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도정뉴스

가을이 즐거운 국내 최고 체험지 ‘소랭이 마을’

2014.10.07(화) 20:08:1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가을이즐거운국내최고체험지소랭이마을 1


입춘 절기가 한참 지났음에도 가을이 오는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관련 기사 2면〉

철근과 아스팔트로 만들어진 도심 속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은 탓이다. 도심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을의 모습은 전적으로 시각과 촉각에 의지한다. 간혹 긴소매 카디건을 걸친 아가씨들의 패션에서나 새벽녘 쌀쌀함에 찾게 되는 이불 더미에서 가을을 느끼는 게 전부다.

소랭이 마을을 찾은 지난 18일 새벽, 쌀쌀함에 잠이 깼다. 평소 이불 없이 숙면을 취했건만, 이제는 가벼운 옷차림만으로 이른 아침을 견디는 일이 만만치 않게 됐다. 서둘러 이불 속으로 들어갔으나 잠은 이미 달아났다. 창을 열고 새벽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니 여름이 이미 기울였음을 알게 됐다. 가을이었다.
 
가을 모든 것이 담겨진 마을
 
공주 소랭이 마을은 천지가 가을이다. 가을의 흔적은 소랭이 마을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발견된다. 좁은 국도를 따라 펼쳐진 산야는 다홍색으로 퇴색하기 시작했고, 계단처럼 곳곳에 자리 잡은 다랭이 논은 에메랄드빛의 성숙함을 드러낸다.

아직 가을의 초입인데도 색이 이리도 곱다니 왠지 모를 감격에 빠져든다.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계절의 분수령 속에 마음도 덩달아 조급해진다. 아차 하면 지나칠 가을의 찰나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자 이내 곧 사라질 것들에 대한 애절함이 밀려온다.

소랭이 마을에 도착하면 가을의 아름다움이 비단 보이는 것에만 있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곳의 가을은 코끝에서부터 시작한다. 사방에서 밀려오는 바람에 묻어난 짙은 밤나무향기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든다. 마음을 가다듬고 향기의 출처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봐도 소용없다. 마을이 곧 밤나무 숲이자 밤나무 숲이 곧 마을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칫 정신을 놓고 있으면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상실한다.
 
알밤도 따고 홍길동도 만나고
 
“가장 힘든 일이요? 방문객들이 너무 많이 오셔서 쉬는 날이 없는 게 가장 힘들죠”

소랭이활성화센터는 즐거운 몸살을 앓고 있다. 예약 손님만 받고 있는데도 체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소랭이 마을을 찾은 날이 목요일이라 체험객이 없을 것도 싶었는데 이날도 서울 서부농협 주부체험단 90여명이 단체로 찾아왔다. 마침 이들 모두 알밤 줍기 체험에 나선 터라 활성화센터는 조용했다.

“1만원만 내면 밤 줍기 체험을 통해 얻은 알밤 3㎏을 챙길 수 있고, 2만원이면 4㎏을 챙겨갈 수 있으니 여간 좋지 않나요?”

소랭이마을 박경 사무장의 자랑이 이어졌다.

“우리 소랭이 마을을 찾는 분들은 대부분 재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워크숍을 비롯해 세미나, 축구 동호회, 동창생 모임 등 다양한 단체 방문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흡족하게 돌아가시지요.”

매년 가을을 앞두고 소랭이 마을은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장소가 된다.

소랭이 마을은 공주 7개리 26개 마을이 하나를 이룬 농촌체험 마을로 농가 60%가 밤나무를 재배할 정도로 알밤으로 유명하다.

소랭이 마을의 본격적인 즐거움은 밤나무 숲길에서 시작된다. 마을 전체의 80%가 산으로 이뤄져 있고 밤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다. 바쁜 일상에 심신이 지쳤다면 밤나무 숲길은 꼭 둘러봐야 하는 명소다. 숲길을 지나다 보면 집집에 웃는 모양의 벌통을 구경할 수 있다. 밤꿀이 담긴 귀한 벌통이다. 인심 좋은 주인을 만나면 밤꿀 맛을 볼 수 있을까, 행여나 하는 마음에 한동안 집 앞을 서성여도 좋다.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홍길동 발자국이 새겨진 바위도 만나게 된다. 보통 사내 발보다 약간 큰 발자국 모양이 바위에 새겨져 있는데, 홍길동이 축지법을 쓰다 발자국을 낸 것이라 전해진다.

19대 숙종대왕이 내린 효자비도 있다. 한겨울 잉어를 먹고 싶다는 병든 어머니의 원을 들어주기 위해 얼어붙은 개울가에서 무릎 꿇고 기도드린 효자의 이야기다. 효자의 무릎이 닿아 개울 얼음이 녹았고, 그 구멍에서 잉어를 구해 어머니의 병을 완치시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효자비를 꼭 찾아가자. 

무엇보다 가을철 밤줍기 체험은 필수 코스다. 영양가 높고 탐스러운 밤을 직접 수확하고 싶다면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 저렴한 가격에 맛 나는 알밤까지 얻을 수 있는 체험은 흔치 않다.
 
추억 한가득 맛 한가득
 

소랭이 마을의 또 다른 즐거움은 소랭이활성화센터에서 만난다.

활성화센터 1층에는 추억의 교실이 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래된 풍금과 낡은 나무책상, 녹슨 갈탄 난로가 오는 이를 반긴다. 이 교실은 기억의 잡동사니로 가득하다. 부모님 시대의 전통놀이를 비롯해 옛날 교복과 교련복, 이제는 사라진 산수와 바른생활 교재가 놓여있다. 못난이 3남매 인형도 반갑고 쫀드기와 종이인형 등 추억의 놀잇거리도 정겹다. 참고로 교복체험이 가능하다. 2층에는 70년대 구멍가게의 정서를 맛볼 수 있는 ‘소랭이상회’가 영화 세트장처럼 마련돼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잊힌 추억을 떠올리기엔 충분하다.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인지 센터를 찾는 단체 중 동창회가 유난히 많다. 올가을 동창회를 준비한다면 소랭이활성화센터를 찾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풋살 동호회도 많이 찾는 이들 중 하나다. 센터 앞마당에 풋살장이 잘 꾸려져 있어 맘껏 운동하기에도 제격이다. 센터 주민과 흥정만 잘하면 풋살장 사용료는 일정 할인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넓은 운동장과 야외 공연장, 어린이 놀이터가 잘 구비돼 있다.

먹거리 체험도 즐겁다. 밤 전분을 넣은 밤부침개는 고소하다 못해 단맛을 낸다.

여기에 공주 알밤주를 곁들이면 그만이다. 소랭이활성화센터 식단은 단체 20명부터 예약이 가능하며 소랭이정식으로는 밤영양밥과 청국장, 밤묵, 밤파전 등이 나온다. 야외에는 바비큐 시설도 마련돼 있다.
 

소랭이활성화센터
 
주소 : 충남 공주시 정안면 월산리 393 (구)월산초등학교
예약 및 문의 : 041-852-8250
홈페이지 : www.soraengi.com
 
/박재현 gaemi2@korea.kr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