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사는 신라말 도선국사가 세웠다는 전해는 유서깊은 사찰로 나지막한 청룡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고산사 대광보전을 중심으로 좌우로 요사채가 있으며 소박한 석탑과 뒤로 세워져 있는 석불이 고산사를 지키고 있다. 보물 제399호로 지정된 대광보전의 공포이 짜임과 석조좌대에 핀 연꽃이 고산사의 포인트이다. 조선초기의 건물인 대광보전은 다듬어 지지않은 주춧돌에 배흘림 양식의 기둥과 주심포 양식의 건물에 일반적으로 맞배지붕을 하고 있는데 이 건물은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게 특이한 점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우연히 이정표만 보고 들려 특별히 만나는 보물은 답사여행의 묘미를 안겨준다. 고산사도 역시 국도를 달리다가 "천년고찰 고산사"라는 이정표를 보고 찾게 된 사찰이다. 특별한 정보가 없었기에 잔뜩 기대하고 도로를 벗어나 산사로 올라가는 길, 생각보다 훨씬 아찔한 도로의 경사도에 잔뜩 긴장하여 약 1km를 오르다보면 고산사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보는 것과 달리 사진으로는 가파른 느낌이 별로 안느껴진다.


 

주차장 한쪽에는 공적비가 세워져 있어 고산사의 연혁을 알 수 있다. 고산사가 있는 청룡산은 높이가 230m 정도밖에 안 되는데 고산(高山)이라고도 불렸던 까닭에 절 이름도 고산(高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고산사

고산사는 지대가 높고 협소하여 2단의 석축을 쌓아 그 위에 대광보전을 중심으로 일자로 이뤄져 있다. 입구에는 대웅보전 보물 안내와 아미타불좌상에 대하여 읽을 수있으며 가운데 계단을 이용하여 올라갈 수 있다.


 

▲고산사 대광보전 (보물 제399호)

고산사 대웅보전은 보물 제399호로 1963년에 지정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고산사는 청룡산에 있다" 는 기록으로 고찰임을 입증할 수 있다. 정면3칸 측면3칸의 단층 팔작지붕은 주심포 계통의 건물인데도 다포계건물을 요소를 지니고 있어 특별한 건물이다.


 

▲고산사 대광보전현판

 

2시가 훌쩍 넘은 시간, 산사는 오가는 사람도 없이 조용하다. 요사채 방에서 나는 도란 도란 작은 소리만 들릴 뿐, 그래서 발걸음이 상당히 조심스럽다. 측면에서 보는 대광보전은 꽃잔듸속에 올려져 있어 더욱 기품이 넘친다.

 

살짝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법당 내부는 연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중앙에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으며 본존불 좌우로 작은 석조아미타여래좌상과 석고대세지보살조상이 모셔져 있다. 불화는 아이나후불탱화를 비롯하여 지장탱, 칠성탱, 신중탱 등이 걸려 있다. 근데 이상한건 아미타불은 극란전, 대광보전엔 비로자나불, 대웅전엔 석가모니불이 모셔져있는데 대광보전에 아미타불이 모셔져 있다.

 

▲대광보전 우측 요사채


 

▲대광보전 좌측 요사채


 

▲석조여래입상

대광보전과 요사채 사이에 있는 석조여래입상은 높이가 219m로 석조연화대좌 위에 봉안되어 있다. 소발의 머리형태로 살이 올라 동그라며 법의는 목에서 무릎에 이르게 U자형의 옷 주름이 뚜렷하게 보인다. 왼손은 가슴 앞에서 구부려져 있으며 오른쪽은 내려서 다리에 붙어있는 중생의 두려움과 근심을 없애 준다는 수무외인형이다.


 

대광보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은 자연석 지대석 위에 판석을 올려 이중기단으로 탑신과 옥개석을 올려 만들었다. 삼 층의 옥개석이 많이 훼손되어 있으며 상륜부에는 복발(覆鉢)과 둥근 보주가 올려져 있다.


 

불쑥 찾아간 고산사는 암자의 느낌이 짙은 고요한 사찰이다. 나지막하지만 앞으로 아산만이 마주 보고 있어 산의 푸르름속에 산자락으로 해풍이 불어오는 듯한 느낌이다. 주차장 앞에 있는 단풍나무 아래 잠시 앉아 멀리 그리움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산사의 정취에 잠시 취해본다.

고산사 041-642-8254 충남 홍성군 결성면 무량리 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