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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충청남도의 도심속의 학교 논만들기 사업

아이들에게 흙과 농촌의 중요성 일깨워주기

2013.04.10(수) 15:33:41 | 양창숙 (이메일주소:qkdvudrnjs@hanmail.net
               	qkdvudrnjs@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대전에 갔던 이웃집 현수네가 저녁에 전화를 걸어 느닷없이 날더러 올봄에 아이들을 데리고 모내기 체험을 가잔다.

 “모내기 체험? 그거 좋지! 그런데 갑자기 왜?”라고 물었더니 어제 대전 샘머리초등학교라는데에 갔다가 충청남도에서 마련한 학교 논 만들기 사업 설명회를 듣고 왔다며 느끼는게 많았다고 전했다.

 요즘 아이들이 도시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묻혀 사는데 부모들은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아이들의 정서교육을 위해 흙과 농삿일을 가르쳐 주자는게 중요한 대세라 한다. 그래서 충청남도에서 대전같은 큰 도시 학부모들을 상대로 이 도심속의 학교 논만들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의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충청남도 농촌을 이해시키고 도농교류도 활성화 하는 동시에 지역내 친환경농산물의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여러 가지 목적과 효과가 있는 사업이라 한다.
 참 반가운 일이었다. 그중에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게 바로 5월말쯤이나 6월초에 아이들을 데리고 모내기 체험을 직접 하는 것이었다.

 적절한 날을 잡아 모내기 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참외와 수박 따기 체험도 함께 하면서  농촌에 가서 아이들에게 흙을 만지게 할 계획이다.

 어릴적에 거머리에 피를 상납하며 모내기 했던 추억을 생각하면 요즘 아이들은 그런거 너무 모르고 자라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그나마 부모들이 이렇게라도 챙겨서 데리고 다니지 않으니 아이들은 자라나서도 벼를 쌀나무라 하고, 그나마도 쌀나무조차 모르고 크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인게 요즘이다.

 그래서 전라남도의 어떤 자치단체에서는 농민협회가 주축이 되어 고속도로 휴게소에 작은 도정기를 설치해서 모내기부터 벼를 수확하고 도정후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현장감 있게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농촌을 알리고, 자라나는 미래의 주역들에게 농도불이와 흙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려는 이런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부모의 역할이 참 크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7살짜리 조카 때문에 유치원에 갔을때 일이다.

 유치원에 막 도착했는데 마침 아이들 서너명이 유치원 마당에서 흙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바람이 부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조그만 막대기로 마당의 흙을 파서 어디에서 캐 왔는지 풀 한포기를 옮겨 심은후 주전자에 물을 떠다가 거기에 부어 주었다.

 “잘 자라라”

 한 아이가 풀 심은 곳에 물을 주며 말한다. 여럿이 그것을 지켜보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마치 시골에서 자라던 내가 어릴적에 밭에 나가 콩 심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곳이 시골이 아닌 도심의 유치원이어서 장소와 풀이라는 것만 다를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내용은 비슷했다. 먼발치서 물끄러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계속 지켜 보았다.

  한 아이가 아예 근처에 돋아난 봄철 다른 풀을 더 캐다가 옮겨 심자는 의견을 냈다. 다같이 “그래”하면서 한 아이가 유치원 안으로 뛰어들어 가더니 이내 주전자 뚜껑을 들고 나왔다. 그것으로 흙을 파낼 생각이었다.

 도구를 이용하는 순발력도 뛰어났다.
 그런데, 그 순간 분주하게 놀던 아이들의 놀이터에 들린 한마디.
 “얘? 거기서 뭐 하는거니? 옷 다 버리잖아. 이리와!”

  어느 주부의 외침에 한 아이가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아이의 엄마였고, 엄마의 제지에 아이는 어쩔줄 몰라 하며 엉거주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같이 놀던 아이들 모두 손놀림을 멈춘 것이다.

 빨리 그만두고 이리 오라는 엄마의 지시에 아이는 결국 친구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엄마에게 돌아갔다. 엄마는 아침에 새 옷 입고 와서 흙장난을 하면 어쩌냐며 아이를 나무랐다. 그리고는 이내 유치원 안으로 데리고 들었다. 손을 씻길 생각이었던 것이다.

 졸지에 친구 하나가 사라진 풀심기 놀이터. 다른 아이들도 순간 흥미를 잃었는지 슬금슬금 손을 털고 일어나 그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잖아도 흙 만질 기회가 없는 아이들이 그나마 유일하게 스스로 자연을 체험하는 순간 옷 버린다는 이유로 그걸 막는 엄마. 그 옷이 더 중요했을까?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면 농촌에 가서 모내기 체험 같은건 더욱 안시킬 것이다. 그냥 돈 주고 과일 사먹고 말지.

 짧은 순간, 별거 아닌듯 하지만 한 엄마의 자그마한 실수를 보며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깨달음을 얻었다.

 충청남도가 추진하는 도심속의 학교 논 만들기 사업도 결국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에게 흙과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다가오는 5월에 모내기 체험을 해도 좋고, 농촌에 찾아가 목장체험을 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충청남도가 추진하는 도심속의 학교 논 만들기 사업과 함께 도시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농촌의 소중함, 흙의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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