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제멋에 겨워서 휘늘어졌구나 “ 천안삼거리하면 떠오르는 민요가 ”흥타령“이다. 원래 천안 삼거리는 ”흥타령“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공원이라고 한다.
천안으로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삼거리공원을 찾았다. 연못에 있는 벤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능수버들나무가 축축 늘어져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 능수버들나무를 보니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하늘만 빠끔히 보이던 산골마을, 초등학교는 5리길을 걸어 다녔고, 중학교는 10리길을 걸어 다녔다. 날씨가 더워지는 5월부터 9월까지는 교에서 오다가 나무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공기놀이를 하며 놀기도 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개울이 있고, 능수버들나무가 서 있었다. 내 어린 시절만 해도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농사를 짓으셨는데, 밭에서 일하시다가 밭둑이나 길가에 서 있는 나무그늘에서 쉬고는 하셨다.
학교를 오가면서 심심하면 물오른 버드나무가지를 꺾어 나무를 빼내고 줄기를 부분을 입에 대고 물면 풀피리 소리가 났다 장난감도 귀하던 시절, 자연이 장난감이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 주는 버드나무다.
어린 시절 친구와 같이 학교를 오가며 버드나무 아래에서 공기놀이도 하고, 쉬기도 하고 동네 아주머니께서 새참을 드시다가 우리한테도 밥을 주시거나 감자나 부침개, 과일을 주시기도 하셨다. 먹고 살기 바빠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잊고 있다가 버드나무를 보고 떠올린 것이다. 어느 시인이 “지나간 것은 아름다운 것이니…….하더니 가난했지만, 자연을 벗 삼아 뛰어 놀며 정이 넘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추억에 젖어 있다가 일어나 공원 주위를 둘러보니 연못에는 용의 조형물이 있다. 삼용동 삼층석탑(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1호)·이 있어 발길을 끈다. 가족과 산책하기 좋은 공원에서 삼층석탑 문화재를 만나는 것은 행운인 것 같다.
연인이나 가족이 산책하기도 좋고, 나무그늘에서 더위를 쫒기도 좋지만, 아이와 같이 공원으로 방학 과제물을 하러 나와도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흥타령 축제가 2011.09.28(수) ~ 2011.10.03까지 개최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