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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사람(人)+나무(木)=휴(休)

공주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2014.10.22(수) 11:20:04 | 오르페우스 (이메일주소:poet314@naver.com
               	poet314@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나무휴 1

올해로 6회를 맞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옆으로 자라는 나무"라는 주제로 11월 30일까지 공주 쌍신공원 일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요즘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한 지역 축제와 단풍놀이 때문에 주말마다 행사장과 관광지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리는데요. 아쉽게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찾는 발길은 뜸한 것 같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야외전시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 글을 써봅니다.

사람나무휴 2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고 있는 쌍신공원으로 들어서자 자연 갈대밭 가는 길 표지가 보입니다. 저는 백제큰다리 밑으로 난 보행도로를 따라 곧장 가지 않고 금강변의 갈대밭 길을 선택했습니다. 금강과 갈대와 울퉁불퉁한 흙길을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주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나무휴 3

눈부시게 빛나는 갈대밭에 공처럼 놓인 작품은 작가 성백의 "이공"입니다. 조형물의 외벽에 담쟁이가 자라도록 하여 인공적인 공간이 자연적인 공간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기능도 합니다. 예술작품은 난해성 때문에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거리가 비교적 넓은 편인데요. 작품에 대한 설명이 꼼꼼히 되어 있으니 아이들에게 "옆으로 자라는 나무"의 의미를 설명해주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나무휴 4

영국 작가 제임스 에드워드 토윌리스의 작품 "MC2=E(나무/인간/바위=에너지)"입니다. 작가는 관람객이 나무를 감싸고 있는 바위를 형상화한 사각의 큐브 속에 들어가면 곧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관람객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이 재미있습니다.  


사람나무휴 5

두꺼운 철판을 잘라 두 사람의 형상을 만든 작품은 작가 허강의 "자연으로부터 - 그리움을 새기다"입니다. 작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역사의 상처를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게 함으로써 다가올 미래의 희망을 보여줍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희망을 노래하는 두 형상은 원래 하나에서 둘로 나뉘었으니 같은 형제이자 같은 민족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나무휴 6

프랑스 작가 베티노 프란치니의 작품 "안"입니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위적인 공간인 안과 자연을 재결합하게 하여 자연을 존중하게 합니다. 우리가 진실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인간의 욕망과 귀환하고 싶어 하는 자연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나무휴 7

2012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서 1,5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제작한 "강물 따라 - 희망의 소리"라는 작품입니다. 어린이들의 소망이 담긴 종을 매달아 탑을 만들었는데요.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종이 제각각의 소리를 내다가고 하나의 화음을 이루기도 합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아름다운 종소리를 듣고 있으면 현재와 미래를 소통하는 어린이들의 메아리 같습니다.

사람나무휴 8

고승현 작가의 "백년의 소리 - 비단내 가야금"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의 소리를 들려주는 자연을 가야금으로 형상화한 작품인데요. 도시 생활의 소음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생명력이 넘치는 자연의 소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작품 같습니다. 저는 가야금의 줄을 튕겨보며 나무가 들려주는 생명으로 가득한 소리에 귀기울여 보았습니다. 또한 현대인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람나무휴 9

스페인 작가 티우 키르시푸의 작품 "하나의 세상"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우리는 자연을 훼손시켜 도시를 건설하고 그곳으로 끊임없이 이주함으로써 자연에서의 삶을 잃어갑니다. 작가는 반쪽나무와 자동차를 통해 모두가 하나의 세상에서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듯합니다. 관람객들이 자동차를 떼어가서 속이 상하다고 관리자는 말했지만 한편으로는 매연을 뿜어내는 자동차를 사라지게 하여 자연을 되살려주고 싶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나무휴 10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출품작들을 관람할 수 있는 아트사파리 트랙터가 보입니다. 작품들 사이에 정차되어 있는 트랙터도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가족 여행을 한층 더 즐겁게 만들어줄 아트사파리를 타고 금강변을 달리며 작품을 감상하는 생각을 해 보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맑은 하늘을 한가득 담고 있는 이스라엘 작가 에훗 쇼리의 작품 "모델 성장"입니다. 작가는 동일한 방식으로 뻗어가는 생명나무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운데 나무의 기둥을 형상화한 곳에서 분수가 가동되는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사람나무휴 11

독일 작가 로져 리고스의 "누에고치 풍경'입니다. 나무의 몸통을 감싸고 있는 누에고치 속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니 노을 빛에 따뜻한 보금자리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생명을 꽃피우는 꽃봉오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숲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제작했다는 작가는 "누에고치 풍경"을 통해 자연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나무휴 12

축구공처럼 굴러다니는 나무가 있을까요? 채송화 작가는 "구르는 나무"를 통해 자연 속을 유유자적하며 굴러다니는 수평적인 관계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높이 치솟는 빌딩숲의 수직적인 폭력성이 아니라 수평적인 토지 위를 마음껏 굴러다니다가 어느 곳에서든 꽃피우고 열매 맺는 나무의 여행을 상상해 봅니다.
 

사람나무휴 13

인도 작가 라만 나그나스 아도네의 "그늘 속 꽃"입니다. 거대한 숲의 그림자 속에서 말해지지 않은 증식의 의지와 개화를 기다리는 보이지 않는 꽃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키가 큰 나무 아래에서 조용하게 자라는 작은 나무들을 나무 그늘의 형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무의 그림자를 시뮬라크르의 개념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사람나무휴 14

공주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팡파르를 울리는 강희준 작가의 "젊은이들을 위한 팡파르"입니다. 금관악기인 트럼펫을 나무로 제작하여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나무의 생명력을 우리에게 불어넣고자 한 것 같습니다.  
 

사람나무휴 15

우리의 전통 민요 아리랑을 비엔날레 작품으로 활용한 이응우 작가의 작품입니다.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민요를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부르는 아리랑"을 환원함으로써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시각화하는 사유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나무휴 16

참여 작가 38인의 작품을 관람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연의 가르침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에 눈부시게 흔들리는 금강변의 갈대숲과 어우러진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주는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금강과 갈대숲이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늦은 오후도 좋고, 가족과 주말 나들이 코스로 다녀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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