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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노성향교와 명재고택 : 역사 속의 아름다움

2024.06.08(토) 01:21:30호우(foxbond@naver.com)



우리나라의 전통가옥인 한옥은 건축미와 더불어 수백 년의 세월이 깃든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 지어진 고택들은 당시 상류층의 생활상과 주거문화를 잘 보여주는 살아있는 유산이다.
그중에서도 논산 명재고택는 우리나라 대표 고택 중 하나로 손꼽히며, 그 아름다움과 역사성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최근 나는 노성향교와 명재고택을 직접 방문해 그 매력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고택을 둘러보며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신세계와 건축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한옥의 품격 있는 멋스러움에 빠져들며, 마치 논산에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명재고택에 도착해 노성향교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긴다.



지방민의 교육을 위해 세워진 노성향교는 공자를 중심으로 그의 제자인 증자와 맹자, 안자, 자사 등의 위폐를 모시고 있고, 매년 음력 2월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노성향교는 1997년 12월 충청남도 기념물 제118호로 지정되었다.



노성항교 앞으로 고요한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이 작은 연못에는 조선 시대 정원사들의 섬세한 조경 미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선조들의 정원 조영 철학이 깃든 아름다운 연못 풍경에 묻혀 잠시 고즈넉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하다.







연못 안에는 작은 섬이 있다.
그 섬으로 건너가기 위해 작은 다리 하나가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 섬 안으로 들어서면 한 그루의 배롱나무가 오랜 시간 견디며  연못 가득 고독하지만 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그 배롱나무 아래에는 작은 벤치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그 벤치에 잠시 걸터앉아 연못가의 고요한 정경을 만끽한다면, 세월의 흔적이 배인 고택과 정원의 운치 있는 아름다움에 젖어든다.
이 고즈넉한 공간에서 자연의 순리를 느끼며 한 번쯤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연못가에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나는 다시 발길을 옮겨 논산의 대표 고택인 명재고택으로 향했다. 이곳은 삼백여 년 전인 1709년에 지어진 곳으로, 조선 중기 시절 호서 지방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띠고 있다.
당시 학자이자 문인으로 활약했던 윤증 선생이 건립한 이 고택에는 세월의 향기가 물씬 배어있다.
안채를 중심으로 광채와 사랑채가 기능에 맞게 배치된 고택의 구조는 매우 세련되고 합리적이다.
특히 수납 공간인 광채를 안채와 비껴 배치한 것은 비바람과 햇빛 등 자연 현상에 대비한 지혜로운 설계라 하겠다.
이처럼 자연과 하나 된 고택의 모습에서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건축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명재고택의 사랑채는 농토와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평범한 직사각형 모양의 평면이지만, 대문채와 연결되어 안채 마당을 통과하는 'ㅡ'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어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사랑채의 중심인 큰 온돌방을 중심으로 공간이 조화롭게 펼쳐진다.
서북쪽으로는 작은 방이 자리하고, 동남서 세 면은 마무리가 완벽한 원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한편에는 2칸 규모의 누마루가 있어, 방 앞뒤로 마루가 두르는 형상을 띄고 있다.
이 누마루의 창문은 4분할 들창으로, 문을 열면 천장의 고리에 걸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문과 창이 이룬 비례가 황금비율에 가까워지는 조형미를 자랑하게 된다.
실용성과 미학을 겸비한 이 독특한 구조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또한 큰 방과 작은방 사이에는 미닫이와 여닫이 방문이 결합되어 있는데, 이 독창적인 방식 역시 명재고택의 건축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라 하겠다.
시간이 머무른 고택 구석구석에서 조상들의 지혜와 섬세함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작은 디테일 때문이 아닐까?







명재고택의 사랑채에는 큰사랑방, 작은사랑방, 안사랑방, 건넌방, 누마루 그리고 초가1, 초가2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고택에서는 특별한 한옥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가며 전통 고택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명재고택의 낮은 담장 안쪽으로 시선을 던지면 촘촘히 자리한 장독대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낮은 햇살이 반사되는 옹기들이 늘어선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장독대를 빼곡히 채운 옹기들은 고택의 정갈한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고 있다.
마치 오래전 주인이 내일이라도 와서 간장이나 고추장을 푸어 먹을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오늘은 고즈넉한 전원 풍경을 만끽하며 논산을 여행한다.
이번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곳은 단연 명재고택이었다.
고택 곳곳에서 옛 선비들의 건축 철학과 미의식이 고스란히 배어났다.
기와지붕에 쌓인 세월의 흔적, 고목 그늘 아래로 스미는 은은한 햇살, 그리고 바람에 실린 옛 향기까지.
이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전통 고택 특유의 운치를 자아냈다.
근처에 위치한 노성향교 역시 옛 정취가 물씬 풍겼다.
이렇듯 오늘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고택과 향교의 옛 정취에 푹 잠겨보았다.
조선 중기의 건축미학이 돋보이는 이 아름답고 고즈넉한 명소들에서 잠시나마 옛 선비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명재고택
춘암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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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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