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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부여 석성면의 어르신 한글프로그램, 너무 훌륭해요

2013.12.16(월) 14:22:40 | 오수금 (이메일주소:sjhdk334@hanmail.net
               	sjhdk33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가갸거거? 아녀 거겨겨겨 ~ 그려. 이거 맞어. 까막눈 한 풀러 왔당께"
취재가 조금 늦었습니다.

부여군 석성면에서는 지난 여름부터 이곳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교실을 열어 젊은시절에 미처 정규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해 한글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한글교실을 열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답니다.

 

부여석성면의어르신한글프로그램너무훌륭해요 1

 ▲ 어르신들의 한글교실이 운영되고 있는 석성면 주민자치센터


지난 8월21일부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4개월간 진행되고 있고, 이번 12월21일에 일단 올해 1차 수업이 끝난다고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한글교실이라고 해서 우습게(?) 보지 마세요. 12월 21일에 수업이 끝나는 이유는 이분들에게도 겨울방학을 드리기 위해서랍니다. 재미있죠?

그리고 다시 내년도에 접어들어 1월 15일에 2014년도 1차 수업을 개강한다는군요.
강의는 매주 수~금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되는데 전문 강사님을 초빙해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답니다.
 
며칠전 부랴부랴 달려간 날이 주말이었는데 그날은 마침 강의가 없어서 이번 어르신들의 한글교실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짜고 운영하고 계신 이재옥 간사님으로부터 한글교실 운영 상황과 내용, 성과 같은 것을 듣고 왔습니다.
 

한글교실 프로그램을 짜고 운영하고 계신 이재옥 간사님

▲ 한글교실 프로그램을 짜고 운영하고 계신 이재옥 간사님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한글 기초와 한문, 그리고 간단한 수학을 가르쳐 드리고 있습니다. 어르신은 그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한게 평생의 한으로 남았는데 뒤늦게나마 글을 배우게 돼 감격스럽다고도 하십니다. 정말 연필 꾹꾹 눌러가며, 그리고 지우개로 지워가며 배우시는 모습을 보면서 왜 진작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드리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생길정도입니다”

이재옥 간사님의 말씀입니다.
 

지난여름 시작 당시, 어르신들의 수업열기

▲ 지난여름 시작 당시, 어르신들의 수업열기


수업 태도가 너무 뜨거워...

▲ 수업 태도가 너무 뜨거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유치원생들처럼 예쁘게(?) 쓰신 글씨와 교재를 보노라니 제가 어릴적 초등학교 다니던(그땐 저도 깡촌에 살아서 유치원 같은건 구경도 못했으니까요) 시절이 떠올라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고, 한편으로는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30년대, 40년대에 태어나 농촌에서 시집가고 장가 들어 살아 오신 우리 어머님 아버님 세대. 그때는 학교니 뭐니 제대로 다닐 여력도 없었죠. 다들 먹고 살기 바쁠때였으니까요.

그러니 배우지 못한게 죄는 아닙니다. 또한 해방이 1945년도에 됐고 그 두해 뒤에는 6.25전쟁마저 터졌으니 오죽했겠습니까.

그런 와중에 결혼해서 농촌에 살면서 묵묵히 우리 땅을 일구고 지켜오신 소중하고 고마우신 분들. 뒤늦게나마 이렇게 부여군 석성면처럼 어르신들께 한글을 가르쳐 드리고 생활에 필요한 수학 정도 알려 드리는 것은 좀 늦은감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의 글씨 연습

▲ 어르신들의 글씨 연습


짓궂은 도민리포터의 할머니 글씨 오류찾기 <1> ㅎㅎ

▲ 짓궂은 도민리포터의 할머니 글씨 오류찾기 <1> ㅎㅎ


짓궂은 도민리포터의 할머니 글씨 오류찾기 <2> ㅎㅎ

▲ 짓궂은 도민리포터의 할머니 글씨 오류찾기 <2> ㅎㅎ


짓궂은 도민리포터의 할머니 글씨 오류찾기 <3> ㅎㅎ

▲ 짓궂은 도민리포터의 할머니 글씨 오류찾기 <3> ㅎㅎ


백발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70대이시지만 다소 곳이 앉아 '가갸거겨, 가나다라, 영희 순이'를 외치고 저마다 얇은 공책위에 글자를 꾸욱 꾸욱 눌러 써 내려가며 배움의 열정을 쏟고 있는 모습은 실로 우리에게 배움의 중요성에 대한 경외감마저 갖게 합니다.
 
“어느 할머니는 어릴 때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부친이 못 다니게 해 한글을 모른다며 늦게나마 배움의 길이 열린 만큼 열심히 해서 까막눈 한을 풀겠다고 나오셨습니다. 또 어느 할머니는 한글도 제대로 모른다며 남편이신 할아버지의 구박이 듣기 싫어 나오셨다고도 합니다.”
 

어르신들의 교재중 1단계

▲ 어르신들의 교재중 1단계


어르신들의 교재중 2단계

▲ 어르신들의 교재중 2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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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단계의 단계별 표지


어르신들의 교재중 3단계

▲ 어르신들의 교재중 3단계


이재옥 간사님으로부터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우러 나오신 계기를 들으니 참 모든 분들이 저마다 각자의 이유와 사연이 많으십니다.
 
교육이 진행되면서 기관, 단체에서 노트, 연필, 지우개 등 학용품의 후원도 꾸준히 지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귀순 할머니께서 당신의 이름을 배운대로 크게 써 놓으셨습니다.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 이귀순 할머니께서 당신의 이름을 배운대로 크게 써 놓으셨습니다.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이분들 모두 한글을 잘 깨우치시고 충청남도 곳곳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분들 모두 한글을 잘 깨우치시고 충청남도 곳곳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일제 강점기, 그리고 해방과 더불어 민족 전란이 터지고, 그 후 국가 재건의 시기에 태어나신 분들. 시대적으로 불운한 시기에 태어나 배움의 길을 걷지 못하신 분들이 어디 부여군 석성면 어르신들 뿐일까요?

충청남도 각곳의 어르신들중 한글조차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져 그분들의 한을 풀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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