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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기차역 풍경, 홍성 광천역

2020.09.25(금) 00:55:52경명(jsh_letter@naver.com)

장항선 정차역 중 하나인 광천역은 홍성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광천 토굴새우젓과 광천 재래맛김을 만나러 가는 대표 관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외갓집에 가기 위해 부모님 손을 잡고 드나들던 옛 추억이 깃든 장소라 더 애착이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광천역은 오래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차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장항선 개량 2단계 철도건설사업'을 진행하면서 이곳 역시 곧 큰 변화를 맞이할 예정입니다. 최근 신문기사를 보면 오랜 찬반 토의 끝에 현 위치에 광천역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은 더 이상 힘들 것 같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광천역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짧은 여정을 떠납니다. 
 
옛 추억이 깃든 공간, 광천역▲옛 추억이 깃든 공간, 광천역
 
먼저 광천역 플랫폼을 거닐면서 역 주변 풍경을 담습니다. 역사 건물을 한 바퀴 빙 돌아보면 아기자기하면서도 산뜻하게 그려진 벽화 그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방문객을 반겨주는 그림을 들여다보며 광천역 추억여행을 이어갑니다.
 

 
방문자를 맞이하는 광천역 벽화그림▲방문자를 반겨주는 광천역 벽화그림
 
가을이 깊어가면서 기찻길 옆 감나무도 결실을 맺는 중입니다. 탐스럽게 익기 시작하는 감나무가 삭막할 수 있는 기차역 풍경을 포근하게 만들어줍니다. 감나무 아래 선로 주변은 먼저 익다 못해 떨어진 감이 꽤 많습니다. 이곳은 감을 빨아먹기 위해 찾아온 곤충들로 분주합니다. 감 위에 앉아 단물을 빨아먹는 멋쟁이나비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까 왠지 모를 아련한 기분에 젖어듭니다.   
 

 
▲기찻길 옆 감나무 풍경
 
고개를 들어 주변을 자세히 둘러봅니다. 선로 옆 큰 나무에는 까치, 멧비둘기, 참새가 쉴 새 없이 날아듭니다. 먼 곳 선로 옆 수풀에는 여러 종류 나팔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습니다. 광천역에서 기르는 여러 화분에는 설악초와 천사의 나팔을 비롯한 여러 원예종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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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역에서 만나는 새와 꽃 친구들
  
장항선은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배차시간이 다소 긴 편입니다. 그래서 때때로 기차를 타기 위해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면 광천역 바로 옆에 만들어진 광천역 공원 쉼터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광천토굴에 대한 역사도 배우고, 꽃과 곤충을 만나며 기차를 기다리기에 적당한 쉼터 공간입니다.
 

 

 
▲광천역 공원 쉼터 풍경
 
그렇게 광천역을 더 깊이 느껴봅니다. 발밑에 찾아온 잠자리 친구, 기찻길 풍경,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오서산 풍경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이미 새 역사 건물이 들어선 다른 기차역처럼 이곳 역시 앞으로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정취를 느끼기 힘들 겁니다. 나름 제 방식대로 오래된 친구 같은 광천역을 기억하고 떠나보내는 시간을 가진 하루입니다.
 

  ▲오랜 친구 같은 광천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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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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