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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행복 한계 극복할 非경제지표 개발해야

충남발전연구원 ‘행복한 삶’ 국제콘퍼런스 전문가 대담

2013.12.05(목) 14:36:5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도민 가족 만족도 높지만 문화·여가 부문은 전국 꼴찌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국민’. 최근 미국 CNN 방송이 ‘한국인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하는 10가지’ 발표를 통해 밝힌 한국인의 특성이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국 중 27위(2012년 기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노인이 되면 가난과 질병, 사회적 고립 등의 각종 위협에 시달려야 하는 신세다.

최근 경기개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가난으로 고통 받는 노인은 45.1%로 OECD 국가 중 최고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히 행해 온 우리의 노동이 우리의 삶을 배신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지난달 22일 다쇼 카르마 우라 부탄연구센터장과 코널 스미스 OECD 웰빙·생활조건부서장, 장지에 중국 윈난성(雲南省) 사회과학원 부연구위원이 충남을 방문해 대담을 나눴다.

이날 우라 센터장은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코널 부서장은 주관적 웰빙에 대해, 장지에 연구위원은 윈난성의 복지정책을 주제로 행복에 다가서는 전략을 논의했다.

어떻게 하면 충남 도민이 보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이들의 지혜를 들어봤다.
 

물질적행복한계극복할경제지표개발해야 1

 

-박진도 : 경제발전 단계가 전혀 다른 나라에서 오셨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또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두가지가 있다면 말씀해 달라

- 다쇼 카르마 우라(이하 우라) : 내면의 완전한 평온함이다. 외부적 요인도 물론 필요하다.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다루는 것이다.

-장지에 : 윈난성에 사는 시민 입장에서는 안전한 식량 공급이 중요 요인이다. 또 형평성과 시민을 위한 공정성도 중요하다.

-코널 스미스(이하 코널) : 어떤 것에 너무 몰두해 시간 가는 것도 모를 정도의 상태라 생각한다. 심리학자는 이를 ‘흐름의 상태’라 부른다. 그러나 행복은 각자에게 서로 다른 의미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고승희 : 행복은 삶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다. 가장 크게 영향 미치는 것은 가족과 사회적 신뢰다.

시장과 무관한 행복 요소 많아

-박진도 :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NH)가 뭔지 간단한 설명을 해 달라

-우라 : 검증 지표다. 국민의 행복을 고취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이 지표를 통해 국민 행복의 원인을 살핀다. 국민의 행복은 정부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정부가 30~40% 가량 행복 요인을 좌우한다. 나머지는 지역사회와 개인의 몫이다.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는 여러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스타일이다. 자신만의 웰빙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를 저해하는 것이 시장의 이해관계다. 인생은 시장과 무관한 여러 요소가 가득한데, 정부가 이런 부분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박진도 : 코널 씨는 주관적 웰빙을 강조했다.

-코널 : (사람에 따라 행복의 조건이 달라지는) 주관적 웰빙은 행복과 연결된다. 여기에는 물질적 조건, 고용이나 주거 환경, 삶의 질, 보건 등 11개의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행복은 다차원적인 것이다. 문제는 많은 국가들이 정책을 만들 때 이들 요소 중 한두 가지만 고려해 적용하려는 것이다.

삶의 만족도 개선전략 있어야

-박진도 :
OECD 자료를 보니 한국이 34개국 중 27위였다. 이유가 뭔가

-코널 : 국가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다. 이 부분에는 가중치를 둔다. 만일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의 점수가 저조하면 순위에 영향을 준다. 내 기억으로는 삶의 만족도 때문인 것 같다. 이 부분이 하위에 머물렀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부재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진도 :  윈난성에서는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불평등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데, 중국의 빠른 성장은 격차를 크게 만들었다. 중국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낮아질 것 같다.

-장지에 : 2011년 윈난성에서 17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시민 행복도를 조사했다. 많은 주민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소득을 올리고 싶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탓이다. 소득 올리려 노동 시간을 늘리니 삶의 질이 떨어졌다. 소득과 행복감의 연관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박진도 : 고승희 박사는 충남 도민의 행복지수를 측정했는데 무엇을 가장 행복하게 느꼈나

-고승희 : 지표를 보면 개인 정서에서 가족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영역보다 좋게 나타났다. 그러나 문제는 문화와 여가다. 통계상으로 문화 부분의 만족도는 전국 최하위다.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기술이 우리 삶 지배하면 불행

-박진도 : 우라 선생은 문화 정체성이 없다면 우리가 부탄이라 할 수 있겠냐며 자긍심을 보였다. 하지만 부탄의 케이블 TV가 70개 채널에 달하는 등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10년 뒤 부탄의 모습에 대한 비전이 있나.

-우라 : 부탄도 15개 국가와 교역하고 연간 4만7000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등 세계화가 진행 중이다. 케이블 TV는 정부 규제로 인하여 38개 채널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많은 수치다. 부탄 국민의 사고방식도 달라지며 이는 하나의 위기가 될 것이다. 그래도 좋은 징후가 있다. 무엇보다 국민총행복지수(GNH)가 문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세계적으로 행복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좋은 징조다. 역사상 이랬던 적이 없다. 한국도 빈곤 퇴치에 열정을 쏟다보니 행복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 변화가 생겼다. 어찌 됐든 가장 중요한 것은 부탄이 국민의 건강한 삶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요점을 정리하자면, 기술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도록 놔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영혼이여야 한다.

시민과 환경 상호작용 높여야

-청중
(경기도 부천시 갈등조정관)  : 부평은 부탄과 규모가 비슷하다. 부탄은 공적 영역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도시화가 발달한 곳은 경제효용으로 행복지수를 높이기 곤란한 점이 있다. 부평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어떤 것이 있나.

-코널 : 물질적 차원의 행복 추구는 한계가 있다. 소득이 2배 증가할 때 주관적 웰빙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소득이 늘 때 느끼는 삶의 만족감은 2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증가할 때 면 삶의 만족도와 비슷하다. 이는 연구 결과다. 극빈국은 조금만 소득이 증가해도 만족도가 크게 늘지만, 부유한 나라는 엄청난 소득을 이루지 않고서는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다. (부천은 경제적 측면보다) 다른 요소의 영향에 집중해야 한다.

-우라 : 지방정부가 공적 영역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환경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과 환경 간 상호작용을 높여야 한다. 환경과 인간이 매일 양질의 상호작용을 하면 가치가 높아진다. 또 적극 개입해 삶의 방법을 바꿔야 한다. 웰빙 문제 중 하나는 젊을 때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고 중년은 돈이 있지만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말년에는 시간은 많지만 힘이 없다. 많은 경우 삶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한다. 돈이 없어도 산을 활용해 헬스와 심미적 경험을 증대시킬 수 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며 행복을 고취할 수 도 있다. 문화적 차원에서도 할 일이 많다. 문화를 보존하고 이를 통해 행복을 높여야 한다. 문화에 대한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하루 6시간 이내로 주 5일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공동체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행복은 함께 할 때 더욱 커진다. 사회에 공존하는 느낌을 최대한 증대시켜야 한다.

사회 부적응이 자살 원인 제공

-청중(김태성 충남도 정책보좌관): 한국은 자살률이 높다. 뉴질랜드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는가.

-코널: 뉴질랜드에서 자살률을 조사한 결과 2가지 요소를 발견했다. 첫째는 역사적인 것으로 1984~94년 사이에 상당히 빠르게 이뤄진 규제완화다. 개방화가 이뤄지며 도산하는 사업이 속출했다.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젊은층의 자살률이 높아졌다. 이후 이들이 40대가 돼서도 자살률이 높았다. 아마도 청년기 때 형성된 경험 때문인 듯하다. 다른 세대에도 자살률이 높은데, 이는 문화적 요소다. 청소년 문화가 다양성보다 일정의 틀, 이상향을 강제한다. 사회에서 규정한 모델에 청소년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이것이 자살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 같다. 여러 정책을 시도하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보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관적 행복 요소 정책 반영을

-청중(임화진 충남발전연구원 연구원) : 충남발전연구원에서는 도민 행복지표를 수립하고 있다. 조언을 부탁한다.

-우라 : 생태적 부분을 주목하면 좋을 듯하다. 부유한 나라는 소득과 소비가 많지만, 버리는 것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속가능한 행복이 불가능하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수요와 공급, 물질적 차원의 수급 균형점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아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지속가능과 행복의 공통점은 생각해 볼 수 있다. 바로 미래에 대한 권리와 행복에 대한 권리인데, 미래와 행복에 대한 권리를 추구할 때 다른 어떤 것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행복 증대를 위해 다른 존재에게 희생을 전가하면 안 된다.

-코널 : 주관적으로 행복감을 향상시키는 요소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정책에 적용해야 한다. 특히, 관료주의나 도민들을 하나의 숫자로 파악하는 경향 등은 피해야 한다. 또 여러 지표를 활용해 경제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행복에 관한 많은 정책을 추진하는 데)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지 못하면 정책 추진이 어렵기 때문에 경제 외적인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
●충남발전연구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공주) 041-840-1213

/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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