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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지역의 희망이 함께 커가는 곳

예산군 조림초 통학버스 첫 운행 되던 날

2014.04.14(월) 16:41:34 | 무한정보신문 (이메일주소:jsa7@yesm.kr
               	jsa7@yesm.kr)

7일 아침 7시 30분, 조림초등학교(예산군 신암면 소재) 버스가 드디어 운행을 시작했다.
 
예산읍 신성아파트에서 출발한 버스는 산성주공아파트, 신례원, 신암 삼신아파트에서 한명 혹은 두명씩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로 향한다. 첫 운행 상황을 보기 위해 탑승한 박종괄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은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한 뒤 안전벨트를 매는 법과 탑승시간 등을 다시 알려주느라 바쁘다.
 
아이들이 탈 때마다 “형 안녕!”“응 안녕” 형제처럼 친근한 인사를 나누고 어젯밤 꿈, 주말 보낸 이야기들을 교장과 교사에게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처음 타는 학교버스가 신기한지 두리번거리기도 한다.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혁(6년)군은 “그동안 동창회에서 지원하는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버스가 생기니 전부 만나서 좋다”면서 “우리학교는 특기를 살리고 대회에 나갈 기회도 많아 자신감이 생긴다. 학교친구는 적지만, 교회친구도 있고 학교에 동생들도 많아서 괜찮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탑승시간은 20분 안팎
 

통학버스 운행 첫날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 무한정보신문

▲ 통학버스 운행 첫날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 무한정보신문


아이들과지역의희망이함께커가는곳 1


1팀이 학교 어귀에서 내려 직원의 인솔아래 먼저 등교한다. 학교에 가면 강미숙 교사가 아이들을 맞아 아침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박 교장은 “노선을 길게 잡으면 아침부터 아이들이 너무 지치기 때문에 등교 탑승시간이 20분 안팎을 넘지 않도록 두팀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버스는 다시 조림초 학구 마을들을 돈다. 예림리와 조곡리, 별리를 거치니 이번엔 세명씩 네명씩 더 많은 아이들이 탑승을 한다. 대부분 약속한 시간보다 먼저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를 배웅하기 위해 나왔다가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는 학부모의 표정도 환하다.
 
드디어 학교에 25인승 노란 소형버스가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신이 나서 뛰어들어간다.
 
통학버스가 없어 학구내 아이들이 다른 학교로 빠져나가고, 반대로 전학해 오겠다는 학생들도 받을 수 없어 애태우던 학교는 이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예산군의 예산지원 소식이 전해졌을 때 장덕화 학부모 회장은 “교육청도 군청도 관심이 없는가 보다 하고 포기한 순간에 기쁜 소식을 받았다. 너무나 감사드린다”면서 “매년 통폐합 위기에서 학교를 지켜온 선배학부모들과 아이들을 위해 우리도 학교를 잘 지키겠다”며 감격해 했다.
 
 
열성교사들 “학교 살리자”
 

학교에 도착하면 아침활동으로 영어독서낭독이 진행된다.(오른쪽) ⓒ 무한정보신문

▲ 학교에 도착하면 아침활동으로 영어독서낭독이 진행된다.(오른쪽) ⓒ 무한정보신문


조림초 학교버스 문제는 지난 2월 예산군이 교육경비 가운데 전격적으로 2000만원을 배정하면서 물꼬가 터졌다. 총 소요예산이 3000여만원으로 부족한 돈은 넉넉치 않은 학교운영비를 쪼개 보태야 하지만, 학생들의 등하교가 편해지고 학생확보를 통한 학교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교사들의 열의도 여느 때 보다 더 높다.
 
올해 4년차로 교무주임을 맡고 있는 최병훈(34) 교사는 “요즘 욕설없는 학교, 폭력없는 학교를 외치는데 우리애들은 전혀 걱정을 안해도 된다. 오늘 버스운행을 하신 기사님도 ‘여기 애들은 인사를 잘하네’라고 하시더라. 밝고 순박한 시골학교의 정서가 살아있는 학교다”라고 자랑했다.
 
박광진 교사는 당분간 통학안전지도를 맡기로 했다. 학교가 안전요원 모집공고를 냈지만 사람이 구해지지 않자 박 교사가 자청하고 나섰다.
 
이준영(25) 교사는 군입대를 미루면서까지 한해 더 학교에 남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지난 3월 초임 발령을 받은 박 교장은 이 학교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선친이 조림초에 평교사로 근무할 당시 입학해 2학년까지 다니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부인인 이경순(응봉초 교감)씨도 교감 발령을 받기 전 조림초에서 5년동안 근무하며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곳이다.
 
박 교장은 “내게 조림초는 정든 고향 같은 곳이다. 고맙게도 교직원과 학부모 모두 학교에 열성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다. 학교를 잘 살려보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전교생이 19명인 조림초의 가장 큰 숙제는 복식학급 해소다.
 
최 교무주임은 “현재 두 개 학년씩 한 반으로 묶여 3개 학급이 운영되고 있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학생수가 적다보니 서당식 눈높이 교육이 진행되고, 복식학급이 연계학년이어서 복습과 예습 효과도 있다. 학습부진아가 한 명도 없는 게 그 증거다”라고 설명한 뒤 “그렇지만 학교가 안정화 구조를 가지려면 복식학급은 풀어야 한다. 각 학년에 1~2명만 더 있으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는 없어지고 나면 다시 생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역의 센터인 학교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특히 농촌지역은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있고, 읍내 큰 학교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을 안을 수 있으며, 작은학교를 원하는 학부모의 요구도 수용할 수 있다. 학교의 존재는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림초에서는 아침활동으로 영어독서낭독과 사제동행 독서가 특색있게 진행되고 있다. 영어독서낭독은 미국에서 시행하는 통문장 인식 훈련과정으로 개인의 수준에 맞는 레벨을 택해 반복해 듣고 읽는 방식이다. 집에서도 복습을 할 수 있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영어권에서 온 토크장학생이 상주해 일주일에 15시간 원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교생이 4시 30분까지 학교에 남아 참여하는 방과후 수업은 태권도와 오카리나, 영어, 기타, 주산, 컴퓨터, 논술 등이 다양하게 진행된다. 담임교사가 직접 지도하는 학력도 일주일에 2시간 이상 배치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모든 방과후 교육비는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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