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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예술이 만나는 낭만의 공간 서천문화예술창작공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창고의 눈부신 변신

2024.04.22(월) 23:52:49준이일기(laj8311@gmail.com)

인류가 기록을 시작한 이레로부터 문명과 함께 해온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고, 역사 속에서는 찾아 볼 수 없지만 현재는 있는 무언가도 있습니다. 그만큼 인류의 역사는 오래되었고, 기나긴 역사와 함께 해온 것들은 인류의 삶을 위한 필연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온 것들 중에 하나를 이야기 해보자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예술입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과 달리 즐거움과 슬품의 순간들을 때로는 음악으로 때로는 그림으로 표현하고는 했습니다. 인류가 발견한 가장오래된 그림이 4만 5천년전의 맷돼지 벽화라는 것만을 봐도 인류의 역사는 예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술은 그만큼 풍족하거나, 최첨단 인프라가 있는 도시에만 있어야 하는 누군가 어느 그룹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전해주는 삶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예술은 특히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따라서 그 자화상을 그려나가듯이 각자의 특별함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오늘 방문한 장소는 서천의 일상적이면서 특별한 예술을 만들어내는 서천예술의 중심지입니다. 아름다운 바다 옛날에는 큰 항구로 번창했던 도시의 이제는 많은 젊은이들이 떠나갔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새로운 젊은 예술가들이 익숙하면서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내는 공간 서천예술문화창작공원에 가보았습니다.



마치 그림동화의 건물처럼 반듯한 모양의 3개의 삼각모양의 지붕을 하고 있는 창고건물이 아기자기하게 붙어 있는 것이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현재의 창작공간은 한국근대역사의 상징과 같은 곳입니다. 20세기에 일제감정기와 전쟁을 겪고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도시가 현대화 되면서 한국에서는 유럽과 달리 근대의 일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근대문화유산이 적은 편입니다. 장항은 일제감정기에 군산과 함께 쌀을 일본으로 반출했었다는 아픈 과거를 갖고 있지만 쌀 운송과 항구도시라는 특징으로 여러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광복 이후에도 활발한 항구 도시 모습을 갖추고 도시 곳곳에 쌀을 보관하던 마곡창고가 자리를 자고 있었습니다. 오늘 방문하게 되는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은 이전에 사용하던 마곡창고를 리모델링한 곳입니다. 



김난도 작가의 '트렌드코리아 2024'에서 언급하듯이 2024년도의 트렌드 중 하나는 리퀴드폴리탄이라는 유연한 도시의 형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도시는 언제나 영원할 수 없고 규모나 쓰임이 시간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도시의 변화를 가장 먼저 주도하는 것은 도시 공동체 구성원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변하는 것은 아무래도 변경이 어려운 도시의 인프라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사를 가거나 오거나 개인의 적은 비용과 시간투자로 이것들이 가능하지만 도시의 인프라는 많은 인력과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공간의 변화속도가 다른 덕분에 예상치 못한 격차에서 오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고 아이러니에서는 특유의 독특한 정체성이 생겨납니다. 항구도시의 상징이었던 창고의 인프라는 그대로 남아있고 창고를 이용하는 노동자는 더 이상 없지만 넓은 전시공간과 작업실이 필요한 예술가들에게는 새로운 독특한 보금자리가 되는 장항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마곡창고 입구에는 다양한 조형전시와 작은 공연장이 있었습니다. 마곡창고의 외벽을 깔끔하게 정돈했지만 건물의 디자인 자체가 오래되어 빈티지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주변의 조형물은 장항의 앞바다를 헤엄치고 있을 귀여운 고래가 만나니 예상치 못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창작공간 주변의 보도불럭이 모두 옛날 벽돌집이 생각나는 색깔을 하고 있고 창작공간 옆에 마련되어 있는 야외무대와 벤치들도 별독을 활용하여 만들어서 창작공간의 분위기를 잘 맞추고 있습니다. 



빈티지한 모습이 묻어나는 창작공간의 외관을 보고 안으로 들어오면 예상치 못하게 너무 아름답고 세련된 하얀 인테리어의 창고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창고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살아 있지만 내부의 타일을 하얗게 배치하여 창고의 어둡고 지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밝은 공간입니다.



창작공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게시판이 처음에 나와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창작공간 중앙에는 야외무대보다 조금 더 큰 무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술과 관련된 창작 활동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발표회 등 창고의 독특한 분위기를 살린 무대공연을 할 수 있는 마을의 작은 공연장입니다. 



무대 옆으로는 서천군을 소개하는 큰 티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실 지역에서 문화예술 접근성을 줄이기 위하여 유명한 작가를 초빙하거나 작품을 전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외지인의 입장으로서 지역의 예술공간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색깔이 살아 있어서 그 장소를 방문하지 않으면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작공간에서는 서천군만의 문화예술을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방문했을 때는 "기록가의 시선으로, 우리가 발견한 서천"이라는 전시가 진행중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중 마을기록단인 '안녕, 서천탐험대' 사업의 기록활동결뫄물 전시라고 합니다. 마을기록단은 서천군의 주민들로 구성된 기록활동가들로 총 6팀이 각각의 주제를 선정하여 사진과 영상, 인터뷰 등으로 마을의 다양한 부분을 다양한 매체로 기록하였습니다. 



전시를 하고 있는 공간의 바닥에는 서천군의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읍면단위의 행정구역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13개의 읍면을 보니 아직 제가 가보지 않은 서천의 장소가 많이 보이네요. 



전시공간 중앙에는 프로젝트를 참여한 기록활동가들의 인사와 소감이 적혀 있었습니다. 한 도시의 역사를 다양한 매체로 도시의 주민들의 힘으로 직접 기록해나가는 것이 매우 의미 있어 보입니다. 



소감 속에서 하나의 기록이라도 더 하며 하나의 멋진 장면이라도 더 남기고자 했던 활동가님들의 마음이 보여 너무 멋지네요. 



오른쪽 벽면에는 활동가님들이 수집하고 기록한 다양한 주제의 기록물들이 있습니다. 서천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마음을 담은 여러 간행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천군에는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건축물들이 많이 있는 만큼 멋진 사진들과 관련 서적들이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반대쪽 벽면에는 이번 기록을 위해 참여해주신 지역 어르신들의 인터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시를 모두 관람하면 방명록을 적거나 소감을 포스트잇으로 붙여 볼 수도 있습니다. 



창작공간은 기획전시뿐만 아니라 상설 전시가 되어 있는 장항의 옛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흑백사진에서부터 컬러사진에 이르기까지 근 100년에 이르는 다양한 도시의 모습에서 활기찼던 지난날의 장항과 서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공간뿐만 아니라 창작공간인만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함께 다양한 창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커다란 창작공간뿐만 아니라 동아리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지역에 일반 주민들도 생활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동아리를 만들고 대실을 하여 활동을 하여 직접 함께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서천의 역사부터 서천만의 독특한 문화예술까지 서천의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입니다.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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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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