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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이 예쁜 천안의 성불사, 만일사에서 보물 찾기!

가을 사찰 여행은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성불사, 만일사에서!

2019.11.11(월) 15:56:51네잎클로버(venusmi8@hanmail.net)


 
온 산이 울긋불긋 붉은 단풍 옷으로 갈아입은 요즘입니다. 가을 막바지 단풍구경 멀리 가지 않고 천안 도심 가까운 곳에서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단풍이 절정인 요즘, 천천히 산책하듯 노랗고 빨갛게 물든 천년고찰 성불사를 찾았습니다. 천안의 진산인 태조산 기슭에 자리한 성불사는 해넘이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사찰 규모는 작지만, 가을이면 단풍 정취 또한 아름다운 곳으로 탐방객들의 발길이 쉼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조산 성불사 일주문 
 
성불사는 천안 일대가 한눈에 조망되는 곳, 태조산 기슭에 위치해 있습니다. 차를 가지고 성불사 주차장까지 올라도 되지만, 가능하면 일주문 쪽 공터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오르길 추천합니다. 오르막길이 사찰까지 이어지지만 한적한 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보고 느끼는 감흥은 도보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기 때문입니다. 일주문 주변에 있는 단풍나무들은 어느새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어 있는 모습인데요, 가던 발걸음 잠시 멈추고 책갈피에 꽂아둘 고운 단풍잎들을 주으며 깊어가는 가을 낭만을 호젓하게 즐겨 보았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10여 분 정도 걷다 보면 산중턱에 자리한 성불사와 마주하게 됩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불사의 고즈넉한 풍경들이 좋아 생각날 때마다 찾게 되는데요, 주차장 입구에 도착해 성불사를 올려다보니 오랜 세월 자리를 묵묵하게 지켜온 고목들이 아름다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산 비탈길을 지나 바스락바스락 가을 낙엽을 밟으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봅니다. 울긋불긋한 풍경들이 어찌나 예쁜지 시선은 자연스럽게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되는데요, 올여름 초록빛 가득했던 풍경들은 계절의 변화에 어느새 오색빛으로 물들며 늦가을의 정취가 제대로 묻어나 있었습니다.
 

 

 

 
산신각을 지나 대웅전 쪽으로 오르면 멋진 자연경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데요, 주변 아파트 단지들과 잔잔하게 물결치는 단대호수, 천안 시가지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경치를 이룹니다. 조용한 산사에서 붉은 노을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낮에 찾아도 좋을 만큼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풍광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기와 너머로 오랜 세월 버텨온 느티나무들과 산신각, 저 멀리 굽이굽이 이어지는 능선들이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성불사는 1984년 5월 17일, 충남문화재 자료 제1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고려 초기에 창건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인데요, 대웅전 뒤쪽으로 보면 암벽에 마애석가삼존 16나한상 및 불입상이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은 왕위에 오른 후, 도선국사에게 전국에 비보사찰을 세우도록 하였습니다. 이 무렵, 도선국사가 이곳에 당도해 보니 백학 한 쌍이 날아와 천연 암벽에 부리로 쪼아 불상을 조성하다 완성하지 못하고 날아가 버렸다고 하는데요, 다 이루지 못한 절이라는 뜻이 담긴 성불사(成不寺)라 불렀다가 도선국사가 백학이 날아간 자리에 절을 지었고, 이후 여러 차례 중창과 중건을 거치면서 성불사(成佛寺)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경내에는 성불사의 중심 건물인 대웅전을 비롯해 산신각, 칠성각, 요사채 등이 남아 있습니다. 
   
▲충남문화재 자료 제10호, 성불사 대웅전
 
성불사는 다른 사찰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옆에서 볼 때, 팔작지붕 건물인 대웅전은 내부에 따로 불상을 마련하지 않고 유리창 너머 암벽에 조각된 마애불상을 본존불로 모시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웅전 후면 암벽을 보면 완성되지 않은 희미한 부처의 입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측면 암벽에는 여러 작은 불상들도 뚜렷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마모되었다고는 하지만, 암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마주하고 있는 모습, 수도하는 모습 등 생동감 넘치는 불상들이 새겨져 있는 모습니다. 관음전 내부에는 고려시대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천안 성불사 석조보살좌상'도 모셔져 있고, 고즈넉한 경내에는 수령 550년과 800년이 넘은 느티나무 보호수가 묵묵히 성불사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마애석가삼존 16나한상 및 불입상(유형문화재 제169호)
 

▲수령 8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참고로 아래 사진은 성불사의 마애불상과 관련된 아담한 사찰 만일사의 모습입니다. 올해 10월 12일, 구절초가 예쁘게 필 무렵 성거산(해발 579m) 만일사에서 마애불을 담은 사진인데요, 만일사는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석불좌상, 매애불, 오층석탑 등의 조각기법과 동국여지승람 등의 기록으로 볼 때, 고려시대에 세워진 사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거산에 자리한 만일사 
 
만일사의 이름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집니다. 하나는 고려 혜종 때, 승려 만일(晩日)이 이 절에 머물면서 석굴 안에 석상을 마련하고 오층석탑을 세우는 등 크게 중창하여 그의 이름을 따서 만일사라고 했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성불사에서 백학 한 쌍이 내려와 불상을 조성하던 중, 사람의 기척으로 중단한 것이 성불사의 마애불입니다. 학이 다시 하늘로 날아가 성거산을 굽어보니, 만일사의 자리가 좋은 곳이라 여겨 다시 이곳에 불상을 조성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경내로 들어서면 영산전과 관음전 사이 자연 암반에 상당 부분이 마멸되었지만,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대형 불상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습니다. 해가 저물어(晩日) 백학들이 불상을 다 완성하지 못하고 날아가 버린 까닭에 사찰 이름을 '만일사(晩日寺)'라 하였다는 설화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충남 문화재자료 제255호(만일사 마애블)
 
천안의 고즈넉한 사찰 두 곳에서 특별한 설화와 함께 가을 정취를 제대로 만끽해 보았는데요, 성불사·만일사는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은 곳이지만, 가을에는 특히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되는 곳입니다. 10월 중순에는 구절초 향기가 가득한 만일사에서, 11월에는 가을 정취가 예쁜 성불사에서 숨겨진 보물들을 찾아보면서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10월 중순, 성거산 만일사의 구절초꽃 풍경

태조산 성불사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불사길 144
-성불사 주차장 하차, 버스 이용시 천안종합터미널에서 각원사행 24번 탑승 후 부경파크빌 아파트에서 하차

성거산 만일사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 4길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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