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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에서 가장 오래된 간이역 보령 청소역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지

2020.10.13(화) 14:52:03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청소역은 하루에 8대 정도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작은 간이역이다.

작년 여름, 혼자 이곳에 방문한 이후 좋아하는 사람과 꼭 다시 오고 싶었다. 
할거리는 그다지 많지 않다.

등록문화재 제305호로 지정된 오래된 역, 시간이 멈춘 듯한 거리, 그리고 새롭게 형성된 영화 <택시운전사> 포토존이 전부다. 오래 머물러도 한 시간이면 다지만, 그래도 그 곁 벤치에 하염없이 앉아 있고 싶었다.
 

 

 
오고 가는 이가 드문 간이역. 기차가 멈춰 선다.
기차에서 내리는 이는 없었다. 

잠시 생각에 빠진다. 
 
천안에서 익산으로 향하는 장항선에 올라탄다. 덜커덩덜커덩 흔들리는 기차에서 까무룩 잠이 든다. 
그러다 잠결에 횡설수설 기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이름은 청소역. 역사에서 나오니 미용실과 정육식당이 보인다. 
그리고 정면에는 거리의 오래된 분위기와 사뭇 다른 편의점이 보인다. 
 
편의점에 들어가 목을 축일 음료수를 산다. 돌아갈 기차를 보니 3시간 뒤. 
작년 나의 모습이다. 여전히 변함 없는 풍경이 나를 반긴다.
 

 

 
물론 이번엔 기차가 아닌, 차를 이용해 이곳까지 찾아왔다.
청소역 공원 앞 무료 주차장에 차를 두고 주변을 탐색한다.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면 청소역 곁에 자리한 공원의 포토존이다.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인 송강호 배우의 입간판과 택시 모형, 그리고 기차 모형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기차역에 불어온 새로운 변화다.

오래된 풍경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 생긴 작은 변화가 제법 마음에 든다. 
카메라를 집어 들어 사진을 찍는다. 그러라고 만든 포토존일 테니! 
 



 
기차를 타고 왔을 땐 돌아갈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그 시간 동안은 오히려 더 여유로웠다.
아무리 빨리 돌아가고 싶더라도 또 아무리 늦게 돌아가고 싶더라도 정해진 시간이 있는 거니깐.
 
하지만 자동차를 타고 온 여행객이라면 좀 다르다.
원하는 시간만큼 둘러보다 원하는 시간에 돌아설 수 있다.
그런데 왜 그 속도만큼 여유가 없어진 기분일까. 아이러니하다.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세 시간 뒤에 오는 기차를 기다릴 때만큼의 여유로움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청소역 주변을 거닐었다, 타박타박. 
 

 

 
1980년대에 멈춘 듯한 분위기의 거리,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전에 멈춘 것 같은 느낌이다. 
청소역 주변 거리는 1980년대 배경의 영화 <택시운전사>뿐만 아니라 여러 드라마 촬영지로도 활용되었다. 
 
늘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언제가더라도 그대로일 것 같은 곳,
푸름을 간직한 곳이라는 의미의 '청소'. 나에겐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곳이다.
다음엔 다른 계절에 또 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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