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수덕사 템플스테이로 충남과 통하다

2014.07.16(수) 09:01:3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태~권~”      프랑스 남부 칸느지역 태권도 수련생 26명이 박문수·한천택 사범의 인솔로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2주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템플스테이와 전통문화체험을 할 예정이다. 예산 수덕사를 찾은 수련생들이 대웅전 앞에서 태권도 품세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태~권~” 
프랑스 남부 칸느지역 태권도 수련생 26명이 박문수·한천택 사범의 인솔로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2주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템플스테이와 전통문화체험을 할 예정이다. 예산 수덕사를 찾은 수련생들이 대웅전 앞에서 태권도 품세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 태권도 수련생들
전통문화 찾아 한국으로

 

수덕사템플스테이로충남과통하다 1

“너와 내가, 삶과 죽음이, 세계는 둘이 아니라 모두 하나입니다. ‘나(여러분)’는 이 세상을 즐기고 존중받아야 될 가장 고귀한 생명입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수덕사 능혜스님(템플스테이 지도법사)의 손바닥이 옆에 서있던 에밀리(Emily·여·프랑스)의 가슴에 닿았다.

그 순간 자리를 함께 한 모든 사람 가슴속에선 알 수 없는 ‘뜨거운 기(氣)’가 솟아올랐다.

지난 1일 덕숭총림 수덕사(修德寺) 대웅전 앞.
태권도복을 입은 파란 눈의 외국인들은 스님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프랑스 남부 칸느지역에 사는 태권도 수련생들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프랑스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박문수(54)·한천택(56) 사범의 제자들이다.

모두 26명.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나이와 직업은 모두 다르다.

최고령인 58세에서 10대까지, 변호사에서 학생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태권도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가 하나다.
능혜스님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한국불교의 대선사인 만공스님이 해방 뒤 무궁화 꽃에 먹물을 묻혀 쓴 글이 바로 수덕사 전각에 걸려 있는 ‘세계일화(世界一化)’입니다. 즉, 세상은 한 송이 꽃과 같다는 뜻이죠.”
수련생들은 알 듯 모를 듯한 스님의 말씀에 생명 그 자체의 존재로서 숙연함이 느껴졌다.

이들이 머물고 있는 수덕사의대웅전(국보 제49호)은 충렬왕 34년(1308년)에 건립된 것으로 현존하는 국내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됐다.

“땡~~ 땡~~”
오후 5시30분.
공양 종소리가 울리자 모두 공양간으로 발걸음을 분주히 옮겼다.

오늘 공양은 잡곡밥에 백김치, 감자볶음, 샐러드, 열무김치, 고추장이 저녁으로 나왔다.

“공양시간에는 웃거나 떠들면 안 돼요. 특히 가져간 음식은 절대 남기면 안 돼요.”
스님의 말씀에 수련생들은 말잘 듣는 초등학생이 돼 버렸다.

서로 몸짓, 손짓으로 얘기하고 눈웃음으로 화답했다.

음식을 남길까봐 걱정된 이브(Mercadal Yves·58·철도청 근무)는 평소 식사량의 절반만 담아온 뒤 접시를 깨끗히 비웠다.

“아이고, 힘들어 여기선 밥 먹는 것도 수행이네요. 그래도 재밌네요~” 공양간을 나온 이브의 첫마디다.
이브의 한국행은 벌써 4번째다.

박 사범이 지난 2000년도부터 시작한 한국방문 프로그램에 시간이 생길 때마다 함께 했다.

박 사범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프랑스 국가대표 코치로 활동하다 현지에 눌러앉았다. 근 30년째 프랑스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정착당시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제자들이 운영하는 도장까지 합해 800명의 수련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인생의 절반을 프랑스에서 살다 보니 한국과 정서적으로 다른 점도 많단다.
한번은 훈련을 게을리 하는 제자들에게 단체기합을 준적이 있다.

그런데 제자 중 말베흐(Malbert ·75·변호사)씨를 나이가 많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열외시키려하자 “NO! master.(싫다)”라며 거부하며 끝까지 함께 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말베흐씨는 나중에 사무실로 찾아와 “마스터, 나는 차별받는 것이 싫다. 태권도인으로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해 달라”는 모습에 당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오후 7시.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명상시간’.
수련생들은 6시20분 템플스테이 숙소 앞에 모였다.

명상 장소는 덕숭산 정상에 위치한 ‘정혜사’.

정혜사는 하안거(夏安居·3개월)에 들어간 스님이 20여명이 참선하는 곳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프랑스 수련원들을 위해 개방됐다.

정혜사까지는 벽초스님이 혼자 만들었다는 1080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약 40분. 선방에 도착하자 온몸에선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정혜사에 도착하자 선방 앞마당에는 붓다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 나무’가 이들을 맞이했다.

“쉿! 조용. 이곳에선 말하면 안 돼요. ‘나는 누구인가?’ ‘나를 버리고 내가 곧 자연이라고 생각해요.’”
가부좌를 튼 수련생들은 곧바로 명상에 잠겼다.

모기가 물고, 온몸이 쑤셔도 무념무상에 빠져들며 사찰의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다음날 아침 수련생들은 108배 등 템플스테이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부여 낙화암으로 떠났다.

 /김태신 ktx@korea.kr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