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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갑사에서 만난 진귀한 보물들과 맑고 깨끗한 자연 풍경

2019.11.08(금) 14:49:49네잎클로버(venusmi8@hanmail.net)


 
지난 주말, 가족 나들이로 계룡산 갑사를 찾았습니다. 계룡산은 천황봉·연천봉·삼불봉의 구불구불 이어지는 능선들이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북쪽을 제외하고 동·서·남 세 곳에 이름난 사찰인 동학사·갑사·신원사가 각각 위치하고 있는데요, 세 곳 사찰 모두 다 자연 경관이 뛰어나지만 그중 계룡면 중장리에 위치한 갑사는 가을 정취가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가을 단풍철이면 계룡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번 나들이는 계룡산 등반까지는 아니고 갑사를 중심으로 가볍게 나선 산책에 가까웠습니다.  
 

 
갑사 주차장 쪽에는  키가 큰 은행나무들이 황금빛을 자아내며 나들이객들을 반깁니다. 시선을 돌려 계룡산 쪽을 바라보면 오색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계룡산의 정취가 한눈에 보이는데요, 가을을 만끽하려는 탐방객들로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많은 차량들로 북적북적 활기가 느껴졌습니다. 
  

 

 
갑사로 향하는 길목에는 오랜 고목들이 맑은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여름 내내 초록빛 힐링을 선사해주었던 풍경들도 이제는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는데요, 올해는 늦더위와 태풍으로 인해 단풍 시기가 조금 늦어졌는지 계룡산의 단풍은 아직 절정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좀 더 쌀쌀해지고 가을이 깊어진 만큼 이번 주말과 다음 주에는 좀 더 붉은 단풍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갑사 대웅전(도 유형문화재 제105호) 

계룡산은 묘향산·지리산과 더불어 조선왕조 3대 신악으로 간주되어 산신제를 올리던 신기 어린 곳으로, 조선 후기에는 '정감록'의 '계룡산 천도설에 명시된 미래의 도읍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계룡산의 서편 기슭에 자리한 갑사는 백제 구이신왕 1년(420년)에 '아도화상'이 지었다는 설과 556년에 '혜명스님'이 창건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영주 부석사를 세운 의상이 679년에 다시 중수하면서 이때부터 신라 화엄 10대 사찰 중의 하나가 되었고, 18세기 말 산이름을 따서 계룡산 갑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석가여래 불상을 모시고 있는 갑사 대웅전
 
갑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전소되었다가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절의 중심인 법당인 갑사의 대웅전은 원래 현재 대적전이 있는 근처에 있던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지을 때 이곳에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진왜란 때, 승병장 영규대사를 배출한 호국불교 도량의 유서 깊은 사찰로 유명한데요, 갑사라는 명칭은 '으뜸, 또는 첫 번째'라는 뜻으로 '춘마곡추갑사'로 불릴 만큼 가을 경치가 으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내에는 15동의 불전과 승당, 부속 전각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갑사 철당간 및 지주·갑사부도·갑사 동종·월인석보판목 등 다수의 보물들이 있습니다. 해탈문을 들어서면 바로 그 맞은편에 높이가 1.8m나 되는 화강암 기단 위에 세워진 맞배지붕 건물인 대웅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전날, 애민·애족의 수호신으로 산화하신 영규선사와 800여 의승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제가 있었는지 대웅전 주변으로 그 흔적들이 남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갑사 공우탑
 
고즈넉한 사찰을 거닐다 보면  대웅전 중심부 밖으로도 많은 문화재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충남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여러 전각들과 보물들이 발길 닿는 곳마다 있어 눈길을 끕니다. 갑사는 불교를 억제하던 조선시대에도 잘 유지되었지만,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에 일본군에게 약탈당하며 불타버렸고, 병자호란과 화재를 겪으면서 가람배치에 변화가 생기며 대웅전 자리였던 곳에 대적전이 들어서 있습니다.
 

▲충남 유형문화재 제106호(갑사 대적전)
 
당시 절의 중심인 대웅전이 바로 현재의 대적전 자리에 있었다고 하니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삼신불을 모시는 대적전 앞에는 보물 제257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승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승탑이란 승려들의 유골을 안장한 묘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초에 처음 나타납니다. 팔각형의 지붕을 가진 팔각원당형으로 되어 있는 갑사 승탑은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원래는 갑사 뒷산의 중사자암에 있던 것을 현재 위치로 옮겨왔습니다.  
 

▲대적전 앞의 공주갑사 승탑(보물 제257호)
  

▲철당간 및 지주 (보물 제256호)
 
갑사 승탑을 보고 계단을 내려가니 보물 제256호로 지정된 철당간 및 지주가 우뚝 세워져 있는데요, 지주와 당간이 함께 남아 있어 더욱 위용이 느꼈습니다. 사찰에 행사가 있을 때 사찰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 두는데요, 깃발을 달아두는 이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합니다. 갑사의 당간은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현재는 지름 50㎝의 철제 원통 24개가 연결되어 있지만, 원래 28개로 연결돼 있었으나 자연재해로 인해 4절이 부러지고 24절만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소박하고 장중한 통일신라시대의 보물인 당간지주를 뒤로하고 한적한 숲길을 걸어봅니다. 숲속 곳곳마다 초록빛 싱그러움 속에서도 오색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단풍을 보고 있노라면 가을이 깊어졌음을 실감케 합니다. 
 

 
갑사 숲속 산책로에서 작은 녹색 식물인 이끼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는데요, 계룡산은 멸종 위기종인 수달·삵·담비를 포함하여 약 3,75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 중입니다. 이끼는 숲속 그늘지고 축축한 흙·바위·큰 나무줄기 등에 붙어 사는 식물로 이런 곳에서 자라는 이끼는 수분과 토양을 조금씩 품게 되어 다른 식물이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며, 작은 곤충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낙엽들이 바위 위로 우수수 떨어져 있는 풍경은 색다른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며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단풍이 절정인 주말, 어디 가야 할지 고민된다면 유서깊은 사찰 갑사를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가을 풍경을 벗삼아 숲속에 숨겨진 진귀한 보물들을 찾아보고, 맑고 깨끗한 자연을 만끽하며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셨으면 합니다.   
  


계룡산 갑사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제4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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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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