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구절초 향기 그윽한 만일사

2021.10.04(월) 15:36:39네잎클로버(venusmi8@hanmail.net)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사찰 만일사를 찾았습니다.
만일사는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리에 위치해 있는데요, 만일사는 성거산(해발 579m) 자락에 있는 사찰로 해마다 10월 초가 되면 구절초 꽃이 예쁘게 피어나는 곳입니다. 파란 하늘, 선선한 날씨에 새하얀 구절초 꽃이 생각나 만일사로 달려갔습니다.

▲ 천흥저수지

천흥저수지를 지나면 만일사까지 좁은 오르막길이 이어지는데요, 그 길 끝에는 언제 찾아도 평온함이 느껴지는 아담한 사찰 만일사가 있습니다. 사찰 아래쪽에 주차 공간이 있어 차를 세우고 만일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청정한 숲에 흐르는 계곡 물소리는 사찰의 풍경소리와 어우러지며 더욱 맑고 청아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찰 입구에 도착하니 돌계단 주위로 구절초 꽃이 화사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시기상 조금 이른듯싶어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이미 사찰 주변으로 구절초 꽃이 만발한 모습인데요, 새하얀 꽃이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돌계단 사이로 피어난 구절초 꽃은 드문드문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는데요, 햇살에 영롱하게 빛나는 구절초 꽃에 마음을 뺏겨 잠시 발걸음 멈추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 보았습니다.

▲ 만일사 법당(문화재자료 제250호)

만일사는 성거산 중턱에 둥지를 틀고 있는 작은 사찰입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사찰의 고즈넉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데요, 성거산 자락의 상서로운 기운이 사찰을 포근히 감싸며 가을 향기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경내에는 시선 가는 곳마다 구절초 꽃이 새하얗게 수놓아져 있는 모습입니다.
사찰 마당에서 석축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눈이 내린 듯 정취가 아름다웠습니다. 구절초는 '어머니의 사랑', '가을여인'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요, 가까이에서 보아도 예쁘지만, 멀리서 보아도 하늘하늘 가녀린 느낌이 청초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일상의 근심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꽃향기 가득한 산사의 정취를 만끽해 보았습니다.

만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입니다.
사찰을 언제 세웠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도선의 비보사찰설에 따라 고려 시대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창건 당시에는 만일사(萬日寺)라 불렀다고 하나 오늘날 만일사(晩日寺)로 바뀐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야기에 의하면, 고려 혜종(912년-945년) 때 만일(晩日)스님이 이 절에 머물면서 불상과 석탑을 세웠는데 스님 이름을 따서 만일사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백학 한 쌍이 날아와 불상을 조각하던 중, 날이 어두워지자 완성하지 못하고 날아가 만일사(晩日寺)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만일사 마애불 (문화재자료 제255호)

이러한 이야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산전과 관음전 사이 동쪽 암벽에는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는데요, 심하게 닳아 얼굴은 알아보기 어렵지만,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대형 마애불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습니다. 1799년 (정조 23) 발간된 '범우고'에 의하면, 만일사는 숭유억불 정책으로 정리되어 폐사되었다고 하며, 만일사 법당은 1876년에 지은 건물을 1970년에 철거하고 다시 지은 것으로, 경내에는 관음전·영산전·요사채·산신각 등이 자리해 있습니다.

▲ 만일사 오층석탑(문화재자료 제254호)

만일사는 연중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입니다. 저 또한, 불자는 아니지만 만일사의 그윽한 풍경 소리가 좋아 이따금씩 방문하고 있는데요, 만일사에는 법당(관음전) 외에도 만일사 오층석탑이 세워져 있으며, 만일사 마애블·자연동굴속 암벽에 조각된 만일사 석불좌상·만일사 금동불 등 고려 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많은 문화재들이 보존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