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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향 가득한 성가정 합덕성당

당진 합덕성당

2020.10.08(목) 16:06:25안개비(hae041@naver.com)

당진지역 성지 방문을 계획하면서 고민이 있었습니다. '순례 or 관광'? 지금 생각하니, 그냥 순례도 하고 관광도 하면 될 것을 너무 고민했나 봐요.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볼까요?
 


올 가을은 유난히 파란 하늘을 많이 보여줍니다. 긴 장마가 언제 있었냐는 듯, 여기저기에서 가을을 알리는 꽃들의 소식이 전해져 옵니다. 오늘은 저도 이렇게 국화향을 피워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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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성당
 
당진시 합덕읍에 위치한 합덕성당입니다. 멀리서도 보이는 두 개의 종탑이 무척이나 인상 깊은 성당이며, 멋진 추억을 남기기 위한 사진촬영 장소로 꽤 알려진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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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문화숲길 이정표
 
이정표로 미루어보아, 합덕성당은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리라 짐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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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성당(충청남도 기념물 제145호)

합덕성당은 합덕지역에 한국천주교회 창설 직후 천주교 신앙이 가장 잘 전파된 '내포교회'의 중심이었답니다. 훗날 당진성당과 예산성당도 여기에서 분할되었구요.
 

 
합덕성당은 1890년 양촌성당(예산 고덕면 상궁리)에서 시작되었으며, 1899년에 퀴를리에 초대 주임신부가 현 위치에 한옥성당을 세웠고, 1929년에는 백문필(페랭)신부가 현 건물인 벽돌조 고딕성당을 신축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답니다. 그러니, 합덕성당은 130년의 역사와 성당 건물로는 91년의 역사를 지닌 충청도 최초의 본당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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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경당
 
이 성당은 마리아와 요셉의 성가정을 주보로 하는 성가정 성당입니다. 성가정 경당 좌측에는 '가정을 위한 기도'가 있네요. 조용히 읽어보니, 자연스럽게 기도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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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마을
 
이런 성가정을 근본으로 삼은 합덕성당 인근의 지역을 '성소마을', 즉 '성소의 못자리'라 부르는데, 이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이곳 출신의 성직자 33명과 수도자가 80명 이상이나 되기 때문이라 하네요. 
 
이제, 합덕성당의 국화꽃 향기를 따라 성당 주변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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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고타
 
'골고타'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을 맞이한 장소를 말하며, 합덕성당은 이 장소를 재현하여 십자가의 길을 따르며 기도할 수 있도록 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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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십자가의 길'이란, 예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사건을 기억하며 행하는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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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도장
 
타 성지와 마찬가지로 순례 책자 및 버그내순례길의 인증을 위한 순례도장이 있습니다. 
 

 
드디어, 국화향의 근원지를 찾았습니다. 합덕성당에는 언젠가부터 국화를 봉헌하는 신자분이 계시다고 합니다. 올해도 3,000개의 국화 화분을 봉헌하셨다고 하네요. 봉헌의 의미를 잘 모르는 저도 깜짝 놀랐답니다. 단순히 금전이 아닌, 길러서 가꾸어 봉헌한다는 것은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정성이겠죠. 고맙습니다.
 
국화꽃 관리에 분주하신 성당 관리장님과 잠시 나눈 대화 중 한 마디 옮깁니다. 

"국화꽃 보러 많이 찾아 주시면 좋은데, 코로나19 때문에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조심조심 많이 와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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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
 
합덕성당에는 종소리가 한동안 끊겼답니다. 오래된 건물이 종소리의 울림을 버티지 못하였다고 하네요. 그 후 2017년 12월 31일에 야외 종탑이 축복식을 갖고, 예수님의 제자 12명을 상징하는 12개의 종이 다시 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이 종이 합덕성당 신자분들의 정성으로 세운 큰 선물이었다는 것입니다. 종 제작을 진행하시던 김성태 신부님은 '밀레의 만종'처럼, 합덕 들판에 종이 울리고 신자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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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필 신부 흉상
 
합덕성당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백문필(페랭 필립보)신부님 이야기입니다. 1950년 8월 14일 고해성사 집전 중 인민군에게 끌려가 순교하였으며, 이때에 회장 윤복수(레이몬드), 복사 송상원(요한)이 함께 순교하였고, 이는 조선 천주교 박해 때의 신앙에 대한 정신이 근대의 성직자와 평신도에게 이어지는 큰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또한, 생전의 백문필 신부는 신리의 다블뤼주교관 매입, 솔뫼사적지에 김대건신부 기념비 제막 등 훗날 당지지역에 성지순례의 장을 준비하였고, 무료 의료 혜택 및 고아들을 위한 '소화보육원' 개원 등 많은 업적을 남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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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
 
얼마 전까지 백문필 신부 흉상이 놓였던 자리에는 김대건 신부상이 자리합니다. 그 뒤로는 곧 피어날 국화가 가득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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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묘지
 
성당 뒷편에 자리한 성직자 묘지에도 국화가 한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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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경당
 
순교자 경당에는 앵베르 주교를 비롯한 7인의 성인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고, 8인의 순교 복자도 함께 기억하고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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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성당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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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성당 역사관 내부
 
과거에 사제관 및 본당사무실·학교·진료소 등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복원하여, 지금은 합덕성당역사관으로 이용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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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본 합덕성당에는 온통 국화로 덮여 있네요. 아직 만개하지 않았지만, 10월 중순 이후면 차츰 국화향이 온 성당을 덮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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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들께 정성으로 봉헌된 국화향기가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로움과 행복으로 배달되길 소망합니다. 

합덕성당
-소재: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합덕성당2길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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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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