 가보니 잘 숙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1960년대 고 윤병환씨가 토굴을 판 이후에 토굴의 효험을 체험한 마을 사람들은 연이어 토굴을 파기 시작했다. 토굴은 돌이 많고 물이 많이 떨어지는 곳이 좋은 곳인데 이러한 토질을 잘 고른 다음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사람의 노동력으로만 팠다. 이 토굴 속에 새우젓 독을 넣기 시작한 이래 광천새우젓은 토굴새우젓으로 소문나게 됐고 현재는 서해와 남해에서 잡은 새우를 이곳에서 저장해 광천토굴새우젓으로 재탄생하며 대표적인 새우젓 판매단지로 자리 잡았다.
옹암마을에서는 지금도 높이 2미터, 길이 100미터 가량의 40여개 토굴에서 새우젓을 자연 숙성시킨다. 가을 김장철이면 전국에서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데 그래서 예로부터 새우젓 하면 광천, 광천하면 새우젓의 대명사로 꼽히게 됐다.
▲ 저장독의 변화.
토굴새우젓의 유통
토굴새우젓의 판매는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국도를 꼭 경유해야 했기 때문에 더 활발히 이뤄졌다고 한다. 하지만 고속도로 개통 이후 전에 비해 판매량이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유통경로가 생겨나게 됐다.
새우젓의 판매는 연중 이뤄지지만 가을철에서 겨울철로 가는 9월에서 11월이 가장 성수기를 이루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점포마다 방문 및 주문판매가 많아져서 대다수의 점포가 가족과 친지 뿐만 아니라 인부들까지 고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점포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점포들이 단골들을 확보하고 있어 단골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인다. 최근에는 택배판매의 발달 등 유통방식이 변화하면서 방문판매뿐만 아니라 택배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인터넷 쇼핑, 홈쇼핑과 같은 유통방식들도 생겨나게 됐고 상점과 관광버스 기사들이 연계해 새우젓을 판매하는 방식과 광천토굴새우젓 축제를 통해 토굴새우젓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판매하게 됐다.
광천토굴새우젓 축제
특산물인 토굴새우젓을 주제로 매년 김장철이면 광천토굴새우젓 축제가 열리고 있다. 1996년부터 광천특산물상인조합이 주관하고 있다. 축제기간동안에는 여행사들이 젓갈구입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광천간 관광열차도 운행된다. 토굴새우젓 외에 까나리액젓, 어리굴젓 등 각종 젓갈류를 판매하며 매해 다채로운 공연행사도 펼쳐진다. 이때 관광객들은 토굴안을 구경하거나 새우젓을 구입하게 된다.
올해는 광천토굴새우젓축제가 개최된지 20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이다. 앞으로 20년 후 광천토굴새우젓과 그 축제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점차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광천젓갈의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예전만해도 광천토굴새우젓과 강경발효젓갈이 국내 젓갈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었는데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200년 전통의 광천젓갈의 외연이 줄어들며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젓갈시장의 최강자인 강경의 아성은 더욱 공고해지고 항포구를 낀 지자체들은 젓갈을 지역특화상품으로 내세우며 광천젓갈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다. 다음호에서는 국내 젓갈시장의 60%를 점하고 있는 강경젓갈의 생존전략을 배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