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째 이어온 초례상 팥씨
수원에 살던 금령 김씨 가문의 처자가 스물한살 되던 해 예산의 고성 이씨 집안으로 시집을 오면서 가져왔던 팥이다. 시어머니는 이 붉은 팥과 재팥을 해마다 텃밭에 심어 그 종자를 오늘날까지 지켜왔다. 올해로 시집온지 41년째, 3남매를 낳고 기르느라 62세의 나이가 된 김씨는 3년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뒤를 이어 이제는 자신의 손으로 팥을 심는다고 한다. ‘바느질하는 사람들’ 김영숙 강사는 “신부가 첫밥을 지을 때 친정에서 가져온 찹쌀을 넣는다. 이는 ‘찰지게 잘 살으라’는 의미가 있다. 초례상에 올린 팥도 반드시 솜을 덮어 가지고 오는데, 이는 ‘솜처럼 훈훈하게 부자가 되라’는 의미가 있다. 이렇듯 친정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팥을 시어머니가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이어온 것은 혼례에 담긴 어른들의 정성과 기원을 보여주는 감동스토리다”라며 “팥을 보내주신 주인공의 마음이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회원과 관람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