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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정겹고 푸짐하고 행복했던 부여 오일장 구경

2014.02.17(월) 12:51:23 | 오수금 (이메일주소:sjhdk334@hanmail.net
               	sjhdk33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안에 들어서기만 하면 휘황찬란한 조명과 고급 카페트, 그리고 번쩍이는 대리석으로 치장한 백화점이 사람들을 유혹하는 시대.

그리고 재래시장 바로 옆에 대형 건물을 올리고 신나는 음악과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로 손님맞이를 하는 대형 마트들이 상권을 쥔 요즘.

하지만... 그래도 그 한켠에서 여전히 우리 서민들의 민생고를 달래주며 수십년 수백년간 애환을 같이 해 온 재래시장이 살아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며칠전 눈발 날리던 이른 아침에 부여 오일장에 갔습니다. 대형마트들이 생기는 바람에 점점 시들어가는 오일장이지만 한 때는 북적북적 사람들이 몰려들고 물건 사라며 외치던 소리와 함께 그 활기찼던 오일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지요.
 
그 시절의 왁짜지껄 요란했던 장삿꾼들의 외침은 줄어들었지만 부여 재래시장은 그래도 여전히 재래시장다운 운치가 있었습니다.

원래 오일장은 없는게 없고 서로 흥정하며 조금 더 받으려는 사람과 더 깎아 싸게 사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그 특유의 오일장 분위기를 살려주는거잖아요.

부여 오일장도 도시의 대형 마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과 전통의 향기 물씬 풍기는 시골장터였습니다.

덤은 기본이요, 서비스까지 풍성한 곳! 꼬깃 꼬깃 숨겨 논 할머니 쌈짓돈도 꺼내게 만드는 곳이니까요.

매달 5일과 10일. 장이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부여 사람들 총 출동 한다는군요.
 
옛날엔 어땠나요. 아이들은 엄마 손 잡고 찾아와 오일장 구경을 하면서 풀빵도 사 먹고 호떡도 얻어 먹었지요.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 값도 배우고, 사고 파는 과정에서 흥정과 타협과 협상의 묘미도 눈으로 직접 보고 배웁니다.

이게 바로 살아있는 경제 교육, 현장학습이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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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열리는 난전으로 진입하자 장 보러 나오신 고객님들이 이렇게 옷을 두툼하게 차려 입고 서성이십니다. ‘어디로 가서 뭘 살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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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과 야채코너에서는 마수인지, 아니면 몇손님 다녀가셨는지 벌써 물건 팔고 가격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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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시장 한복판에서 물을 데우고 있네요. 연탄 화덕에 불을 피워 물을 끓여 어디에 쓰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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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지 알어?”
절더러 “이거 한번 잡숴봐”하시며 뭔지 맞혀 보라고 하십니다. 이게 뭘까요? 배추 뿌리입니다. 이거 맛있죠. 소화도 잘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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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우리 할머니 좀 추우신듯 합니다. 그래도 이 콩나물 다 팔고 가셨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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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시금치, 그리고 통통하게 잘 생긴 무, 봄동 배추, 토란대와 연근까지. 장사를 하시는 분들의 인심만큼 넉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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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를 팔고 있는 이분, 위에 입고 있는 옷이 뭔지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은 다 아실 것입니다. 일명 ‘깔깔이’라 합니다. 방한 내피인데 거기에 육군병장이라고 쓰셨네요. 얼굴도 어찌나 훈남이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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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도리탕용 닭을 주문한 손님에게 드리기 위해 통닭을 토막내어 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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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칼로 동태 포 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동태전과 막걸리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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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
금방 동태포 뜨시는 것을 보고 동태전과 막걸리 이야기 했는데 옆에선 벌써 소주병 따서 한판 벌리셨습니다.
절더러 사진만 찍지 말고 와서 한잔 거들라고 하십니다. 이런게 바로 재래시장의 사람 사는 맛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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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계신 할아버지에게 닭 백숙을 해주시려나. 꼬부랑 할머니가 닭을 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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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에서 만들어 오신 순두부와 청국장을 파는 할아버지, 그리고 큰 상가가 아니라 조금씩 놓거 파는 작은 노점들... 물건의 양이나 상가의 규모는 비록 작아도 그 자체가 우리네 서민들의 소박한 삶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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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대추, 호박 말랭이가 보이고 눈발 머금은 반짝이는 알밤이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둥글게 말려서 묶은 취나물은 아마도 이번 정월 대보름에 누군가의 식탁에 올려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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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맷돌로 후추를 직접 갈아서 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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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햄입니다. 이거 하나 둥근 햄버거빵에 넣어서 먹으면 한끼 식사로 거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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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펑펑 나는 떡집의 시루팥떡이 침 넘어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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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에서도 향긋한 찜 요리가 풍기는 풍미에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바로 뼈를 발라 한입 가득 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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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데기와 굴비 꽃게가 있습니다.
그 옆의 빨간 알을 가득 실은 명태는 보기만 해도 탐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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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미역과 파래는 방금 전 서해안에서 따온 듯 윤기가 반짝입니다.
 
요즘 다같이 먹고 살기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경제가 활짝 피어서 우리 서민들의 어려운 경제를 확 펴지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이웃의 고충을 생각해 주는 시골 인심 가득한 곳. 잊혀져가는 전통의 맥이 이어지는 곳, 그리고 백제의 얼이 살이 숨시며 그대 고도(古都)의 향기를 품고 있는 부여로 오세요.

재래시장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해 드림은 물론,  옛 추억을 그대로 살려주며 행복감을 줄 것입니다.

백제의 고도 부여 구경도 할수 있습니다.
5일과 10일, 부여 오일장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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