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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금년도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오른 논산 '어육장'

전통된장을 연구해 온 논산 해담골에서 왕실과 양반가의 명품된장을 재현해 낸 이야기

2014.12.25(목) 15:35:18 | 만석꾼 (이메일주소:rlaakstjr69@hanmail.net
               	rlaakstjr6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논산은 전통적으로 강경포구를 중심으로 젓갈이 발달했습니다. 젓갈은 모든 반찬과 음식의 원재료로 쓰이는 아주 중요한 식품이기에 논산은 오래전부터 광천과 더불어 충청남도 젓갈문화의 쌍벽을 이뤄온 고장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강경포구에서 강경발효젓갈 축제가 성대하게 열리는 것도 전부 이런 전통의 맛을 이어온 이고장 시민들의 노력에 힘입은 것입니다.
 
그런 영향과 덕분일까요.
금년도 ‘맛의 방주’에 논산의 어육장(魚肉醬)이 등재되는 쾌거를 일궈냈습니다.
충남넷에도 독자님들을 위해 다른 도민리포터께서 맛의 방주에 오른 여러 음식들을 소개한 바 있는데 저도 이번에 맛의 방주에 오른 논산 어육장을 취재해 보았습니다.

어육장은 아직 한번도 소개된적이 없기 때문에 자세하게 취재하고 기사를 씁니다.
 
맛의 방주란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 본부에서 해마다 전 세계의 사라져 가는 전통방식의 음식을 발굴해 국제적으로 등재하고 영원히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사업입니다.
 

어육장을 발굴, 재현해 낸 논산 해담골 가는 길

▲ 어육장을 발굴, 재현해 낸 논산 해담골 가는 길


이번에 제가 취재한 어육장은 논산 해담골이라는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곳에서 발굴해 냈습니다.
물론 새로운 음식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강경 젓갈과 바다에서 나온 풍부한 해산물로 만들어 먹던 방식을 재현해 낸 것입니다.
 
혹시나 하여 미리 말씀 드리자면 어육장은 된장이 아니라 간장입니다.
 
어떻게 만들고 어떤 특징이 있으며 어떤 맛을 내길래 국제 슬로푸드 기구에서 인정해 주고 등재를 해줬을까요.
 
어육장을 만드는 과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맛의 방주에 오른 어육장. 이것이 이번에 맛의 방주에 출품한 어육장 원형 그대로인데 현재 발효중인 상태여서 겉 포장을 뜯지 못한채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 맛의 방주에 오른 어육장. 이것이 이번에 맛의 방주에 출품한 어육장 원형 그대로인데 현재 발효중인 상태여서 겉 포장을 뜯지 못한채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먼저 이 사진, 어육장을 만들기 위해 원재료를 넣어 발효시키기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이런 원재료를 독에 넣고 1년여간 발효시킨 뒤 간장을 추출해 내는 것인데 그중 일부를 이렇게 작은 용기에 표준형으로 꺼내 놓은 것입니다.
 

어육장 내용물중 대표적인 수산물인 민어

▲ 어육장 내용물중 대표적인 수산물인 민어
 

새우

▲ 새우
 

한우 사골뼈

▲ 한우 사골뼈

닭고기

▲ 닭고기
 

전복

▲ 전복


이 안에는 소고기 순 살코기가 들어 있는데 소고기 대신 꿩이나 닭고기도 쓸수 있습니다.
그리고 광어, 전복, 돔, 조기, 민어, 다시마, 새우, 두부, 등푸른 생선 등을 꾸덕꾸덕 말려서 넣습니다. 생강과 파 같은 채소도 들어갑니다.
 
이 재료들을 혼입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항아리를 땅 속에 묻은 후 다시마를 맨 밑에 깔고 그 위에 메주 한 덩이를 놓은 후 다시 소고기(기타 육고기)와 말린 생선을 올려 놓습니다.
그 위에 다시 메주를 덮고 또 그 위에 육고기와 생선을 넣고...
이렇게 켜켜이 메주와 생선류, 육고기류를 층층이 쌓는 과정을 거듭 반복해서 항아리를 채운 뒤 염수를 부은 후 밀봉을 해서 1년여간 발효에 들어갑니다.
 
1년이 지나는 동안 항아리 안에서는 발효균이 치열하게 움직이며 내용물들을 분해시키겠죠.
 
이제 1년이 지나 가르기를 합니다.
가르기란 고기류와 된장 등의 분리를 뜻합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화룡점정, 이 항아리에 용수를 박아 간장을 추출해 내게 되는데 이것이 대망의 어육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져 나온 어육장은 고기와 생선이 자연스럽게 배어 맛과 향이 보통 된장 간장과는 전혀 다릅니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날 뿐만 아니라, 인공조미료 완전 0%에 천연의 다양한 전통 식재료가 100%이니 요즘의 웰빙 트렌드에도 최고입니다.
 
아울러 용수를 박아 빼낸 간장 말고 된장도 최고급 맛을 내는 명품 중의 명품 된장이 됩니다.
육해공(陸海空) 재료가 들어가 어우러져 발효 된 된장이니 그 맛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육장은 궁중 장으로도 알려져 있는 전통 장입니다.
 

해담골 임은주께서 어육장 소개를 해주고 계십니다.

▲ 해담골 임은주대표께서 어육장 소개를 해주고 계십니다.
 

어육장에 들어가는 사골 국과 육수

▲ 어육장에 들어가는 사골 국과 육수
 

어육장의 간응 맞추는 강경젓갈

▲ 어육장의 간을맞추는 강경젓갈
 

앞으로 논산 어육장에는 작년에 맛의 방주에 등재된 연산오계를 넣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검은 닭고기가 연산에서 온 오계입니다.

▲ 앞으로 논산 어육장에는 작년에 맛의 방주에 등재된 연산오계를 넣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검은 닭고기가 연산에서 온 오계입니다.
 

어육장이 발효중인 해담골 뜨락의 땅속 항아리들을 임은주 대표가 보여주고 계십니다.

▲ 어육장이 발효중인 해담골 뜨락의 땅속 항아리들을 임은주 대표가 보여주고 계십니다.


어육장이 조선시대 궁중과 양반들이 주로 이용했던 반가식품이라고 했는데 그 문헌적 기록도 있습니다.
조선후기 여성 실학자인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생활경제 백과사전 <규합총서>에도 ‘그 맛이 아름답다’고 기록돼 있다고 합니다.
 
국제 슬로푸드 기구에서 맛의 방주 사업을 펼치는 이유는 사라져 가는 인류의 식문화를 계승하자는 차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육장이 사라져 가고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육장은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는 귀족 음식으로 서민들이 쉽사리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었습니다. 그만큼 어육장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잇는 사람이 적었고 옛 문헌에는 어육장이 소개돼 있으나 정확한 조리방법은 전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조리과정이 까다로와 보편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지 못했으며 일제 강점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그 원형이 계승되지 못해 현재 어육장을 제대로 담그는 사람이 소수에 그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어육장은 육해공 농수축산물을 발효시켜 얻은, 일반 장류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기능성 식품이며 생선과 고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상온에서 발효하는 장류와는 달리 발효과정이 무척 까다롭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온도변화가 크지 않은 땅속에 묻어두고 저온으로 오랜 기간 숙성을 시켜야 함은 물론 번거로움과 수고로움이 컸기에 대를 이어 어육장을 생산하려는 이들이 줄어들고 어육장도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 충남 논산에서 이를 찾아내 새로이 육성 발전시킬수 있는 길을 텄으니 정말 다행인듯 합니다.
앞으로 해담골 임은주 대표님을 중심으로 명품 논산 어육장이 대한민국 최고의 어육장 메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해담골은 어육장 뿐만 아니라 임은주 대표님이 이미 20년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5년전부터는 된장, 집장, 고추장, 딸기고추장, 간장 등을 담가 오셨다고 합니다.
 

해담골에서 논산만의 특별한 어육장을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 식재료들.

▲ 해담골에서 논산만의 특별한 어육장을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 식재료들.


이것이 현재 해담골이 어육장에서 힌트를 얻어 샤로 개발한 퓨전형 어육장 재료들인데요 전부다 논산에서 나는 농수축산물로 준비돼 있습니다.
 
아무쪼록 해담골에서 어육장과 함께 다른 장류도 맛있게 만들어 무궁무진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하며 취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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