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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뉴스

의원시론-말(言)을 남기는 게 의회 민주주의다

2012.08.16(목) 17:45:2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scottju@korea.kr
               	scottju@korea.kr)

제9대 도의회 임기도 절반이 지나갔다. 초선 의원으로 좌충우돌하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움으로 남는 것들이 있다. 후반기에는 이런 문제들이 하나씩 풀려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장면1. 말이 없는 회의록
“운영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의원들의 발언이 거의 없고 ‘예’라는 답변만 있다. 도대체 운영위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도의회에 관심이 있는 한 도민의 질문이다. 답변이 궁색해 진다. 의원들의 발언은 왜 없는 것일까? 정답은 ‘발언은 많은데 회의록에 기록된 발언은 없다’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한 간담회라는 제도 아닌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간담회에서는 고성도 오가고 신경전도 펼쳐진다. 그러나 결론은 대개 다수 의견으로 정리된다. 이 결론 난 결론을 정식 회의에 상정하니 토론과 이의가 있을 수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상임위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별반 다르지 않다. 겉으로만 그럴싸한 만장일치이다.


# 장면2. 답은 “검토하겠다”

의정 활동의 꽃을 도정질문이라고 한다. 의원은 준비한 원고를 갖고 지역현안이나 도정과 관련하여 20분 내에서 의원은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읍소(泣訴)를 하기도 하고, 논리적으로 추궁하기도 한다.


답변은 도지사와 교육감이 제한된 시간 없이 한다. 성심껏 답변한다지만 질문을 던진 의원에게는 언제나 아쉬운 답변만 돌아온다. 보충질의를 할 수도 있으나 뭔가 허전하고 씁쓸하다. 의회와 집행부는 언제까지 ‘톰과 제리’가 되어야 하나?

 

의원들이 갖는 힘은 ‘말’(言)에 있다. 예산에 대한 편성권이나 집행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대단한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말에는 제한이 없다. ‘입만 살아있는 게 정치인’이다. 그런데 정치인의 존재의 이유인 말을 정치인 스스로 제한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간담회가 회의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간담회 만능주의로 흘러 회의보다 더 힘을 갖는 것은 큰 문제이다. 회의록에 남겨지지 않는 간담회를 선호하다보면 도민들의 알권리를 제약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나와는 다른 상대방의 의견도 기록에 남겨야 한다. 그래야 책임정치가 이뤄진다.


현재 도정질문은 일괄 질문, 일괄 답변 형식으로 진행된다. 질문할 의원들이 질문을 모두 마치고 나면 도지사나 교육감이 발언대에 나와 전체 의원에 대한 답변을 쭉 한다. 일문일답은 보충질문 때만 한다. 참 재미없고 지루하다. 재미난 도정질문은 불가능한가?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을 나눌 필요가 있다. 도지사와 교육감에게 할 질문을 나누고 묶어서 한다면 졸고 있는 공무원은 확 줄어들 것이다. 또 하나는 도지사에 대한 질문을 상위임 단위별로 하고 과장들의 참여를 보장한다면 대안 모색도 쉽지 않을까? 토론식 도정질의는 꿈같은 얘긴가?


의회 선진화는 과연 무엇인가? 의원들에 대한 대접이 달라지면 의회가 선진화되는 것인가? 아니면 의회 스스로 민주주의를 실현해 도민들의 신뢰는 얻는 것이 선진화인가? 쉬운 답을 놓고 너무 어렵게 고민하는 것 같다.

맹정호/행정자치위·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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