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낭만이 흐르는 공주 제민천의 산책

2024.03.07(목) 22:02:02랄랄라아줌마(orangebabo84@naver.com)

공주 원도심은 충청도의 정치, 행정, 사회, 문화를 선도해 온 지방행정중심지로 공주의 역사적 이미지를 상징한다. 공주 원도심 곳곳에는 공주의 역사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 그대로 남아 중요한 도시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그 중의 한 곳이 이번에 찾은 옛 공주읍사무소이다.

등록문화재 제433호인 옛 공주읍사무소는 공주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서양식 건축물로 1923년 충남금융조합회 사무실로 건립되어 공주읍사무소, 공주시청 등으로 사용되었다. 2009년 공주를 대표하는 근대건축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아직은 쌀쌀한 봄바람을 뚫고 옛 공주읍사무소의 앞에 다다르니 세월의 흔적은 있으나 멋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여 근대 건축물로서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복원되었다고 한다. 화강암 지대석 위에 주재료인 붉은 벽돌을 쌓은 후 안팎을 다른 재료로 꾸민 전형적인 조적도 건물이다.

1층에는 옛 공주읍사무소의 연혁과 입지, 건축물의 특징과 의미에 관해 설명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그 시대의 읍사무소를 재현해 놓은 공간이 나오는데 선풍기, 타자기, 전화기 등 작은 소품들이며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이 1970-80년대의 모습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 바퀴 둘러보고 해설자 분의 설명을 덧붙여 들으니 더 이해하기가 쉬웠으며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어른들에게 있어서도 근대 역사공부에 도움이 될 듯하다.

우리는 옛 공주읍사무소를 둘러보고 나와서 제민천을 걷기 시작했다.

공주를 가로지르는 제민천은 공주의 또 다른 역사의 흔적이자 삶의 터전으로 금강의 물줄기를 따라 깊이 흘러 들어온 그 이름처럼 백성들과 함께한 하천이다. 산책로를 따라 흐르는 물은 맑아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마을 가운데 조그마한 시냇물을 중심으로 물길 따라 양쪽으로 아기자기 귀여운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으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귀여운 글귀도 찾는 재미도 있었다.

자칫 앞만 보고 가다가는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들과 글이다. 절로 웃음이 난다.

아이들과 산책하며, 허기짐을 떡볶이로 채우고 제민천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나태주 골목길이 있어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낮은 지붕들의 주택들, 좁은 골목길, 전봇대, 정겨운 모습이 우리 어렸을 때의 향수를 절로 불러오는 그곳의 담벼락에 나태주 시인의 시와 시화가 벽화처럼 꾸며져 있다. 시 하나 읽고, 그림 한번 보고, 발길을 옮기고, 다시 또 다른 시 하나 읽고, 그림 한번 보고 도심 속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 일부 공사 중이었던 공주 풀꽃문학관

곳곳의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시가 있어 낭만이 있는 공주, 더 따뜻한 봄이 오거든 이곳저곳 산책할 수 있는 곳이 많은 곳이다.

우리는 위의 시'선물'같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나는 선물 받은 오늘을 아름답게, 그리고 감사히 보내야 할 것이다.

옛 공주읍사무소
충남 공주시 우체국길 8
관람시간 10:00~17:00(월요일 휴관)
문의 041-852-6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