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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천안 병천 오일장의 정겹고 푸근한 장날 풍경

2013.11.11(월) 10:52:27 | 임정화 (이메일주소:dsfjkjfsjf@hanmail.net
               	dsfjkjfsjf@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자~아, 귀덜 막어요. 뻥 튀깁니다. 애 가진 사람은 멀리 가셔유. 애 떨어집니다요...”
“뻥!”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허이 허이 돌아간다...”

“철크럭, 철크럭, 엿 사세요 엿. 울릉도 호박엿이요. 저기 저 아가씨, 엿 드셔요 엿”
하하하. 예쁜 아가씨더러 엿 먹으리고 하니까 고게 참 어감이 영 그러네요.
어디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우리의 정겨운 재래시장 풍경입니다.

재래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거의 그대로 다 간직하고 있습니다. 장터에 나오는 품목도 농산물은 아마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을 것이고, 공산품만 약간 달라졌겠네요.
세월이 변해도 그닥 많이 변하지 않는 우리 시골 오일장 장터 풍경.
 
이번엔 제가 병천 오일장을 다녀왔습니다.
천안에서 버스로 30분거리이고, 주변 아산이나 공주에서도 50분 안팎이면 도달하는 곳입니다. 충북 진천은 20분거리의 지척이어서 이곳에서도 많이들 찾아 오신다 합니다.

병천5일장은 1일과 6일에 매번 병천면 순대국집 거리 대로변 주변에 섭니다. 우리의 옛 시골장터의 정취와, 신선하고 저렴한 충청도산 농산물과 순대 떡볶이 국밥 족발 국화빵 등 푸짐한 먹거리와 인심이 넘쳐나는 곳이죠.

시골장의 대표적인 특징 하나.
그야말로 100% 현찰 박치기라는 것, 그리고 현찰 턱 내면서 그 자리서 흥정을 하면서 깎아주는 맛. 이거 참 재미있습니다. 신용카드 내면 기계가 알아서 ‘찍 찌직’소리 내며 1원한푼 에누리 없이 팔고 사는 도시 상가와는 차원이 다르죠.
 
장구 경 한번 해보실까요.
 

흥정도 장사

▲ 흥정도 장사
 

꼬부랑 할머니도

▲ 꼬부랑 할머니도 "장날이 궁금해서 나왔어"
 

어린이 손님도

▲ 어린이 손님들도 "장날이 좋아"
 

시골에서는 지금 이시기에 양파 묘가 필요하죠

▲ 시골에서는 지금 이시기에 양파 묘가 필요하죠
 

겨울준비

▲ 겨울준비
 

북적북적

▲ 북적북적
 

옷으로 멋좀 내볼까?

▲ 거래 성사. 가격 치르는 중


장날답게 많은 분들이 북적이십니다.
“에이, 좀 깎아 봐” “그려, 내가 인심 썼다. 2000원 깎아 주께”
여기저기서 마치 어제도 만났던 친구처럼 흥정이 이뤄지고 할인도 해줍니다. 그리고 거기에 운 좋으면 덤도 얹어집니다.

겨울이 다가와서인지 옷 가게 앞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털 잠바, 파카와 등산용 아웃도어까지 싸게 팝니다.
 

도장만 잘 파도 대박날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 도장만 잘 파도 인생 대박날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교자상

▲ 교자상
 

부엌칼

▲ 호미
 

오랜만에 보는 작두

▲ 오랜만에 보는 작두
 

농가에서 쓰는 소도구들

▲ 농가에서 쓰는 소도구들. 요즘은 장식용으로.
 

신발도 다양하게

▲ 신발도 다양하게
 

명품 부럽잖은 장날표 고급시계

▲ 명품 부럽잖은 장날표 고급시계
 

이

▲ 이 사장님은 아주 한적한 곳에 계십니다. 여유있게 통화도 하시면서.
 

모시

▲ 국산모시


노점 좌판에는 공산품이 많이 보입니다. 칼과 낫, 도장, 시계, 호미, 심지어 사라진 줄 알았던 작두까지도요.
작두가 뭔지 아시죠?
시골에서 소에게 여물을 끓여 먹일때 볏집을 자르던 거대한 칼날 농기구. 지금은 사료를 먹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거의 사라졌지만 저희가 어릴때는 안타깝게도 이 작두질을 하다가 볏집을 밀어 넣던 사람의 손가락이 잘리는 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교자상과 함께 키, 소쿠리, 삼태기 등 전통 농촌 소도구를 파는 노점도 있습니다.
장날에서나 볼 수 있는 흰 고무신도 보입니다.

옛날 어머니 손잡고 장에 나가면 어머니가 고무신을 사주셨는데... 그 고무신이 너무 좋아 누가 훔쳐갈까봐 밤새 끌어안고 잠잤던 분들 계실겁니다.
다들 참 가난했지만 열심히 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맛난 단감

▲ 맛난 단감
 

바구니가 터질것 같은 생강

▲ 바구니가 터질것 같은 생강
 

어느 할머니의 소박한 노점

▲ 어느 할머니의 소박한 노점
 

청국장

▲ 청국장
 

가을걷이 농산물들

▲ 가을걷이 농산물들
 

실

▲ 실해 보이는 우리 곡물
 

물 좋은 생선

▲ 물 좋은 생선
 

생선 토막 내는 칼을 꽂아 놓은 사장님 솜씨가 후덜덜 ㅎㅎ

▲ 생선 토막 내는 칼을 꽂아 놓은 사장님 솜씨가 후덜덜 ㅎㅎ
 

태양초 고추

▲ 태양초 고추
 

공주에서 오신 밤

▲ 공주에서 오신 밤
 

이건 '콩난'이라는 겁니다

▲ 이건 '콩난'이라는 겁니다


농수산물은 시골장답게 시골 할머니들이 손수 재배해서 생산하신 가을걷이 농산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고향에서 막 따온 듯한 단감, 바구니가 터질듯이 수북하게 담아 주시는 생강, 늙은 호박, 청국장 등 아주 다양합니다.

태양초 고추는 올해 김장할 때 쓰면 될것 같고, 밤은 바로 옆동네 공주에서 따 온 것입니다. 눈여겨 보니 밤을 자동으로 깎는 기계도 있더군요.
농산물중에 가끔은 외국산도 있지만, 원산지 표시도 잘 되어있으니 잘 살펴보고 필요에 따라 골라 사면됩니다.
 

뻥튀기. 이 아저씨는 열혈청년이십니다. 이 추위에 반팔이라니요. ㅎㅎ

▲ 뻥튀기. 이 사장님은 열혈청년이십니다. 이 추위에 반팔이라니요. ㅎㅎ
 

순댜와 떡볶이

▲ 순대와 떡볶이
 

수수 막걸리같은데... 참 맛있어 보여서 손님들이 너도나도 한잔씩.

▲ 수수 막걸리같은데... 참 맛있어 보여서 손님들이 너도나도 한잔씩.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궁극의 먹거리 '울릉도 호박엿'.

▲ 우리의 입맛을 자극하는 궁극의 먹거리 '엿'.
 

추억의 국화빵

▲ 추억의 국화빵
 

막걸리와 어울리는 파전

▲ 막걸리와 어울리는 파전
 

으으으윽... 이 기름기 좔좔 흐르는 족발을 어이할꼬...

▲ 으으으윽... 이 기름기 좔좔 흐르는 족발을 어이할꼬... "진정 먹고싶다"
 

묵밥입니다. 이것도도 한그릇 당기는데...

▲ 묵밥입니다. 이것도도 한그릇 당기는데...


장 구경하시면서 우리 시골장에서 빠트릴수 없는 먹거리 이야기를 안할수 없습니다.

뻥튀기 아저씨의 튀밥부터 시작해 앞서 서두에 말씀드린 울릉도 호박엿은 물론이고 장날마다 나오는 특별간식 국화빵, 기름기 좔좔 흐르면서 여성들 피부미용에 좋다는 족발, 넙데데하게 커서 마치 큰 부채를 펼쳐 놓은 듯한 녹두전과 버섯 야채전, 돼지 껍데기와 술 안주에 제격인 매콤한 닭 발, 침이 꿀꺽 넘어가는 묵밥, 그리고 여기에 화룡점정격인 탁배기 한잔까지.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꽈배기와 도넛츠 그리고 시골 순수 수제 찐빵, 만두도 있고.
‘캬~아’
긴 국자같은 술 주걱으로 퍼 담아 낸 한잔의 술. 제가 보기에는 수수나 조껍데기 같은 술이었는데 이 막걸리가 아주 잘 팔리더군요.

오다 가다 한잔씩, 그리고 파전 한 장 사 들고 먹으면서 장사하시고, 또 장 둘러보시는 풍경은 정겨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끼니 때가 되어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아예 병천의 특식 ‘병천순대’를 먹으러 가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병천순대는 전국 최고의 맛으로 알려진 곳이죠. 이름난 순대국밥 식당에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줄지어 있더군요.
 
병천 오일잘 구경을 가시거들랑 꼭 들러보시면 좋을 곳이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 사적지(생가, 초혼묘, 기념관)입니다.
유관순 열사가 태어나시고 만세 운동을 외쳤던 곳. 열사뿐만 아니라 당신의 부모님과 오빠 등 일가족 모두가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참담하게 생을 마쳤던 고결한 곳입니다.

그래서 천안 병천은 그 어느곳보다 우리 민족사에 있어서 가장 고귀한 성지이기도 합니다.
 
매달 1, 6, 11, 16, 21, 26일에 병천 오일장이 섭니다. 장소는 병천 순대국밥 거리로 가시면 됩니다. 아무 때나 장구경 한번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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