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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예산사람들만 모르는 생태교육 1번지

내포생태교육연구소 전국서 관심… (주)니스 제주도에도 지사 설립

2014.10.27(월) 11:50:16 | 무한정보신문 (이메일주소:jsa7@yesm.kr
               	jsa7@yesm.kr)

19일, 예산군 대흥면 예당저수지가에 자리잡은 (사)내포생태교육연구소가 소요하다. 평소 주민들과 일부 낚시객들만 가끔씩 오갈 뿐, 한산하기만 하던 2차선 도로 양쪽으로 긴 주차대열이 늘어서 있다. 1년 중 연구소의 가장 큰 행사인 생태교육축제 ‘제11회 얘들아 나무랑 놀자’가 열리는 날이다.

전날부터 열린 축제는 이날 절정에 이르러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로 북적인다. 1년동안 진행돼온 생태교육과정이 각종 전시와 체험, 해설, 공연 등의 형태로 공개되는데, 현장에서 이 모두를 움직이는 힘은 오로지 아이들에게서 나온다. 교사들은 뒤에서 지켜보다 가끔씩 응원하면 그 뿐이다.

내포생태연구소 복도에는 한나절 둘러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생태학교 아이들의 활동상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 무한정보신문

▲ 내포생태연구소 복도에는 한나절 둘러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생태학교 아이들의 활동상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 무한정보신문


ⓒ 무한정보신문

▲ ⓒ 무한정보신문


올해 축제를 이끌고 있는 6기부터 13기(6세~중학생) 100여명의 아이들은 이틀내내 제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즐겁게 해 내고 있다.

생태교육은 자연과 더불어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을 키워내는 과정이라는 연구소의 철학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100여명 아이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발현된다. 이틀동안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수는 어림잡아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새천년이 시작된다며 온세상이 들썩이던 2000년, 예산읍 산성리 상가 2층에 세를 들어 시작한 생태학교 ‘나무’의 역사가 어느덧 14년이 됐다. 그 사이 (사)내포생태교육연구소(소장 정재근)가 설립됐고, 이곳 대흥에 둥지를 틀었다.

‘생태교육’이라는 표현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꾸준하게 아이들과 호흡하며 교육과정을 연구, 개발해온 정재근 소장과 연구소는 이 분야에 있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지도자과정은 전국 각지에서 오는 숲해설가와 유아교육종사자들로 채워진다. 생태학교 ‘나무’에 참여하는 아이들 가운데 80%가 외지에서 오고 있다.

연구소가 개발한 생태교육 교재와 교구 등을 제작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주)니스는 가까운 지역부터 멀리 제주도, 강릉, 포항, 김해 등에까지 35개 지사를 두고 있다.

무엇이 많은 이들을 시골에 있는 이곳 연구소를 주목하게 하는 걸까?

“생태교육이 유행처럼 됐지만, 우리 연구소에서는 단순한 체험이나 해설, 일회성 교육, 수퍼마켓식 교육을 지양합니다. 주제가 있고 깊이있게 다루는 프로그램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주체적이고 건강한 삶을 꾸리는 과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일산에서 살면서 아이 둘을 이곳 생태학교에 보내다가 자신도 지도자 과정을 밟은 뒤 2년 전에는 아예 예산으로 이사를 왔다는 씨앗(생태학교 ‘나무’에서는 모든 교사와 아이들이 자연이름으로 부른다) 구지은 교사의 설명이다.

연령대에 맞춰 모두 9단계로 돼 있는 생태학교의 교육과정은 △애벌레놀이터(6~7세) △상상숲어린왕자(초1) △꼬마숲모험가(초2) △숲속친구들 1, 2, 3단계 △에코사이언스(5~6학년, 생태과학) △에코소피(중학교, 생태철학)로 나뉘어 있다. 한달에 두 번,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종일 진행되는 학교는 강제사항이 아님에도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4~5년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일 열린 생태교육축제에서 아빠와 아이가 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 내포생태교육연구소

▲ 19일 열린 생태교육축제에서 아빠와 아이가 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 내포생태교육연구소

ⓒ 내포생태교육연구소

▲ ⓒ 내포생태교육연구소


“공부만 잘한다면”다른 문제는 다 알아서 해결해주겠다는 세태와 달리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줄 알고, 자연의 원리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과 지혜를 키워주고싶어 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먼길 마다않고 이곳에 주말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라고 한다.

가까이는 서산, 아산, 천안부터 멀리 진천, 일산등지에서도 오는 아이들이 여럿이다. 서울에서 오는 한 가정도 ‘나무’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전날 예산에서 숙박을 하고 있다.

매년 12월 말부터 1월초 사이 신입생 모집은 반에 따라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인기지만, 정작 예산아이들은 많지 않아 20명 안팎만이 꾸준하게 참여하고 있는 정도여서 아쉬움을 준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여러 학부모들은 “아이가 생태학교만 다니고 싶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아이들의 바람은 그렇게 빨리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상설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던 정재근 소장은 실현시기에 대해 “언젠가는”이라며 말을 줄인다.

생태교육의 일번지로 연구소의 위상이 높아지고, 학부모와 아이들의 성원과 전국 35개 지사를 거느린 사회적기업도 운영하고 있지만 폐교만 늘어가던 우리지역에 학교가 세워지는 것은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다만, 현재 전국 여러 유아교육기관에서 (주)니스를 통해 생태교재와 교구를 구입하고 연수를 통해 내포생태교육연구소의 교육철학을 공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니, 정 소장의 말대로 “더 많은 아이들이 생태교육을 통해 생태주의를 실현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보탬이 되는 연구소”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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