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 자연과 건강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산
백월산은 비교적 험하지가 않은 편이라서 산행이나 산책 등을 하기에는 수월한 편이다. 백월산의 등산코스는 월산 2구에서 출발해 산혜암, 천제단(팔각정), 정상, 석련사, 구항면사무소 방향의 코스와 구항면사무소에서 출발해 정상을 거치는 2개의 코스가 있다. 따스한 봄볕을 받고 있는 백월산에는 아름다운 산길과 숲길 사이로 기암괴석과 어루러진 용화사와 산혜암, 석련사 등의 자그마한 절이나 암자가 살포시 자리하고 있다. 월산암, 월산사 등으로 불리는 산혜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의 말사로 속해 있으며, 대웅전과 요사 한 동이 세워져 있는 전형적 암자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앞의 공덕비에는 언제부터 놓여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맣게 만들어진 만해 한용운 선사와 백야 김좌진 장군의 석상이 놓여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천년홍주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양지바른 돌담 밑에는 ‘월산성지(月山城址)’라는 표지석이 서있어 옛날에 산성이 있었음을 무언으로 증명하고 있다. 산혜암의 대웅전 앞뜰에 서면 확 트인 홍성읍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석련사는 백월산 서남향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통사찰 제52호로 지정된 천년고찰로 백제 무왕때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높은 석축과 아름드리나무가 역사를 증명해 주는 석련사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석양낙조는 황홀할 정도로 압권이다. 뜰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온 도량에 가득하여 항상 시원함을 안겨주며 원앙새, 소쩍새 등 희귀새들이 서식하는 정말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백월산의 또 하나 특징이라면 울창한 수목 숲길과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는 산새와 다람쥐, 청설모 등 희귀 동식물도 심심찮게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풍광은 주민들의 걷기운동이나 산책, 등산하기에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백월산에 오르면서 품에 안기는 홍성의 모습은 활기차고 온화하며,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시야를 탁 트이게 하는 환상적인 간월호와 천수만, 서해바다까지 펼쳐지며 한 눈에 들어오는 도심과 자연의 풍광이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답다. 백월산은 역사와 문화, 자연과 건강이 함께 어우러지는 산이다.
백월산은 정상까지 오르는데 산이 그리 높지 않아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산을 오르면서 홍성읍 전경에 시원스레 펼쳐지는 등 조망이 좋아 군민들이 많이 찾고 있는 산이다. 하지만 등산로에는 차를 이용하여 정상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등산객이나 산책객에게 위험스럽다고 전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또한 백월산에는 무속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명산으로 이름을 떨치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무속인이 아직까지도 눈에 띈다고 전한다. 홍성읍에 사는 한 주민은 “간혹 산에 오르면서 무속인들을 만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고 전하면서 “무엇보다 제물을 깨끗하게 치우지 않고 산 곳곳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월산리 주민 전아무개 씨는 “백월산은 중턱에만 올라도 홍성읍 등 주변의 시야가 너무 아름다운 데다, 곳곳에 기암괴석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는 참 좋은 산”이라며 “인근 마을의 주민들이나 청년회 등에서 정기적으로 산을 가꾸고 관리하기 위해 청소도 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인근의 용봉산이나 오서산처럼 홍성군에서 군민들의 쉼터나 휴식 및 휴양공간으로 백월산을 체계적으로 가꾸고 정비하는데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구항면에서도 산행을 즐기는 주민들과 백월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백월산 등산로 정비사업 등을 벌여 오고 있다.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등을 통해 구항면에서 시작되는 백월산 등산로 등산로 노면을 정비하고, 원주목으로 45계단을 설치하는 등 쾌적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한 등산로 정비사업 등에 힘쓰고 있다.
한편 주말이면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홍성의 용봉산과 오서산, 백월산을 찾고 있지만 정작 홍성의 진산으로 불리는 백월산은 등산객 등 손님을 맞이할 만한 편의시설이 부족하여 오히려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등산로 곳곳에 마련된 편의시설도 부족하지만 산을 오르는 동안 넉넉한 쉼터도 없다는 지적이다. 산 정상에 고작 의자 몇 개만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용봉산이나 오서산에는 외지의 등산객들이 주로 찾는다면 백월산은 군민들이 쉽게 찾고 편히 쉴 수 있는 편의시설 등의 보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요구다. 더불어 백월산은 군민들이 건강을 위한 산책과 삼림욕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산불예방 등의 차원에서도 중턱쯤을 둘러싸며 이어지는 둘레길이나 산책로, 소방도로 등의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충남도청신도시의 인구가 늘어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산을 찾고 걷기를 즐기는 군민들이 늘어날수록 백월산의 휴식과 휴양시설의 체계적 조성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근교의 산이나 숲길 걷기를 통해 건강을 다지는 인구가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올레길이나 둘레길 등 각종 등산로가 인기를 끌면서 산을 찾는 인구는 사실 이 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등산 인구의 증가는 현대인들의 지친 삶을 기댈 곳조차 찾지 못해 무기력에 빠질 때 자연은 우리들을 품어주고 씻어주고 활력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제 산의 가치가 주민들의 삶속에서 육체적·정신적 힐링으로 작용하는 시대라는 점에 주목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