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년 만에 다시 깨어난 오청취당
2013.11.04(월) 02:33:25 |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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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에서 조선시대 여류 시인인 오청취당의 시비 제막식이 있었다.
시비가 제막식을 기다리며 서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시비
비온 뒷날의 따스한 가을 햇살이 병약하게 살다간 오청취당을 위로 하듯이 축하하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 위에 머물러서 행사장을 빛내주었다.
시비 제막식을 축하하기 위하여 모인 사람들이 길 가에 서있다.
오청취당(1704~1732)은 해주 오씨 오기태의 딸로 한다리(음암면 유계리) 김씨인 김한량(1700~1752)에게 시집을 왔다.
스물두 살에 시집을 와서 두 자식을 낳자마자 잃게 되었고 그 것이 원인이 되어 병이 들어 병고에 시달리다가 스물아홉살에 생을 마쳤다.
오시인은 짧은 일생 동안의 희로애락을 사계절의 변화와 규중칠우, 문방사우의 연적이나 자연 등으로 표현하여 182수의 시로 승화시켰다.
오청취당의 시는 사후 71년 후에 외손인 박종규가 편찬하였다. 박종규는 청취당의 시를 수집하고 필사한 뒤에 서문을 써서 이 책의 형성 경위와 내력을 후손의 입장에서 표현하였다.
그 후에 청취당집은 후손들에 의하여 가전되어 전해져 내려왔는데 현재는 김혁환(청취당은 김혁환의 7대조비)이 소장하고 있다.
배재대학교의 문희순 교수가 그 원문을 복사 받고 자료를 수집하여 역주 ‘청취당’집이 발간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청취당집을 세상에 알린 문희순교수가 인사를 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하여 몇 년 동안 서산에서 추모행사를 하였고 이번에 시비를 세우게 된 것이다.
나그네의 가을 밤
청취당
구름 걷힌 맑은 가을 하늘과 한 빛이요
물로 닦은 옥거울 허공에 걸렸도다!
빛나던 가을 국화 살포시 서리 맞아
가는 비바람에 붉은 잎 소슬하여라
타향에 있는 사람 근심과 즐거움 다르고
계절은 나그네 따라 가고 옴이 한가질세
혼을 보내 아버지 꿈꾸고자 하나
차가운 달 성긴 창가에 잠들지 못함이여.
청취당집 원본 (출처: 문희순 교수)
한다리김씨 후손이 인사를 하고 있다.
서산의 여류 시인들이 헌다를 하고 있는 모습.
청취당을 기리기 위한 무용수의 춤사위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