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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19세기까지 충청 앞바다를 지켰다

천상누대 그림 같은 강산을 펼치는 ‘충청수영성’

2021.10.13(수) 13:30:05장군바라기(hao0219@hanmail.net)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망화문.

보령 충청수영성 전경 '해유시화첩'. 거북선이 정박해 있다.
▲ 보령 충청수영성 전경 '해유시화첩'. 거북선이 정박해 있다.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1510년(중종 5년) 충남 보령시 오천항에 쌓은 충청수군 지휘본부인 충청수영성. 전라좌수영, 전라우수영, 경상좌수영, 경상우수영과 더불어 1896년(고종33년) 폐영까지 조선 5대 수군기지 가운데 한 곳이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충청수영성에는 군선 142척에 수군(水軍) 8414명이 근무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임무는 서해안 뱃길로 한양으로 향하는 조운선을 보호하거나 왜구 침탈을 막는 것이지만, 근대에는 외국의 이양선 감시가 주 임무가 되었습니다.

사방에 성문과 소서문(少西門)이 있고 내부에는 동헌을 비롯해 영보정, 관덕정, 대섭루, 능허각, 고소대 등이 있었지만 상당수가 허물어지고 도로가 관통해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수영성은 국가사적(제501호)으로, 부속 수영관아와 내삼문은 각각 충남유형문화재 제136호와 제210호)로, 장교청과 진휼청은 충남문화재자료 제411호와 제412호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성내 배치도. 

오천항과 이어져 출입문 역할을 하는 망화문은 화강암을 다듬은 아치(Arch)형으로 석조의 정밀함과 조상의 지혜가 돋보이는 멋진 작품으로 충청수영성 인기 포토존 가운데 하나 입니다. 휴일이면 사진 촬영에 대기 줄이 이어집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망화문 계단.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망화문 뒤편. 

망화문을 들어서면 자연스레 왼쪽 성벽을 따라 산책 길에 나서는데 성벽 길이는 1650m에 높이 3~4m이지만 일부 구간은 절벽에 세워져 평지 성임에도 다른 성보다 유난히 가파르게 보입니다. 성벽을 따라 자란 아름드리 팽나무가 그나마 삭막함을 가셔 주고 그늘을 내줍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성벽 산책길의 팽나무. 

곡선으로 휘어진 성벽을 걷노라면 오른편으로 진휼청과 마주합니다. 말 그대로 빈민 구제 건물로 폐영 당시 민간에 팔렸다가 보령시가 다시 매입 복원했다고 합니다. 툇마루에 잠시 앉아 쉬노라면 오천항의 바닷바람이 답답한 마음을 날려줍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진휼청.
▲ 보령 충청수영성 진휼청1.

보령 충청수영성 진휼청 2.
▲ 보령 충청수영성 진휼청 2.

이어 충청수영성을 대표하는 영보정이 나옵니다. 영보정을 향하는 성벽은 KBS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와 ‘용식’이가 애정을 키워가던 장소로 많은 연인이 이들을 따라 사진을 남기는 장소입니다. 200여 척 어선이 정박한 오천항 풍경과 붉은 노을이 성벽 아래에 펼쳐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수영성 입구의 오천파출소도 주인공이 근무하던 촬영장입니다. 드라마 배경지인 옹산의 이름을 따서 ‘옹상파출소’로 나왔던 곳입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진휼청.
▲ 보령 충청수영성 성벽.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오천파출소. 동백의 남자친구 용식이 근무지.

영원히 보전한다는 뜻의 영보정은 1878년 불에 탔다가 137년 만에 복원한 것입니다. 정자에 오르면 천수만 입구 드넓은 습지와 어우러진 경관에 바다와 사방을 향해 탁 트인 전망으로 조선 시대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성벽에서 바라본 오천항.

다산 정약용은 영보정연유기(永保亭宴遊記)를 통해 “세상에서 호수, 바위, 정자, 누각의 뛰어난 경치를 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영보정을 으뜸으로 꼽는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실학자인 규남 하백원은 1842년 유배지인 보령에서 지역 문인들과 배를 타고 수영성의 전경을 감상한 ‘해유시화첩’을 남기면서 포구의 정박 중인 거북선을 그려 조선이 19세기에도 거북선을 운용했다는 중요한 사료를 남겼습니다.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 전경1.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 전경2.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에서 바라본 갯벌.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 현판.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 단청.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을 극찬하는 시인 묵객의 현판.

영보정을 지나 도로 건너편으로 외삼문과 장교청(객사)이 연이어 있습니다. 장교청은 본래 오천초 자리에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폐영 이후 도로개설과 호안매립 등 개발행위로 성벽의 형태는 희미해지고 일부구간이 훼손됐지만, 충청수영성과 주변 지형이 원형을 많이 유지하고 경관적으로도 우수합니다.

천상누대에 오르니 그림 같은 강산이 펼쳐지는(天上樓臺畵中江山) 충청수영성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 보심은 어떨까요?

보령 충청수영성
▲ 보령 충청수영성 영보정의 '천산누대화중강산'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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