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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향교 - 520년 이상 된 탱자나무와 함께 오랜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2019.12.06(금) 11:38:10네잎클로버(venusmi8@hanmail.net)


 
지난 주말, 아이들과 함께 문화재 탐방코스로 천안향교를 찾았습니다. 천안향교는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에 위치해 있는데요, 향교는 조선시대 관립 교육기관으로 각 고을마다 세워져 공자와 여러 성현들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하였던 곳입니다. 천안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교육기관이 설립되어 학생들을 가르쳤던 기록은 조선시대부터 남아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으로는 향교, 서원, 서당이 있습니다. 천안의 대표적 향교로는 유량동의 천안향교, 직산읍 군서리의 직산향교, 목천읍 교촌리의 목천향교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향교는 중앙 정부에서 토지, 노비 등을 지원받아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1894년 이후, 과거제도가 폐지되면서 향교는 이름만 남아 제사를 지내는 기능을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천안 유량동 길에서 이정표를 따라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천안향교임을 알려주는 홍살문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홍살문 앞쪽 주차장에 주차 후, 본격적으로 천안향교 탐방에 나서보았는데요, 홍살문 위를 올려다보니, 세로살대 중간의 태극문양이 하늘빛과 어우러져 더욱 신령스럽고 위엄있게 보입니다.

기둥이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고, 상부에는 화살 모양의 나무살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홍살문은 홍문, 홍전문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붉은색은 악귀를 물리치고, 화살은 나쁜 액운을 화살, 또는 삼지창으로 공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홍살문은 서원이나 향교, 집안재실, 능 앞에 설치되고, 홍살문 앞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세워져 있습니다. 하마비는 아무리 지체 높은 사람도 홍살문 앞에서부터는 모두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란 뜻으로 향교 주변이 얼마나 신성시되었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홍살문을 지나면 천안향교의 외삼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외삼문 앞에는 천안향교사적비가 세워져 있고, 태극문양 옆으로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모습입니다. 외삼문의 태극은 우주 생성의 과정을 상징한 문양으로 신성과 신비의 부호로 사용되었지만 차츰 쓰이는 범위가 넓어져 길상과 축복의 뜻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왕릉이나, 향교, 열녀를 기리기 위한 동네의 입구 홍살문에서 쉽게 태극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교 전통사회에서 외삼문을 출입할 때에는 법도가 있는데 동입서출(東入西出), 즉 동쪽(오른쪽)으로 입장하고 서쪽(왼쪽)문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천안향교 외삼문
 
향교 밖으로는 천안향교 강의실과 연구실이 자리하고 있고, 향교 담장 아래쪽에는 천안 향교와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탱자나무가 묵묵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무가 약간 경사진 곳에 있어 곧게 자라기 어려워 여러 개의 지지대를 받쳐 놓은 상태인데요, 천안향교의 탱자나무는 수령 520년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2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탱자나무(도나무 110호 지정)
 
명륜당으로 들어서니 천안향교를 관리하는 직원 분이 반갑게 맞이해 주셨는데요, 동행한 아이를 보며 '요즘은 아이를 데리고 이렇게 향교를 방문하는 이가 많지 않다'라고 말씀하시며 반겨주셨습니다. 평소 향교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는데, 천안향교지기님의 해박한 지식과 함께 명륜당과 동무·서무 내부를 관람하며 향교에 대한 여러 가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천안향교는 1997년 12월 23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11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전국 234개 향교 중 하나인 천안향교는 1398년(태조 7년) 조선 건국 후 세워졌으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후, 1606년 선조 39년에 다시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명륜당의 상량문에는 1656년(효종 7년)에 상량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다시 지은 연대를 알 수 있고, 그 후에도  대성전, 서묘 중삼문 보수, 명륜당 서재 보수, 동묘의 홍살문 등 여러 번의 보수작업을 거쳐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천안향교 앞쪽에는 유생들이 모여서 유학을 공부하는 명륜당이 있고, 좌우측으로 유생들이 기숙하던 동재와 서재가 있었는데 동재는 일제강점기에 헐려서 서재만 남아 있다가 1983년에 복원하였습니다.
명륜당 뒤쪽에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좌우로 동무와 서무가 있고 공자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성현 18분과 중국의 성현 21분 등 모두 39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현재, 천안향교의 대성전은 보수정비공사로 인해 성현 일부의 위패가 명륜당에 임시로 모셔져 있는 상황인데요, 보수정비공사가 끝나는 2020년 4월 24일 이후에는 성현들의 위패가 다시 대성전으로 모셔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성전 보수공사로 명륜당에 임시로 모셔져 있는 성현들의 위패
 

 
천안향교는 3월에서 11월까지, 매일 10:00~16:00 동안 개방되고 있습니다. 문이 닫혀 있을 경우에는 담장 너머로 살짝 안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전국 234개 향교는 현재 모두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개화기 과거 철폐령으로 교육 기능은 정지하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상당수 훼손되어 현재도 복원 사업 중인 곳이 많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수백 년의 전통을 품은 채, 그 맥을 잇기 위한 노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천안향교의 대성전도 내년 4월 보수 공사가 완료되면  건축문화재로서의 위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천안향교
-위치: 충남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 190-2
-개방 시간: 3월~11월, 10:00~16:00(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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