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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정책

농부는 가을에 말한다

재해로 얼룩진 여름 딛고 결실 일궈내

2012.09.25(화) 16:25:4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긴 여름이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들녘을 보자면 넉넉한 풍요의 계절임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이 풍성한 들녘은 저절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농부의 피땀이다.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충남 지역에 닥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당시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이 590여ha, 물부족 논이 2100여ha, 밭작물 시들음 면적이 4000여ha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도 짧은 장마 기간을 거치면서 무난히 극복해냈다.


하지만 시련은 시작에 불과했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유례없는 폭염이 덮쳐 70여 축산농가의 소, 돼지, 닭 등 가축 30여만 마리를 매몰해야 했다. 과거 구제역(口蹄疫)과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아픔이 너무도 컸기에 이번은 별것 아니라고 마음 곧추 세웠지만 한 마리가 죽어나가도 내 자식같이 아픈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 가축 매몰 현장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인 8월 중순, 하루에 최고 300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보름간에 걸친 호우로 또다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2000여ha에 걸친 농경지 침수와 유실·매몰, 6만 마리에 달하는 가축 폐사, 180만 마리의 양식(養殖) 어류가 피해를 입었다.


연이어 세 번의 재난·재해를 당하고 나니 복구할 여력도 없어졌다. 그만 포기할까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또다시 8월이 다가기 전에 ‘곤파스’에 버금간다는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훑고 지나갔다.


비닐하우스 7700여동이 훼손되고, 과수 4000ha가 낙과(落果)되고, 논 1만ha가 백수(白穗, 벼 이삭이 하얀 쭉정이가 되는 현상) 피해를 입고, 170여 축산농가와 1200여 어가의 시설물이 파손 또는 유실되었다.


아마도 망연자실(茫然自失)이란 이런 상황을 말하는 것이리라. 가뭄과 폭염, 수마(水魔), 태풍 등 온갖 재해가 봄부터 복구할 시간도 주지 않고 대지와 바다를 메말리고 할퀴고 찢고 부수며 지나갔다.


지난 여름은 그렇게 몹시도 힘들고 길었다.
하지만 가을에 이르니 우리 농부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그 아픔 삭이면서 치유하고 추슬러 다시 일어섰다. 농부는 가을에 말한다. 거친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이 만큼 가꾸고 지켰노라고.
바라 건데 농사란 모름지기 ‘농부가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올해도 시름을 잊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거두게 하소서!

이홍우/道 농업정책과 농정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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