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 2백여만평 골프장 웬말, 갯벌 황폐화시킬 개발 중단 마땅>
충남 태안반도는 울창한 송림과 530㎞에 이르는 해안선, 30여개의 해수욕장, 12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해안국립공원인 이곳에 최근 한겨울 갯마을 아낙의 손등을 할퀴는 칼바람보다 더 매서운 개발 광풍이 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골프장 건설 붐이 그것이다.
충남도는 안면송으로 뒤덮인 안면도 꽂지해수욕장 일대를 외국 무기상에게 팔아 골프장과 위락단지로 개발하겠다고 벼른 지 오래다. 한국야쿠르트가 1979년부터 목장으로 빌어 사용해오다 최근 반납하기로 한 고남면 일대의 도유림 130여만평도 골프장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발견되고 노루가 뛰노는 태안군 근흥면 정중리 지령산 일대 47만평과 인근인 안흥항 들머리 16만평이 태안군의 측면 지원을 받는 개발업자들의 국토이용계획 변경신청으로 허리가 잘려나갈 운명에 처했다.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 옆에 25만5천평의 골프장 건설계획도 나와 최근의 천연기념물 지정이 무색하게 됐다. 이처럼 태안반도에는 관광사업의 다변화와 지역경제의 활성화라는 이름아래 자그마치 200여만평에 이르는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충남도와 태안군은 온 산하가 골프장으로 덮여도 좋다는 듯 전 공무원을 상대로 골프장 건설의 기대효과 설명회와 용역보고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골프장 건설을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환되는 한국야쿠르트 목장터에 안면송을 심어 산림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숲이 우거지면 무공해 휴양림으로 활용하겠다는 주민들의 친환경적인 계획은 묵살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곳의 골프장 건설활용 방안은 99년의 ‘안면도 종합발전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아 졸속이라는 비난도 면치 못하게 됐다.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이 느껴야 했던 개발 소외감과 이에 따른 상대적 낙후성 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당장 손에 쥐어질 세수증대 등을 위해 이제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고 미래 세대의 자산인 자연을 훼손하고 삶의 터전인 갯벌을 황폐화하는 한편, 청정지역 이미지를 훼손하는 골프장 건설을 반길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이에 따른 다수 주민들의 소득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충남도와 태안군은 지금이라도 당장 근시안적인 개발계획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말로만 환경친화적 관광지 개발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미래 세대를 포함한 인간이 어우러지는 생명공동체의 건전한 지속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기를 촉구한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http://www.ecost.or.kr / st@kfem.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