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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열광한 가창오리 군무 볼 수 있을까

[현장] 주요월동지 금강 12월 중순이 되도 오지 않아 '썰렁'

2012.12.12(수) 09:27:35얼가니(booby96@naver.com)

KBS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승기는 가창오리 군무를 보고 열광했다. 그가 만난 가창오리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다. 국제자연보존연맹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는 매년 11월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보내고, 우리나라를 찾는 가창오리는 매년 30만~70만 마리에 이른다.

가창오리는 매년 11월이면 금강하구에 찾아와 월동을 시작했다. 저녁 노을과 함께 수십만 마리가 군무를 이루어 비행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도 금강을 찾았었다. 그러나 금강에는 더이상 가창오리가 찾아오지 않는다. 지난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일 금강을 찾았지만, 가창오리 군무는 찾을 수 없었다.

▲금강에 찾아온 가창오리군무 2009년 금강을 찾아왔던 가창오리 30만! 수많은 가창오리의 군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벌써 왔어야 할 가창오리가 12월 중순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철새 공화국으로 만든 가창오리가 2012년 겨울 사라진 것이다. 대규모 가창오리의 군무는 세계의 탐조인에게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이유기도 했다. 현재 금강에는 약 300여 마리의 가창오리가 11월에 관찰된 것이 전부다.

금강이 아닌 다른 곳에서 관찰된 적이 있다면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한국 야생조류협회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어디에도 가창오리의 대규모 월동 소식이 없다고 한다. 서산, 삽교호, 주남, 낙동강 등등 대규모 가창오리 월동지였던 곳에서도 가창오리는 없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과 중국에서도 대규모 가창오리의 도래 소식은 없단다. 일본 위성 추적 자료에 의하면 가창오리 일부가 11월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개체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창오리, 먹이·서식처 변화로 지속해서 월동지 개척

▲ 2010년 금강을 찾은 가창오리떼. 약 35만마리가 금강을 찾아왔다. 물에 떠있는 모습 자체가 하나의 큰 섬처럼 보일 정도로 많다

 

그동안 가창오리는 먹이나 서식처의 변화로 서산, 금강, 삽교호, 고천암 등 여러 장소를 지속적으로 개척하면서 월동해왔다. 이렇게 월동지를 찾아 헤매던 가창오리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동안 가창오리의 서식환경이 지속적으로 훼손되어 사라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어찌되었던 가창오리의 생태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다. 그 생태의 문제가 시베리아일 수도 있고, 대한민국일 수도 있다. 가창오리 보전을 위해서는 시베리아와의 공조가 필요하다. 시베리아의 원인까지 파악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면 농경문화의 변화 지속적인 서식처 훼손을 지목 할 수 밖에 있다. 농경작지가 줄면서 그간 가창오리 30만 마리가 먹을 수 있는 낙곡은 매년 감소했다.

  거기에 안정적으로 월동하던 서식처가 사람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훼손되었다. 지난 11월  16일에 있었던 서천국제철새심포지엄에서 충남발전 연구권의 정옥식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금강에 자전거도로와 둔치공원으로 철새의 서식처가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둔치에 서식하는 갈대나 버드나무들이 사람과 가창오리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고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완충 역할을 하던 갈대밭이나 버드나무 숲은 사라졌다. 대신 생긴 대규모 공원에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만이 가득하다.

금강 자전거도로 가창오리 서식처 바로옆까지 조성

▲ 4대강 사업으로 공사중인 모습 멀리보이는 강이 매년 가창오리가 찾아오는 지역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정부가 자랑하는 금강 자전거도로는 가창오리 서식처 바로 옆에까지 조성되어 운영중이다. 새의 가장 큰 천적인 사람이 서식처까지 오면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모든 원인이 강개발에 있다고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새들의 서식처 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둔치공원의 모습 둔치공원을 만들었지만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20여 년 전 주남저수지에 찾아오던 가창오리가 전국을 이동하면서 월동하기 시작하면서 서산시과 서천군, 군산시는 가창오리를 테마로 철새축제를 진행해 왔다. 지자체에서 새들을 이용한 과도한 철새축제 경쟁으로 주말 금강에는 새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화려한 철새탐조대 시설물은 사람들에게는 편안할지 모르지만, 새들에게는 오히려 불편만을 가중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철새탐조대에서 새를 볼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창오리를 상품으로 활용하여 철새축제를 진행한 여러 지자체들과 정부에게 묻고 싶다. 가창오리 보호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이제 상품으로 가창오리 말고,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가창오리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강을 사람의 공간으로 지속개발하여 훼손된 완충지대 역시 다시 복원해야 한다. 거기에 부족한 먹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창오리가 더이상 찾아오지 않는다면 가창오리는 멸종할 수도 있다. 전 세계 가창오리 개체의 99.9%가 우리나라에 월동하기 때문이다. 가창오리가 멸종된다면 '소를 잃은 격'이 되겠지만, 강과 습지를 잃는다면 '외양간'을 잃는 격이다. 가창오리 외에 아직도 많이 우리나라 강과 습지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들을 위해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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