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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청소년에 대한 무관심 놀라울 정도”

꿈꾸는 공작소 서천군청소년문화센터<br>방과후 아카데미 통해 아이들에게 꿈을…

2014.05.06(화) 13:19:23 | 뉴스서천 (이메일주소:clxk77j@naver.com
               	clxk77j@naver.com)

▲ 서천군청소년문화센터 직원들(앞줄 왼쪽부터 구남욱 한상규 관장 장명훈 박효준, 뒷줄 왼쪽부터 조선예 신애영 안상숙 이나래).

▲ ▲ 서천군청소년문화센터 직원들(앞줄 왼쪽부터 구남욱 한상규 관장 장명훈 박효준, 뒷줄 왼쪽부터 조선예 신애영 안상숙 이나래).


최근 세월호 참사로 많은 청소년들이 미처 피지 못한 꽃봉오리로 죽어간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역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천군청소년문화센터(관장 한상규)를 찾아 그곳 사람들과 그들이 생각하는 지역과 청소년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봤다.
지난 2011년 봄의마을 준공 후 문을 연 청소년문화센터는 그동안 방과후아카데미, 문화예술프로그램, 청소년동아리활동, 체험활동, 지역사회연계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며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제2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YMCA가 서천군청소년문화센터 위탁운영업체로 선정되면서 가장 먼저 부임해 개관 준비를 하느라 맘 고생했던 한상규 관장과 프로그램 기획 운영은 도맡아 하던 조선예 팀장이 동분서주하며 노력한 덕분에 지역청소년들의 사랑방으로 자리잡으며 직원도 8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서천 청소년의 꿈을 디자인한다’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방과후아카데미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목표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과 소통·교육·체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상규 관장은 “처음에 지역기관이 아닌 서울YMCA에서 위탁받았을 때 안좋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 힘들기도 했다”며 “지금은 청소년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실 것 같다”면서 그동안의 고충을 내비쳤다. 또 “지난해에는 센터가 개관한 지 2년여 정도 밖에 안됐음에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며 “지역과 지역후배들을 사랑하는 지역출신의 직원들도 많아 지역청소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청소년에 대한 무관심 놀라워요”

청소년문화센터 직원들은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청소년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가을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하지 말자는 취지로 추진한 착한가게 캠페인을 벌이며 서천읍내에 있는 업소들을 방문했는데 그중 50%정도가 “그런 걸 왜 하느냐”, “내가 술을 팔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며 무관심을 넘어선 청소년이고 뭐고 돈만 벌면 된다는 반응들에 너무 놀랐다고 한다.

장명훈 팀장은 “아이들만 문제아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어른들도 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켜야한다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에게 투표권이 있었다면 이렇게 소외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래 청소년지도사는 “한 번은 교복을 입은 학생이 담배를 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가게에 들어가 ‘이 학생 신분증 확인했냐’고 물으니 ‘무슨 상관이냐’며 도리어 화를 내더라”며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술, 담배를 파니까 아이들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회계업무를 맡고 있는 구남욱씨는 “노인복지쪽은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똑같은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들은 공부만 강요당할 뿐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며 “일례로 노인복지관에는 셔틀버스가 시간대 별로 운행되고 있지만 교통이 불편한 지역의 청소년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을 마치고 늦은 시간 귀가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차량지원은 미흡하다”며 청소년들에게도 관심 가져주기를 부탁했다.
조선예 팀장도 “서천이 자연환경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친환경적인 곳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청소년들의 생각도 들어줬으면…”
최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청소년문화센터 임직원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가까이에서 항상 청소년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들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여는 아이들과 같이 대입을 목표로 공부하다가 대학 졸업 후 다양한 직업에 종사한 경험을 가진 청소년지도사 장명훈 팀장은 “보통 청소년들과 비슷한 청소년기를 보내며 방황도 해보고, 적성과 전혀 무관한 분야를 전공하고, 게임중독에 빠졌던 시절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 줄 수 있다”며 방황했던 과거의 시간들을 당당하게 밝혔다.

그리고 “이번 사고로 모든 수학여행과 체험활동들을 전면 취소하면서 그 누구도 당사자인 청소년들에게는 생각을 묻지 않았다”며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기도 하고 어른스럽다”고 피력했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생각과 말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훈련받아오던 아이들이 위급한 순간 어른들은 말만 믿고 따르다 죽어간 이번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로 인한 피해가 또 다시 청소년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데에 따른 불만을 내비친 것.

“색안경 끼고 보지 말아요”
방과후아카데미 1학년 스케줄매니저, 즉 1학년 담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안상숙씨는 “방과후아카데미에는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맞벌이부부의 자녀들이 많이 오는 편인데 일반 가정 아이들과 똑같다”며 “변화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들을 배운다”고 말했다.
한상규 관장은 “청소년문화센터가 봄의마을에 있으니 당연히 주변에 아이들이 몇몇씩 모여있을 때가 많다”며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어른들은 ‘또 저것들이 모여서 담배나 피는 거 아냐’하면서 색안경을 끼고 볼 때가 많다”고 청소년들을 대신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듯 아이들도 그저 함께 있는 것 뿐”이라고.

또 센터 사람들은 학교에서 적응을 못하고 학교폭력 등 문제를 일으켜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게 된 한 학생을 떠올리며 “이곳에 오면 그저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여느 학생들과 똑같은 아이였는데 학교만 가면 문제를 일으켰다”며 “이제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학교나 주변 사람들이 감시나 관리의 시선이 아닌 좀더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을 가져줬다면 또 한 명의 지역아이를 놓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며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리고 박효준 프로젝트 매니저는 왕따의 상처를 극복한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해 의기소침해 있던 한 학생이 방과후아카데미에 참여해 또래들과 시간을 보내고 센터 직원들이 엄마처럼 품어주면서 이제는 자신의 주장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찾았다고 한다. 직원들은 “청소년문화센터에 오면 그저 문제아로 보지 않고 똑같은 시각으로 봐주는 것만으로도 밝아지고 활발해지는 아이들이 많다”며 “아이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부탁을 전했다. 

“아이들에게 전화하면 그냥 길에 있대요”
또 지역아이들이 갈 곳 이 없다는 문제점도 토로했다.
직원들은 “아이들이 뭐하고 있나 궁금해 전화해보면 ‘그냥 길에 있어요’라고 대답할 때도 많다”며 “문화센터라도 생겨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나래 청소년 지도사는 “봄의마을 광장에도 아이들이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그늘막이나 의자라도 곳곳에 놔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어두운 곳, 구석진 곳을 찾지 않고 밝은 곳에서 쉬고 어울릴 수 있는 곳이 곳곳에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애영씨도 “그나마 서천이나 장항읍에 사는 아이들은 걸어서 또는 버스를 타고라도 문화센터에 와서 시간을 보내고 동아리활동도 할 수 있지만 교통이 불편한 면지역 청소년들은 갈 곳이 없어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 게임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아이들이 건전하게 시간을 보내고 또래들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고, 이곳에 오고가기 쉽게 차량 운행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자율성 주고 나침반이 돼 줬으면”
청소년문화센터 직원들은 “어른들이 청소년들을 볼 때 미숙하고, 그냥 놔두면 실수할 것 같아 지나치게 간섭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주고 어른들은 바른 길을 찾아가는 나침반이 돼 주면서, 아이들이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예 팀장은 “이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도 생사의 기로에서 각자 상황에 대한 고민했을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된다고 훈련된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보다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한 어른들의 안내방송에 따랐을 것”이라며 “결정을 내려주기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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