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안면도까지 아름다운 해안 한눈에 조망
▲ 도비산에는 산책로와 전망대 등이 잘 조성되어 있다.
도비산의 정상에 도착하면 전망대와 함께 태안반도와 안면도가 그림처럼 펼쳐져 한눈에 들어온다. 서해바다가 넘실거리며 세계적 철새도래지인 천수만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아름답다. 서북쪽으로는 서산 시가지와 해미읍내가 품에 안기며 남북으로는 햇살과 바다 향을 머금고 있다. 지금은 천수만 간척사업으로 철새들의 쉼터가 되었지만 1970년대 말까지는 이곳 사람들의 젖줄인 갯벌이 펼쳐져 있던 청정지역이다.
도비산의 동쪽과 서쪽에는 차로 오를 수 있는 임도와 등산로가 잘 갖춰져 있어 해돋이·해넘이와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어져 있다. 산길을 걷다보면 동서방향에는 기암괴석의 바위 무더기가 벼랑을 이루고 있어 아름답게 어울린다. 특히 정상에서 북서쪽 능선에 자리한 바위들은 도비산을 제일의 명소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집채만 한 바위들이 수십 개가 모여 있어 그 자체로도 장관이다. 바위무더기의 서쪽 끝은 천연요새처럼 거대한 성문을 이루고 있다.
도비산 곳곳의 바위무더기와 벼랑은 잘 갖춰진 산책로와 전망대, 쉼터 등과 어우러져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손짓 한다. 간월호와 부남호를 사이에 두고 있는 도비산은 낮은 편에 드는 산이지만 주변이 확 트여 있어 날씨가 좋으면 아주 멀리 바다 섬까지 보인다. 내륙방향의 구릉지의 여유와 함께 시원하게 마음을 쓸어내리며 감상할 수 있는 한 폭의 그림이다.
도비산에서 일제시대 민족정기를 말살한다는 구실로 박은 것으로 추정되는 ‘쇠말뚝’이 발견됐다는 설명은 3월을 목전에 두고 또 다른 충격이고 아픔이다. 쇠말뚝은 정상에 세워져 있는 사각정 옆의 길이 15m 높이1.5m 크기의 바위에 모두 7개가 북두칠성과 비슷한 모양으로 박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도비산에서 맞는 해넘이 저녁노을은 서해바다와 함께 장관을 연출한다.
도비산을 찾은 인근지역 주민들은 가야산, 팔봉산, 부춘산, 황금산 등 주요 명산에 목재계단을 설치하는 등 등산로를 정비하여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알리고 있는 서산시의 모범적인 산림행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자랑한다. 이렇듯 지역의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도록 생활권 등산로를 조성하고 이에 대해 지속적인 정비를 추진하는 일은 곧 주민을 위한 행정이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산림 치유공간을 조성하고 테마가 있는 등산로 등을 조성하여 등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분명한 것은 도비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제일의 눈 맛은 정상에서 내려다 본 산 아래 너른 들판이다. 툭 터진 시야에 바라만 봐도 배부른 풍경이 한 가득이다. 홍성의 백월산과 용봉산, 오서산도 이처럼 사람들에게 산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을 제공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도비산을 내려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세운 절로 알려진 작은 바위섬에 있는 간월암(看月庵)을 둘러보는 것도 한 맛이다. 간월암은 밀물 때는 섬이 되고 썰물 때는 길이 열리는 바위섬이다. 간월암을 거쳐 남당항 주변에서 맛보는 새조개, 대하 등 해산물 맛도 일품중의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